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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십자가가 인간을 지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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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철 목사가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대구경찰서에 이송되어 있을 때이다. 대구에 사는 김정오 장로가 고등계 형사에게 주 목사를 잘 권면해 보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고등계 주임 형사가 3일간 가석방시킬 테니 데리고 가서 시국인식을 잘 시켜 신사참배에 반대하지 않도록 하라고 하였다. 그러나 3일 동안의 권면에도 주 목사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김 장로는 약속한 3일이 지나자 경찰서로 찾아갔다. 그런데 고등계주임 형사가 출장 중이라 김 장로는 아래 책임자에게 주 목사가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했으니 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주 목사는 평양에 돌아올 수 있었다. 평양에 도착하던 날이 바로 주일 아침이었는데 주 목사는 그 얼굴, 그 옷 그대로 산정현교회로 갔다. 그는 유치장에서 암송한 로마서 성구를 암송하면서 설교를 하였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인간이 못할 일이다. 그러나 인간이 십자를 지려고 하면 십자가가 인간을 지고 간다. 그래서 갈보리 산상까지 갈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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