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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현대 그리스도인의 무감각의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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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일본 최고의 작가 엔도 슈사꾸의 [바다와 독약]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2차 대전 당시 후방 기지병원 의관으로 있던“로데”라는 젊은 의사입니다. 그는 일본 군부의 명령으로 미군 포로를 잡아다가 마취시켜 생체 실험을 하는 일에 참여하게 됩니다. 처음에 는 미군 포로를 잡아서 간단한 진단을 하는 척 하며 병균을 투입시켜 병이 들게 한 후, 수술을 핑계로 미군 포로의 몸을 해부해서 폐를 잘라내기 시작했습니다. 폐가 어느 정도 남겨졌을 때 사람이 얼마 동안을 살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리를 잘라서 피를 어느 정도 흘렸을 때 얼마 동안 살 수 있는가 하는 실험을 합니다. 그때 젊은 군의관 로데
의 귓가에 끊임없이 들려오는 두 가지 소리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죽였다, 죽였다, 네가 죽였다.”하는 소리요. 다른 하나는 “네가 한 것이 아니야. 그 누가 네 처지가 되어도 그 짓을 안 할 수는 없어, 그러니 너는 책임이 없어”하는 두 가지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로데는 잘라낸 미군 포로의 폐를 바라보다가 그만 미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양심의 가책 때문에 미친 것이 아닙니다. 한 사람, 두 사람 죽이다 보니 조금 전까지 멀쩡히 살아있던 사람의 폐를 보고도 도무지 감각이 없고 두려운 마음이 없는 자기 마음을 보고 미쳐버린 것입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차라리 양심의 가책이었습니다. 가슴의 고통이었습니다. 마음을 도려내는 아픔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픔이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그리스도인이 공통적으로 앓고 있는 병이 있다면 바로 이 무감각의 질병입니다. 죽어가는 가족의 영혼을 보고도 아파할 줄 모르고, 지옥을 향하여 달려가는 이웃을 보고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낭떠러지에 걸쳐있는 잃은 양을 보고도 안타까워할 줄 모르는 무고통의 질병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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