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동녀(童女)의 피

첨부 1


어릴 적 한 마을에 살았던 `웃방아기'라는 할머니 생각이 난다. 분명히 얼굴에 주름살이 쭈글쭈글한 할머니였는데도 아기로 불렸던 비밀을 아는 데는 많은 세월이 필요했던 것이다. 안방이 큰 방이요 정실(正室)이라면, 웃방은 작은 방이요 소실(小室)이다. 곧 본처를 정실이라 함은 안방을 차지하기 때문이요, 첩(妾)을 소실이라 함은 웃방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웃방아기는 본처가 아닌 첩과 같은 신분인 것만은 분명한데, 왜 첩과는 달리 아기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이 의문을 풀어보기 위해서는 고대부터 전해 내린 동녀동침(童女同寢)이라는 장수비결(長壽秘訣)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의심방(醫心方)'이라는 고대 중국의 문헌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한나라 무자도(巫子都)가 1백 38 세를 살고 있을 때의 일이다. 한무제(武帝)가 사냥 나갔다가 무자도의 머리 위에 달무리 같은 원광(圓光)을 보고 수행했던 동방삭에게 연유를 물었다. 음양(陰陽)의 비사(秘事)로 장수(長壽)의 경지를 터득한 때문이라고 하자, 무자도를 불러 은밀히 그 장수 비결을 물었다. 이팔동녀(二八童女)를 품고 잠으로써 그녀의 몸에 간직된 기를 흡기(吸氣)하되, 정(精)을 누설하지 않기를 65 세에 시작하여 72 년간 실행해 오고 있습니다 했다. 슈나미티즘이라 하여 성교가 배제된 이 동녀동침은 구약성서에도 나오며, 18 세기까지만 해도 파리에 슈나미티 살롱이라 하여 동녀 수십명을 거느리고 장수의 기를 파는 집이 있었다 한다. 이 살롱에 고용된 소녀가 2 - 3년 동안 기를 빼앗기고 나면 온몸에 주름이 생겨 나이 어린 할머니가 돼버리곤 하여 당시 인권 운동가들이 규탄하는 호재가 돼 있기도 했다.
우리 나라에도 이 슈나미티즘의 전통은 은밀히 번져 있었다. 선조(宣祖) 때 학자 이수광의 기록에 보면, 포천(抱川)에 사는 참봉 백인웅(白仁雄)이라는 이는 14 - 15 세쯤 되는 종딸을 갈아가며 동침하길 평생하더니, 나이 90이 넘도록 동안(童顔)이었다 하고, 임진병란에 죽지 않았던들 20 년은 더 살고도 남았을 것이라 했다. 이렇게 섹스를 배제시킨 기(氣)의 보급원을 웃방아기라 했으며, 우리 전통 사회에 있어서 노부(老父)에 대한 은밀한 3 대 효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웃방아기를 들임으로써 연수(延壽)를 도모해 드리는 일이었다. 이렇게 연수를 위한 웃방아기라는 변태적이요, 비인도적인 술수는 있었지만, 웃방아기의 피를 뽑아 수혈하는 연수 관례는 없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보면, 연수나 치병을 위해 인혈(人血)을 마시는 이가 있는데, 이는 자손이 끊기는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일성 북한 주석이 쓰고 있다는 별의별 연명 수단으로 웃방아기의 흡기(吸氣)만으로는 성이 차질 않았음인지 웃방아기의 피를 뽑아 수혈하는 흡혈(吸血)을 한다는 보도가 있어 이 슈나미티즘의 기속(奇俗)을 되 뇌여 본 것이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