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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여자의 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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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백화점의 집계에 의하면 여성들의 도벽이 연간 10퍼센트 내외의 상승추세에 있다고 한다. 적발된 경우만 보아도 83퍼센트 이상이 중 상류급의 생활 수준이요, 또 훔친 물건이 값비싸거나 꼭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한다. 이 부인들의 도벽증가와 오늘날의 사회심리와 어떤 연관관계는 없는 것일까.
성적 흥분과 맥락된 절도행위를 성병리학에서는 '클렙토마니아'라고 한다.
콜린 윌슨은 그의 '성의 충동'에서 이 클렙토마니아의 실례를 소개하고 있다. 시카고의 살인소년 윌리엄 하이렌즈는 열두 살 무렵부터 여자의 속옷을 훔치는 일에서 성적인 흥분을 느끼기 시작, 열세 살에 상습절도자로 전락하고 있는데, '열려 있는 창만 보아도 발기현상이 일어난다'고 고백하고 있다. 위험을 무릅쓸 때의 스릴, 들키지 않을까 하는 불안 등과 같은 심리적 맥락이 섹스의 자극에 직결되는 것 같다. 이 소년은 자기 방에 3백 점의 팬티, 콜세트, 슈미즈, 양말을 수집해 놓고 있었다 한다.
도벽과 에로티시즘의 연관을 소재로 다룬 소설을 비일비재하다. 새디즘의 장본인인 새드의 '악덕의 영화'에서 여주인공 줄리엣은 인생 최고의 쾌락은 색과 도가 합일하는 순간이라는 색도철학을 실감나게 실천하고 있다.
장 주네의 '꽃의 노틀담'의 주인공 미뇽도 백화점에서 담배 케이스를 슬쩍 하다가 들키는 순간, 몽정 직후 같은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 병적인 도벽이 심해지면 이성의 육체에서 신체의 일부를 강탈하여 수집하는 변태로 발전하는데, 이를 '콜렉트마니아'라고 한다. 머리카락 같은 특수부위의 발모만을 뽑아 수집한다든가, 이빨을 뽑아 수집한다든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배비장전'에서 비장의 이빨을 빼어 갖는 애랑이도 콜렉트마니아랄 수 있다. 일제 때까지만 해도 기방에는 자신에게 정을 주었던 사람들의 이빨을 경대 빼닫이에 수집해두는 기생이 적지않았다 한다. 주인공 이름을 적어둔 그 이빨을 꺼내보고 한숨 쉬는 노기를 읊은 시까지도 있다.
물론 백화점의 상습적인 여자도벽은 속옷 나부랑이만을 훔치는 남자의 변태적 도벽과는 같을 수 없으나 훔칠 때의 스릴이나 불안은 분명히 성적 흥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일상적으로 정서가 불안정하거나 성적으로 정상적이지 못하거나 생활 속에서 나름대로 사는 보람을 찾지 못하는 일종의 현대병이 도시의 유한층에 만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늘어가는 여자도벽이 입증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닌 탐욕의 특성을 설명해 주는 중국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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