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아이와 같은 눈높이를 지닌 친구가 되라

첨부 1


내가 어릴 때 아버지는 돈을 주실 때마다 이유를 물어보고 꼭 필요한 만큼만 주곤 하겼다.

나는 그런 아버지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내가 불만족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전혀 성을 내거나 설득하려고 하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내가 결혼을 앞두고 있을 부렵, 자식의 결혼을 위해 오랜 기간 저축해 놓으신 '전세자금'을 슬그머니 건네주셨다.
학교를 졸업해 취직하고 월급을 받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생활을 해 보고서야 나는 돈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동안 아버지꼐서 얼마나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오셨는지, 자식들을 위해 얼마나 헌신해 오셨는지 생각하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아버지의 이런 한 부분을 이해하는데도 자그마치 30여 년이 걸인 것이다.

아버지께서 내게 그런 속깊은 정과 깊은 뜻을 진작 말씀해주셨다면 내가 아버지를 이해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버지는 내게 너무나 높기만 한 존재였다. 나는 아버지와 내가 전혀 다른 시대 속에 살고 있어서 우리는 서로 이해할 수도 없고, 마음 터놓고 얘기 할 수 없는 사이라고 느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자녀들은 고민이 있을 때 누구와 상의할까?'

일전의 어느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까 자녀들이 고민 상담자로 선택하는 대상은 엄마가 1순위로 48.6%, 그 다음이 친구 14.6%, 형제, 자매 13.6% 그리고 맨 마지막이 아버지 9.1%로 나타났다.

요즘 가정에서 아버지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자라던 때만큼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아버지는 가정에서 자녀가 마음을 터놓고 지낼 만큼 가깝고 친숙한 존재는 아닌 것 같다.

'아버지와는 얘기가 통하지 않아요'

요즘 우리 아이들은 왕따 안 당하고 친구들에게 뒤지지 않으려면, 주위 친구들 하는 것은 흉내라도 내고 따라가야 하는 '또래문화'와 대학입시에 대한 중압감, 앞으로 안정된 일(직장)을 갖고 좋은 미래를 꾸릴 수 있을까 하는 우려 속에서 살아간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주변 여건과 너무나 개방화된 사회 속에서 하고 싶은 것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용돈이나 휴대폰 비용을 충분히 주지 않고, 부모와 친근감이 없어 돈 얘기를 꺼내기가 어렵다고 느끼면, 일부 여학생들의 경우에는 원조교제로 경비를 충당하는 일까지 서슴치 않는다.

만약 평소 아버지가 아이들과 친근한 대화를 나누었다면, 좀 더 아이들에게 곁을 주고 가까이 느끼려 했다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졌을까. 나는 아버지는 자녀의 그림자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림자는 있는 듯 없는 듯 우리 주변을 맴돈다. 때론 곁에 있는지 조차 흔적도 없지만, 어느 땐 자신의 키보다 훨씬 더 커지기도 한다.

자녀가 아버지의 기대 이상일 수도 있겠지만 그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대는 무엇보다 아버지의 따뜻하고 친근한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겐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격려해주고, 힘들 땐 옆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친구 같은 아버지가 필요하다.

평소엔 있는 듯 없는 듯 느끼지 못하지만 때가 되면 어김없이 모습을 나타내는 그림자,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그런 그림자 같은 존재여야 한다. 아버지가 어른의 입장에서만 아이들을 대한다면 요즘처럼 또래문화가 중시되는 사회속에서 아버지와 공감대를 느끼기란 너무나 어렵다.

아버지와 자녀 관계는 어른인 아버지가 자기 방식대로 요구하거나 기대하고 따라와 주기를 바라는 권위주의적인 관계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