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정직의 댓가

안중근 의사가 어렸을 때에 아버지가 몹시 엄했다. 그의 집에는 아버지가 특히나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그 가정에 보물 같은 벼루가 하나있었다. 하루는 어린 안중근이 아버지가 안계실 때에 몰　 그 벼루를 꺼내가지고 쓰다가 아뿔싸, 그만 부주의해서 벼루를 깨뜨렸다. 어찌할 길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그 때 곁에 있던 하인이 말했다. '그러지 말고 제가 깨뜨렸다고 하겠어요. 만일에 도련님이 깨뜨렸다고 하면 큰 난리가 날 거예요. 도련님, 그렇게 하세요.' '아니, 그럴 필요없네.' 이윽고 아버지가 오시자마자 그는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아버님께서 소중히 여기시고 손대지 말라 하신 벼루를 제가 몰래 쓰다가 깨뜨렸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렸는데 얼마나 심하게 쳤는지 종아리에서 피가 났어요. 얼마 후, 아버지앞에서 물러나온 안중근이 그 종아리에 맺힌 피를 닦고 있는데 아까 그 하인이 가까이 왔다. '그러게 제가 뭐라고 했어요? 내가 했다고 하면 될 걸 무엇하러 도련님이 했다고 해 가지고 이 아픔을 겪는단 말이예요?' 하인은 어린 도련님이 안쓰러워서 말했다. 그러자 어린 안중근은 말했다. '좀 아프기는 하지만 마음은 편하네.' 잘 들어두라. 아프고 괴롭지만, 마음은 편하다. 이것이 정직이다. 이것이 정직의 댓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