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가장 확실한 사냥

어떤 사람이 사냥을 배우고자 사냥꾼 한 사람을 스승으로 모셨다.`사람에게 꼭 한 가지씩은 재주가 있어야 하는데, 허다한 것들 중에서 제가 선택한 것이 바로 사냥입니다. 전 사냥총을 가지고 숲속으로 들어가 원하는 새를 잡고 싶습니다.` 사냥꾼은 제자의 총을 검사했다. 총도 훌룡하고 결심도 굳은지라 사냥꾼은 여러 가지 새의 특징, 조준법, 사격법 등에 대한 지식들을 전수했다. 반드시 여러 가지 새를 찾아다니며 사격 연습을 하라일깨워 주었다.
요령을 알았으니 이젠 새를 잡을 수 있다고 여긴 그는 총을 가지고 숲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새들은 그가 총을 겨누기도 전에 포르르 날아가 버렸다. 그는 다시 사냥꾼을 찾아갔다.`새들이 참 똑똑하던데요. 제가 보기도 전에 고것들이 저를 먼저 발견하더군요. 제가 총을 들기도 전에 날아가 버리구요.`
`자넨 나는 새는 잡지 않겠다는 말인가?`
`제가 새를 잡으려 할 때 새가 날지 않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럼 돌아가서 두꺼운 종이에다 새한 마리를 그려 놓게. 그걸 나무에 걸어놓고 거기다 대고 총을 쏘면 자넨 꼭 성공할 것이네.` 집으로 돌아간 그는 사냥꾼이 시키는 대로 새가 그려진 종이를 나무에 걸어 놓고 총을 몇 방 쏘았으나 모두 빗나가고 말았다. 그는 또 사냥꾼을 찾아갔다.`시키는 대로 했지만 그림 속의 새도 맞히지 못했습니다.`
`그게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사냥꾼의 질문에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던 그가 이렇게 대답했다.`아마 새를 너무 작게 그린 데다가 거리마저 멀었기 때문이겠죠.` `새를 잡겠다는 자네 결심이 몹시 감동적이군. 돌아가서 훨씬 큰 종이를 나무에 걸어 놓고 기기다 대고 쏴 보게. 이번엔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네.`
`같은 거리에서 말인가요?` `그건 알아서 하게.` `그 종이에도 새를 그려야 하겠지요?` `그리지 말게.` `아니 그럼 그냥 종이를 쏘는 게 되지 않습니까?` 쓴웃음을 지으며 묻는 그의 말에 사양꾼은 매우 엄숙하게 대답했다.
`내 말은,자네가 먼저 종이에 되는 대로 쏘아 놓고, 구멍이 난 곳에다 새를 그려 넣으라는 뜻이네. 자네에겐 그것이 가장 확실한 사냥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