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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로뎀나무 (왕상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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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신문에, 1979년 1212 사태 때 소령인 남편을 잃고 충격을 받아 실명했던 한 사십대의 가정 주부가 자선사업을 하며 살아오다가 결국 삶의 용기를 잃고 5층 건물에서 투신한 끔찍스런 사건이 보도되었다.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삶의 용기를 송두리채 잃고 절망감에 몸부림치면서 ‘더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사막의 작은 그늘
구약의 대표적인 예언자인 엘리야도 이런 절망감에 사로잡혔던 때가 있었다. 하늘 문을 닫아 삼 년 육 개월 동안 땅에 우로가 내리지 않게도 하고 다시 기도함으로 하늘 문을 열어 비를 내리게도 했던, 불을 토하던 능력의 예언자, 갈멜 산에서 850명의 바알과 아세라 예언자들과의 대결에서 대대적인 승리를 하고 단칼에 거짓 예언자들의 목을 잘랐던 용감무쌍한 엘리야도 절망감에서 탄식하며 절규했었다.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취하옵소서”(왕상 19:4).
오직 하나님만 사랑한 엘리야를 향해 당시의 이스라엘 왕 아합은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는 자여, 네냐”(왕상 18:17)고 규탄했다. 또 민심을 동요시키는 위험 인물로 규정지었다. 아합은 자신의 무능력과 실정 탓에 민심이 동요하는 줄은 모르고 의인을 오히려 ‘국가 체제 전복 기도 위험 인물’이라 규정했던 것이다. 아합의 아내 이세벨은 전국에 지명수배령을 내려 엘리야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아무리 강한 하나님의 사람이었다지만 계속되는 탄압 속에서 엘리야는 살아 남기 위해 도망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다 최남단 브엘세바로 도망가서 거기서 사환을 남겨 두고 하룻길을 광야로 들어갔다.
브엘세바는 네게브 사막이다. 사막의 대낮은 견딜 수 없는 살인적인 더위가 계속된다. 숲도 없는 사막길을 터덜거리며 걷던 엘리야는 로뎀나무 아래 쓰러졌다. “주여, 이제 넉넉하오니 이 목숨을 취해 가소서” 오직 죽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요즈음도 아랍 사람들은 로뎀나무를 ‘라탐 나무’라고 부른다. 이 나무는 1-2미터 정도 자라고, 겨울에 흰꽃이 핀다. 열매는 딸기 같다. 베두인들은 이 나무를 연료로 쓰고, 뿌리를 캐어 먹기도 한다. 사막성 기후나 토질에서 잘 자라는 에셀나무나 종려나무에 비해, 제대로 그늘을 만들어 주지 못하는 나무이긴 하지만 나무 한 그루 없는 사막에서 살인적인 폭염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엘리야가 지치고 곤하여 잠든 사이, 천사가 내려와 숯불에 떡을 굽고 물병을 준비해 놓고는 엘리야를 어루만지며 “일어나서 먹으라”고 타이르는 것이 아닌가 엘리야가 먹고 마신 후 다시 잠들자, 천사가 두 번째로 나타나 전과 똑같이 엘리야를 깨워 신령한 떡과 음료를 먹고 마시게 했다.
지치고 기진맥진했던 엘리야는 천사가 안마하듯 어루만져주고 신령한 음식을 먹고 마시게 하자, 기력을 얻어서 사십 일을 밤낮으로 달려가 하나님의 호렙에 이르게 되었다.

최악의 순간에
엘리야가 생애에서 가장 지치고 무기력하여 절망감에 몸부림치던 때 브엘세바 남쪽 무인지경의 네게브 사막에서 기진맥진하여 로뎀나무 그늘 아래 쓰러졌던 엘리야에게 신비로운 하나님의 자비의 손길이 나타났다. 온몸을 어루만지는 천사의 손길, 김이 모락모락 나는 천사가 구워 놓은 떡과 신령한 음료로 인해 엘리야는 새로운 용기와 힘을 얻게 되었다.
보잘것없는 로뎀나무 그늘 아래이지만 엘리야는 그의 생애 최대의 신비로운 경험을 하였던 것이다. 더 이상 살아갈 용기를 잃고 절망감에 몸부림치는 순간, 각박하고 살벌한 세상살이에 시달리고 지쳐 기진맥진하여 쓰러지는 순간, ‘이젠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인생을 체념한 순간, 보잘것없는 로뎀나무 그늘 아래 쓰러져 내팽개쳐진 가련한 순간,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은 함께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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