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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남편 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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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헐값에 팝니다'는 미국의 한 신문 광고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남편이 즐기는 낚시 도구 사냥 도구, 그리고 사냥 개까지 덤으로 얹어 판다는 이 광고를 보고 남편보다 사냥 개를 보다 욕심 내어 60여 명의 원매자가 나섰다 하니 더욱 흥미롭다. 웃어 넘기면 그만이겠지만, 남편의 지체나 권위가 매매 대상으로까지 타락하고 그나마도 사냥개 한 마리만도 못하게 시세나 가치가 하락돼 있음에는 웃다가도 개운찮은 여운을 느끼게 해준다.
유사(有史) 이래 남성에게 억압 받고 또 구박만 받고 살아온 여성들은 `여인국(女人國)'이라는 여성 상위의 이상향을 산너머 또는 바다 건너 멀리에 상상하면서 살았다.
중국 고대 문헌에 보면, 오저(沃沮) 동쪽 바다 한복판에 여인국(女人國)이 있다 했고 해 돋는 나라인 부상국(扶桑國) 동쪽에도 여인국이 있다 했다. 표류해온 신라의 석탈해(昔脫解)도 여인국에서 버려진 사내 아이로 돼 있다. 이 여인국들에서 남자들은 씨만 받으면 버려 버리거나 남첩으로 한 여자가 수백 명씩 거느리기도 한다. 그 남첩들이 지겹게 굴면 굴비 엮듯이 엮어 뱃사람에게 헐값으로 팔아 넘긴다고도 한다.
이같이 상상 속의 나라에서 남편 매매를 함으로써 남성 상위의 현실에 저항하고 또 자위를 하곤 했다. 유럽에도 니베룬겐의 노래나 브룬힐트의 이야기에 여성 상위의 여인국을 설정하고 있다.
13세기경 서역(西域)에 있었던 몽고계 카이두 왕국에서는 실제로 남편 매매가 있었다.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별나게 센 카이두 왕녀는 힘으로 자신을 이겨낼 배우자를 인근 3백여 개 나라에 광고를 했다. 이기면 시집을 갈 것이요, 지면 남첩으로 삼겠다는 조건이었다. 이 왕녀를 이겨낼 어떤 장사도 없었고 수백 명이나 되는 남첩을 한 사람 당 말 1백 필씩 받고 팜으로써 카이두 왕국을 서역(西域)에서 제일가는 부국(富國)으로 만들었다 한다.
이 남편을 팔아넘긴 카이두 왕녀가 70년대 미국의 맹렬 여성운동의 우상으로 군림했던 것이다. `성(性)의 정치학(政治學)'을 저술한 맹렬 여성의 기수(旗手) 케이트 밀레트는 그의 연설이 끝날 때마다 `카이두 만세'를 불렀다 한다. 또 맹렬 여성 단체인 SCUM(남성거세협회)에서는 카이두 왕국이 있었던 서역(西域) 마자리샤리프를 성지화(聖地化)하고자 유적 발굴을 시도하기도 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무당 사회와 기생 사회에서 무부(巫夫) 기부(妓夫)등 기둥 서방을 사고 팔고 하는 습속이 있었다 한다. 기둥 서방 소생의 자녀는 모계(母系)에 속했기에 서방 매매가 가능했음직하다.
이처럼 상상의 세상이나 특수 사회에서만 있었던 남편 매매가 한낱 중고 가구처럼 신문 광고에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세상의 남편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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