예화 경국(傾國)과 오국(誤國)

경국이라는 말이 있다. 양귀비를 잃은 현종황제가 원한의 정을 읊은 「장한가」에 나오는 말로서 여인의 아름다운 용모는 요물과 같아서 임금이 이에 미혹되면 국력마저도 기울어 끝내는 멸망하고 만다. 그런 뜻으로 경국이라 했는데, 최근 오국이라는 말이 나와서 보니 이 말은 나라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행동이나 사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요사이 경국주의의 대표적인 나라는‘마르코스’시대의 필리핀을 들 수 있는데 마르코스 내외는 재물만을 탐해 필리핀을 한 때 경국의 지경에까지 끌고 갔었다. 또한 오국주의의 모델로는 개발도상국들이 저마다 자유의 상쾌한 바람을 맞고 있는데도 유독 군사독재를 고집하는 칠레 같은 나라를 들 수 있다. 이러한 경국을 막고 오국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국충정 하는 국민이 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정치인들이 입담 좋은 웅변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말없이 실천하고 행동하는 깊은 마음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