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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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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동양의 우화에, 풀밭에서 성이 나서 날뛰는 맹수에게 습격을 받은 길손의 이야기가 있다. 맹수에게 쫓기던 길손은 물이 말라버린 우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 우물 속에는 그를 한 입에 집어삼키려고 입을 벌리고 있는 한 마리의 용이 있었다. 밖으로 나올 수도, 밑으로 내려갈 수도 없는 이 불행한 길손은 하는 수 없이 우물 속 중간쯤의 틈바구니에 난 나뭇가지를 붙들고 거기에 간신히 몸을 지탱하였다. 그런데 거기 검고 흰 쥐 두 마리가 살금살금 기어나와 그가 매달린 나뭇가지의 주위를 잘근잘근 쏠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나뭇가지는 지끈하고 부러져 그는 용의 입으로 떨어져 버릴 것임에 틀림없다. 길손은 그것을 알았다. 그리고 자기의 멸망이 피하기 어려운 것임을 알았다. 그런데 그는 거기 매달려 있는 사이에 자기 주위를 돌아보고 나뭇잎에 꿀이 묻어 있는 것을 보자. 곧 그것을 혀끝으로 슬슬 핥는 것이었다. 나도 또한 이 길손처럼 나를 삼키려 노리는 용을 피하기 어려움을 알면서 인생의 가지를 붙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두 마리의 쥐는 밤낮의 구별 없이 내가 붙들고 있는 인생의 가지를 바작바작 갉아 먹는다. 나는 또 지금껏 나 자신을 위로해 준 꿀을 핥아본다. 그러나 그 꿀은 벌써 나를 기쁘게는 하지 못한다. 나의 보는 것은 다만 하나, 피하기 어려운 용과 쥐뿐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서 눈을 돌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지어낸 말은 아니다. 이것은 진실한, 논할 여지가 없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진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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