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에스겔서에서 무엇을 설교할것인가? (겔 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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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서에서 무엇을 설교할것인가
I. 들어가는 말
굳이 통계를 들먹이지 않아도 한국 교회가 지금까지 예언서 설교에 인색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예언서 설교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인지, 아니면 못한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예언서도 설교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언서 설교를 위해서 먼저는 예언, 예언자, 예언서에 대한 간략한 이해와 대선지서(이사야서, 예레미야서, 에스겔서)의 역사적 배경과 전체 구조를 살펴보고, 각 예언자의 핵심 메시지를 간추려서 오늘의 상황에 대한 예언자의 설교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II. 선지서 이해하기 위한 기초 지식
1. 성서의 예언은 예언(豫言)이 아니라 예언(預言)이다
우리는 보통 예언이라 하면 앞날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미리 말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이 때문에 예언을 예언(豫言)으로, 다시 말해서 '장래 일을 미리(豫) 말하는 일(言)’로 여기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영어의 '예언'(prophecy)이라는 말은 ‘미래의 일을 미리 알리기’(a declaration of something to come)로 뜻풀이가 되고, 흔히 ‘내일 일을 미리 말하기’(예측, 예고, foretelling/prediction)와 동의어로 쓰이기도 한다. 물론 구약 성서의 예언에서도 이러한 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약 성서의 예언은 물론 신약 성서도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는 '장래 일을 미리 말하기' 라기 보다는 '(하나님이) 맡겨주신 말씀을 전하기' 라는 뜻이다. 즉 성경의 예언은 한자말로 ‘맡길 예(預)’와 ‘말씀 언(言)’의 결합으로 말 그대로 '맡겨준신 말씀' 이라는 것이다. 예언자는 ‘하나님이 맡기신 말씀을 전달하는 자’이다.
2. 예언자는 저술가가 아니라 선포자이다
구약 성서에는 많은 예언자들이 등장한다. 이 예언자들은 전기 예언서에 등장하는 주전 8세기 이전에 활동한 문서 이전 예언자들과 후기 예언서에 나타나는 주전 8세기 이후의 문서 예언자들로 나뉜다. 문서 이전의 대표적인 예언자들로는 사무엘(삼상 3:2), 나단(삼하 12장), 미가야(왕상22장), 엘리야(왕상 17-19장, 21장; 왕하 1-2장), 엘리사(왕하 1-2장) 등을 들 수 있다. 문서 예언자들로는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이라는 세 명의 대예언자와 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다. 요나, 미가, 나출, 하박국, 스바냐, 학개, 스가랴, 말라기라는 열두 명의 소예언자들이 있다. 주전 8세기 이전에 활동한 예언자들이 남긴 신탁(예언)은 독지적인 문헌으로 남아 있지 않고 그들의 활동에 대해서만 기록으로 남겨져 있기에, 그들은 문서 이전의 예언자로 불리운다. 이에 반해 문서 예언자란 명칭은 그들의 신탁이 글로써 정리되어 그들의 이름으로 묶여져 남게 된 예언자란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를 들면 예레미야서는 예레미야가 저술한 것이라기 보다는 예레미야가 선포한 말씀이 상당시간 흐른 뒤에 수집 기록 정리된 것이다. 즉 예레미야의 신박이 모아진 것이 오늘의 예레미야서인 것이다. 예언자들은 원래 저술가가 아니다. 그들은 말씀의 선포자이다. 그들은 특정한 상황에 처한 구체적인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는 사람들이다.
3. 예언서는 인간의 자서전도 위인전도 아니며, 역사적인 하나님의 말씀이다
예언서에는 예언자의 경험, 행동, 또는 고난에 관하여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자서전이나 위인전의 주요구성 요소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예언서의 중심 주제는 예언자의 운명이나 생애가 아니다 .만약 예언서가 예언자들의 삶을 그린 글들의 모음이라면 예연서는 예언자의 말이나 행적을 연대순으로 배열해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언서들은 연대순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 또한 예언자의 출생과 죽음에 대하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예언서는 인간 아무개에는 관심이 없고 하나님에게 붙잡힌 예언자 아무개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즉 예언서는 인간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부름꾼인 예언자의 말씀이, 정확히 말하면 예언자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것이다. 예언자는 하나님의 구속사에 있어서 하나님의 심부름꾼이지 주인공이 아니다. 그러므로 예언서는 한 예언자의 자서전도 아니며, 위인전도 아니다. 예언서는 예언자들을 통한, 그 시대에 필요한 하나님의 말씀이 모아진 것이다.
3. 에스겔(주전 593-571년)
1) 활동 시기와 출신
에스겔서는 이사야서, 예레미야서와 함께 이른바 '삼대(三大) 예언서'를 이룬다. 에스겔 1장 1-2절에 의하면 에스겔은 주전 597년에 여호야긴 왕과 그의 추종자들, 그리고 상류 계층과 수공업자들의 일부를 포함하여 느부갓네살에 의해 바벨론으로 끌려간 사람들 가운데 속해 있었다(왕하 24:10-17).
그는 바벨론의 그발 강가에서 여호야긴왕이 포로로 끌려간지 5년째인 주전 593년에 소명을 받는다(1:1-3). '제 이십칠 년 정월 초 일일에 야웨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가라사대'(겔 29:1)에 나오는 연대적 진술이 에스겔서에서 나오는 최후의 연대이다. 이 연대의 기점을 여호야긴 왕이 유배된 연도인 597년으로 잡는다면 주전 571년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에스겔은 주전 593-571년까지 바벨론에서 예언자 노릇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겔의 출신을 알려주는 기록은 “부시의 아들 제사장 나 에스겔” 혹은 “제사장 부시의 아들 나 에스겔”로도 볼 수 있다(겔1:3). 아무들 그는 자신이 제사장이었거나 적어도 제사장의 아들인 제사장가문의 출신인 것만은 분명하다.
2) 전체 구조
에스겔서는 다른 예언서에 비하여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된다.
1-24장:유다와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의 말
25-32장:이방 민족들을 향한 심판의 말
33-39장: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구원의 말
40-48장:새 성전에 대한 환상
3) 에스겔의 핵심 메시지-한국 교회를 향한 에스겔의 설교
① 예루살렘 성전에서의 우상 숭배:“다 죽이되, 내 성소에서 시작할지니라”(겔 9:6)
이 부분은 에스겔서 8-11장이라는 전체의 맥락 안에서 보아야 제대로 파악된다. 에스겔서 8-11장은 예루살렘의 죄와 심판에 대하여 에스겔이 본 환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 단락은 예루살렘 성전을 떠나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주고 그 이유를 밝혀주고 있다. 예언자는 에스겔서 8장에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본다. 거기에서는 역겨움이 증대일로에 있는 우상 숭배가 네 가지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예루살렘 성전에서의 우상숭배는 주전 597년부터 예루살렘이 완전히 초토화되는 주전 587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이 우상 숭배는 에스겔서 8장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것은 아세라 우상숭배, 밀실에서의 우상 숭배, 담무스 숭배, 태양 숭배 등이다. 유다인들의 이토록 혹심한 우상 숭배는 '야웨께서 우리를 보지 아니하시며 이 땅을 버리셨기 때문이다''(8:12)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그들은 주전 597년의 사건으로 인해 야웨께서 그들을 버리셨다고 본 것이다. 급기야 그들은 야웨의 전인 예루살렘 성전에서 '야웨의 전을 등지고‘ 낯을 동으로 향하여 동방 태에 경배하였다(8:16). 이들은 감히 야웨의 영광이 머무르는 곳인 지성소(至聖所)에 등을 돌린 것이다. 그것도 야웨의 성전 내부에서, 이방신인 태양신을 숭배하기 위해서…야웨 하나님은 이스라엘 족속들이 행하는 실로 엄청난 가증한 일로 인하여 성소를 멀리 떠날 수밖에 없음을 예언자에게 알려준다(8:6). 이스라엘 신앙의 심장부인 예루살렘 성전에서 태연히 자행되는 우상 숭배로 인해 거룩하신 하나님은 그 성전을 떠나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야웨의 영광이 성전 문지방을 떠나서 그룹들 위에 머무르니'(10:18). '야웨의 영광이 성읍(예루살렘)중에서부터 올라가서 성읍 동편 산에 머물고'(11:23).
이제 더 이상 견별 수 없게 된 상태에서 야웨께서는 '이제는 내가 행동할 차례다'라고 선언하신다. 에스겔서 9장에서 야웨는 죽이기 위해서 여섯 명의 심판 천사, 살리기 위해서 한 명의 서기관 천사, 이렇게 일곱 명의 대리인들을 당신의 집행관으로 부르신다(9:2). 그런데 그들이 하늘에서 왔다는 사실은 그들을 지상의 가장 강력한 군대보다 더 두렵게 만든다. 그들에 맞서 군대를 일으켜 방어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는 아무런 소용도 없다. 야웨는 서기관 천사에게 예루살렘으로 두루 돌아다니면서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가증한 일, 즉 우상 숭배로 인하여 슬퍼하며 신음하는 사람들의 이마에 표를 그려 놓으라고 명령하신다(9:4). 이 표시는 히브리어의 마지막 철자인 '타우'(히)에 따라 명명된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 문자의 고어체 형태, 곧 누워있는 십자가 모양으로 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 이마의 표는 세상의 재산에 소유의 표시를 갖다 붙이는 것과 유비를 이루는 보호의 표지이다. 예루살렘의 우상 숭배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과 이를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이 표가 주어지고, 표를 받은 사람들은 구원될 것이다.
하나님은 남은 여섯 명의 심판 천사에게 “너희는 그 뒤를 좇아 성읍 중에 순행하며 아껴 보지도 말며 긍휼을 베풀지도 말고 쳐서 늙은 자와 젊은 자와 처녀와 어린 아이와 부녀를 다 죽이되 이마에 표 있는 자에게는 가까이 말라”(9:5-6)라고 명하신다. 이것은 무자비한 성전법(聖戰法)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이다. 성전(聖戰), 즉 거룩한 전쟁의 경우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위해서 그 앞에서 적군과 싸워주신다. 전쟁의 승리로 인하여 얻게 된 전리품은 승리자에게 돌려져야 한다. 이스라엘이 수행하는 전쟁은 야웨께서 전사(divine warrior)로 싸운 것이기에 모든 전리품은 진멸하여(히) 하나님께 드려야하는 것이다.
'지금 가서 아말렉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만지지 말고 진멸하되 (히)남녀와 소아와 젖먹는 아이와 우양과 약대와 나귀를 죽이라 하였나이다'(삼상 15:3).
그런데 이러한 법이 여기에서는 야웨에게 속한 백성에게 적용된다. 하나님의 심판이 성전에서부터 시작된다. “내 성소에서 시작할지니라”(9:6). 성전은 도피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상실하였다. 맨 처음으로 성전 앞에 있는 늙은 자들(장로)로부터 심판을 당한다. 성전에서 일하는 제사장의 거룩함 앞에서도 살해의 무기는 멈추어지지 않았다. 마침내 성전의 앞뜰은 죽은 자들로 가득 채워지게 되었다. 성별된 장소의 후광은 경악할 정도로 시체로 덮였다. 그것도 야웨 자신에 의하여…성전의 심판 이후에 이웃 성읍(도시)의 심판으로 이어진다. “너희는 성전을 더럽혀 시체로 모든 들에 채우라 너희는 나가라 하시매 그들이 나가서 성읍 중에서 치더라”(9:7).
하나님의 심판이 성전에서 시작된다. 그것도 성전에서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그 다음에 성전 밖으로 옮겨진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 온갖 우상 숭배로 더럽혀지면 하나님은 떠날 수밖에 없다. 그 다음에는 성전의 심판이 따른다. 하나님 자체가 신앙의 목적이 아니고, 다른 어떤 것의 수단으로 이용될 때 우상 숭배는 시작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하는 그 어떤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상인 것이다. 성전을 지키는 자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하나님께 예배하는 자들은 경성해야 한다. 먼저 믿는 우리들이 이 땅이 심판받을 때 첫 번째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 교회는 먼저 명예의 우상, 감투의 우상, 물질의 우상, 권력의 우상을 몰아내는 성전 정화 운동부터 벌여야할 것 같다. 가장 거룩해야 할 장소가 세속적인 가치로 채워져서는 안된다. 교회가 거룩함을 상실하면 이 사회에서 무슨 소용이 있는가? 교회는 세상의 가치가 아니라 하나님의 가치로 채움받아야 한다. 우리는 심판받은 예루살렘 성전의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② 사람을 찾습니다:“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겔 22:30)
에스겔서 22장 23-31절은 보통 '여러 신분의 사람들에 대한 설교' (W. Zimmerli)라고 불리운다. 이 단락은 유다 멸망의 원인을 말해준다. 23-29절은 유다 사회 전 계층의 부패와 타락으로 인해서 유다가 멸망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25절의 우리말 개역성경은 '선지자들' 에 관한 말씀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28절에서도 '선지자들' 이 언급되어 중복되고 있다. 이 부분은 원문과 번역본들을 비교해보면 '두령' 이나 '우두머리' 로 번역하는 것이 더 낫다. 즉 25절은 왕 같은 최고의 위정자에 대한 말씀이다. 에스겔 당시 정치 지도자들(우두머리와 방백들), 종교 지도자들(제사장과 선지자), 사회의 유지들(땅의 백성) 할 것 없이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타락하고 썩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벌하셔서 유다가 망하도록 하신다는 것이다. 정치인, 종교인, 사회의 지도급 인사들이 모두 자신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내평개치고 오히려 자신들의 직책을 이용해서 제 실속만 챙기다보니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마구 누르고 못살게 굴었다. 이러한 것들은 하나님을 모독하게 하는 것이다.
30-31절은 하나님이 찾으시던 사람이 없어서 유다가 멸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찾으시던 사람은 “이 땅을 위하여 성르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 나로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이다” '너희 선지자들이 성 무너진 곳에 올라가지도 아니하였으며, 이스라엘 족속을 위하여 야웨의 날에 전쟁을 방비하게 하려고 성벽을 수축하지도 아니 하였느니라'(겔 13:5)에서 거짓 선지자들은 성벽이 무너진 것을 돌보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질책당하고 있다. 30절의 본문은 원래 예언자들의 책임을 말할 때 쓰이던 ‘성을 쌓는다’라는 표현이 여기에서는 예언자들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유다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고 있다. 나라가 썩을 대로썩었으면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언자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은. 한 공동체의 병든 곳을 진단하여 그것이 회복되도록 노력하는 사람이다.
'야웨께서 저희를 멸하리라 하셨으나 그 택하신 모세가 그 결렬된 중에서 그 앞에 서서 그 노를 돌이켜 멸하시지 않게 하셨도다'(시 106:23)에서 우리는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라는 표현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이 표현은 “결렬된 중에서 그 앞에 서서”라는 문구와 같은 히브리어를 번역한 것이다. 백성들이 죄로 인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 심판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모세는 자신이 죽더라도 이스라엘 백성만큼은 용서하시고 살려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린다. 마침내 모세의 기도는 응답되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살려주신다. 그러므로 “성 무너진 데를 막아 서서”라는 말은 하나님께 벌받아 망할 하나님의 백성을 살려달라고 제 목숨을 내놓고 매달리는 것을 뜻한다. 한 공동체의 병든 상황을 진단하여 고치려고 애쓰며 망하게 된 공동체라도 살려달라고 필사적으로 기도하는 사람, 이런 사람을 하나님께서 찾으신다. 이 한 사람이 없어서 유다가 멸망했던 것이다.
오늘도 하나님은 사람을 찾고 계신다.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먼저는 자기의 책임을 감당해서 자기 자리를 지키고, 그리고나서 병든 곳을 찾아 그것이 회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 무너진 곳, 병든 곳이 심판의 시발점이 된다. 그 곳을 빨리 막아서 야 한다. 광야시절 이스라엘 공동체가 하나님에 대하여 거듭해서 반역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진노의 불길에 의해서 완전히 멸절되지 않은 것은 성 무너진 곳을 막아서는 한 사람, 중보기도하는 모세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이 민족을 위해서 생명을 바쳐 기도하는 제 2의 모세가 필요하다. 이 시대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가 멈춰지도록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설 자는 누구인가!
IV. 나가는 말
우리는 위에서 '대선지서에서 무엇을 설교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세 대예언자들의 메시지를 각각 두 개씩 추려보았다. 즉 주전 8세기 경에 활동했던 이사야에게서는 ‘예배 비판과 인간의 계산을 뛰어넘는 믿음’ 을, 주전 7세기 경에 활동했던 예레미야에게서는 ‘성전 설교와 예레미야의 탄식’을, 주전 6세기 경에 활동했던 에스겔에게서는 ‘예루살렘 성전에서의 우상숭배와 사람을 찾습니다’를 정리해 보았다. 예언자의 메시지들은 오늘날의 상황과 시공간의 간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직접하는 말씀으로 들린다.
차준희/순신대 신학부 교수
I. 들어가는 말
굳이 통계를 들먹이지 않아도 한국 교회가 지금까지 예언서 설교에 인색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예언서 설교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인지, 아니면 못한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예언서도 설교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언서 설교를 위해서 먼저는 예언, 예언자, 예언서에 대한 간략한 이해와 대선지서(이사야서, 예레미야서, 에스겔서)의 역사적 배경과 전체 구조를 살펴보고, 각 예언자의 핵심 메시지를 간추려서 오늘의 상황에 대한 예언자의 설교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II. 선지서 이해하기 위한 기초 지식
1. 성서의 예언은 예언(豫言)이 아니라 예언(預言)이다
우리는 보통 예언이라 하면 앞날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미리 말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이 때문에 예언을 예언(豫言)으로, 다시 말해서 '장래 일을 미리(豫) 말하는 일(言)’로 여기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영어의 '예언'(prophecy)이라는 말은 ‘미래의 일을 미리 알리기’(a declaration of something to come)로 뜻풀이가 되고, 흔히 ‘내일 일을 미리 말하기’(예측, 예고, foretelling/prediction)와 동의어로 쓰이기도 한다. 물론 구약 성서의 예언에서도 이러한 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약 성서의 예언은 물론 신약 성서도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는 '장래 일을 미리 말하기' 라기 보다는 '(하나님이) 맡겨주신 말씀을 전하기' 라는 뜻이다. 즉 성경의 예언은 한자말로 ‘맡길 예(預)’와 ‘말씀 언(言)’의 결합으로 말 그대로 '맡겨준신 말씀' 이라는 것이다. 예언자는 ‘하나님이 맡기신 말씀을 전달하는 자’이다.
2. 예언자는 저술가가 아니라 선포자이다
구약 성서에는 많은 예언자들이 등장한다. 이 예언자들은 전기 예언서에 등장하는 주전 8세기 이전에 활동한 문서 이전 예언자들과 후기 예언서에 나타나는 주전 8세기 이후의 문서 예언자들로 나뉜다. 문서 이전의 대표적인 예언자들로는 사무엘(삼상 3:2), 나단(삼하 12장), 미가야(왕상22장), 엘리야(왕상 17-19장, 21장; 왕하 1-2장), 엘리사(왕하 1-2장) 등을 들 수 있다. 문서 예언자들로는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이라는 세 명의 대예언자와 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다. 요나, 미가, 나출, 하박국, 스바냐, 학개, 스가랴, 말라기라는 열두 명의 소예언자들이 있다. 주전 8세기 이전에 활동한 예언자들이 남긴 신탁(예언)은 독지적인 문헌으로 남아 있지 않고 그들의 활동에 대해서만 기록으로 남겨져 있기에, 그들은 문서 이전의 예언자로 불리운다. 이에 반해 문서 예언자란 명칭은 그들의 신탁이 글로써 정리되어 그들의 이름으로 묶여져 남게 된 예언자란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를 들면 예레미야서는 예레미야가 저술한 것이라기 보다는 예레미야가 선포한 말씀이 상당시간 흐른 뒤에 수집 기록 정리된 것이다. 즉 예레미야의 신박이 모아진 것이 오늘의 예레미야서인 것이다. 예언자들은 원래 저술가가 아니다. 그들은 말씀의 선포자이다. 그들은 특정한 상황에 처한 구체적인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는 사람들이다.
3. 예언서는 인간의 자서전도 위인전도 아니며, 역사적인 하나님의 말씀이다
예언서에는 예언자의 경험, 행동, 또는 고난에 관하여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자서전이나 위인전의 주요구성 요소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예언서의 중심 주제는 예언자의 운명이나 생애가 아니다 .만약 예언서가 예언자들의 삶을 그린 글들의 모음이라면 예연서는 예언자의 말이나 행적을 연대순으로 배열해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언서들은 연대순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 또한 예언자의 출생과 죽음에 대하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예언서는 인간 아무개에는 관심이 없고 하나님에게 붙잡힌 예언자 아무개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즉 예언서는 인간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부름꾼인 예언자의 말씀이, 정확히 말하면 예언자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것이다. 예언자는 하나님의 구속사에 있어서 하나님의 심부름꾼이지 주인공이 아니다. 그러므로 예언서는 한 예언자의 자서전도 아니며, 위인전도 아니다. 예언서는 예언자들을 통한, 그 시대에 필요한 하나님의 말씀이 모아진 것이다.
3. 에스겔(주전 593-571년)
1) 활동 시기와 출신
에스겔서는 이사야서, 예레미야서와 함께 이른바 '삼대(三大) 예언서'를 이룬다. 에스겔 1장 1-2절에 의하면 에스겔은 주전 597년에 여호야긴 왕과 그의 추종자들, 그리고 상류 계층과 수공업자들의 일부를 포함하여 느부갓네살에 의해 바벨론으로 끌려간 사람들 가운데 속해 있었다(왕하 24:10-17).
그는 바벨론의 그발 강가에서 여호야긴왕이 포로로 끌려간지 5년째인 주전 593년에 소명을 받는다(1:1-3). '제 이십칠 년 정월 초 일일에 야웨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가라사대'(겔 29:1)에 나오는 연대적 진술이 에스겔서에서 나오는 최후의 연대이다. 이 연대의 기점을 여호야긴 왕이 유배된 연도인 597년으로 잡는다면 주전 571년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에스겔은 주전 593-571년까지 바벨론에서 예언자 노릇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겔의 출신을 알려주는 기록은 “부시의 아들 제사장 나 에스겔” 혹은 “제사장 부시의 아들 나 에스겔”로도 볼 수 있다(겔1:3). 아무들 그는 자신이 제사장이었거나 적어도 제사장의 아들인 제사장가문의 출신인 것만은 분명하다.
2) 전체 구조
에스겔서는 다른 예언서에 비하여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된다.
1-24장:유다와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의 말
25-32장:이방 민족들을 향한 심판의 말
33-39장: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구원의 말
40-48장:새 성전에 대한 환상
3) 에스겔의 핵심 메시지-한국 교회를 향한 에스겔의 설교
① 예루살렘 성전에서의 우상 숭배:“다 죽이되, 내 성소에서 시작할지니라”(겔 9:6)
이 부분은 에스겔서 8-11장이라는 전체의 맥락 안에서 보아야 제대로 파악된다. 에스겔서 8-11장은 예루살렘의 죄와 심판에 대하여 에스겔이 본 환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 단락은 예루살렘 성전을 떠나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주고 그 이유를 밝혀주고 있다. 예언자는 에스겔서 8장에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본다. 거기에서는 역겨움이 증대일로에 있는 우상 숭배가 네 가지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예루살렘 성전에서의 우상숭배는 주전 597년부터 예루살렘이 완전히 초토화되는 주전 587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이 우상 숭배는 에스겔서 8장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것은 아세라 우상숭배, 밀실에서의 우상 숭배, 담무스 숭배, 태양 숭배 등이다. 유다인들의 이토록 혹심한 우상 숭배는 '야웨께서 우리를 보지 아니하시며 이 땅을 버리셨기 때문이다''(8:12)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그들은 주전 597년의 사건으로 인해 야웨께서 그들을 버리셨다고 본 것이다. 급기야 그들은 야웨의 전인 예루살렘 성전에서 '야웨의 전을 등지고‘ 낯을 동으로 향하여 동방 태에 경배하였다(8:16). 이들은 감히 야웨의 영광이 머무르는 곳인 지성소(至聖所)에 등을 돌린 것이다. 그것도 야웨의 성전 내부에서, 이방신인 태양신을 숭배하기 위해서…야웨 하나님은 이스라엘 족속들이 행하는 실로 엄청난 가증한 일로 인하여 성소를 멀리 떠날 수밖에 없음을 예언자에게 알려준다(8:6). 이스라엘 신앙의 심장부인 예루살렘 성전에서 태연히 자행되는 우상 숭배로 인해 거룩하신 하나님은 그 성전을 떠나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야웨의 영광이 성전 문지방을 떠나서 그룹들 위에 머무르니'(10:18). '야웨의 영광이 성읍(예루살렘)중에서부터 올라가서 성읍 동편 산에 머물고'(11:23).
이제 더 이상 견별 수 없게 된 상태에서 야웨께서는 '이제는 내가 행동할 차례다'라고 선언하신다. 에스겔서 9장에서 야웨는 죽이기 위해서 여섯 명의 심판 천사, 살리기 위해서 한 명의 서기관 천사, 이렇게 일곱 명의 대리인들을 당신의 집행관으로 부르신다(9:2). 그런데 그들이 하늘에서 왔다는 사실은 그들을 지상의 가장 강력한 군대보다 더 두렵게 만든다. 그들에 맞서 군대를 일으켜 방어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는 아무런 소용도 없다. 야웨는 서기관 천사에게 예루살렘으로 두루 돌아다니면서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가증한 일, 즉 우상 숭배로 인하여 슬퍼하며 신음하는 사람들의 이마에 표를 그려 놓으라고 명령하신다(9:4). 이 표시는 히브리어의 마지막 철자인 '타우'(히)에 따라 명명된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 문자의 고어체 형태, 곧 누워있는 십자가 모양으로 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 이마의 표는 세상의 재산에 소유의 표시를 갖다 붙이는 것과 유비를 이루는 보호의 표지이다. 예루살렘의 우상 숭배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과 이를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이 표가 주어지고, 표를 받은 사람들은 구원될 것이다.
하나님은 남은 여섯 명의 심판 천사에게 “너희는 그 뒤를 좇아 성읍 중에 순행하며 아껴 보지도 말며 긍휼을 베풀지도 말고 쳐서 늙은 자와 젊은 자와 처녀와 어린 아이와 부녀를 다 죽이되 이마에 표 있는 자에게는 가까이 말라”(9:5-6)라고 명하신다. 이것은 무자비한 성전법(聖戰法)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이다. 성전(聖戰), 즉 거룩한 전쟁의 경우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위해서 그 앞에서 적군과 싸워주신다. 전쟁의 승리로 인하여 얻게 된 전리품은 승리자에게 돌려져야 한다. 이스라엘이 수행하는 전쟁은 야웨께서 전사(divine warrior)로 싸운 것이기에 모든 전리품은 진멸하여(히) 하나님께 드려야하는 것이다.
'지금 가서 아말렉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만지지 말고 진멸하되 (히)남녀와 소아와 젖먹는 아이와 우양과 약대와 나귀를 죽이라 하였나이다'(삼상 15:3).
그런데 이러한 법이 여기에서는 야웨에게 속한 백성에게 적용된다. 하나님의 심판이 성전에서부터 시작된다. “내 성소에서 시작할지니라”(9:6). 성전은 도피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상실하였다. 맨 처음으로 성전 앞에 있는 늙은 자들(장로)로부터 심판을 당한다. 성전에서 일하는 제사장의 거룩함 앞에서도 살해의 무기는 멈추어지지 않았다. 마침내 성전의 앞뜰은 죽은 자들로 가득 채워지게 되었다. 성별된 장소의 후광은 경악할 정도로 시체로 덮였다. 그것도 야웨 자신에 의하여…성전의 심판 이후에 이웃 성읍(도시)의 심판으로 이어진다. “너희는 성전을 더럽혀 시체로 모든 들에 채우라 너희는 나가라 하시매 그들이 나가서 성읍 중에서 치더라”(9:7).
하나님의 심판이 성전에서 시작된다. 그것도 성전에서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그 다음에 성전 밖으로 옮겨진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 온갖 우상 숭배로 더럽혀지면 하나님은 떠날 수밖에 없다. 그 다음에는 성전의 심판이 따른다. 하나님 자체가 신앙의 목적이 아니고, 다른 어떤 것의 수단으로 이용될 때 우상 숭배는 시작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하는 그 어떤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상인 것이다. 성전을 지키는 자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하나님께 예배하는 자들은 경성해야 한다. 먼저 믿는 우리들이 이 땅이 심판받을 때 첫 번째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 교회는 먼저 명예의 우상, 감투의 우상, 물질의 우상, 권력의 우상을 몰아내는 성전 정화 운동부터 벌여야할 것 같다. 가장 거룩해야 할 장소가 세속적인 가치로 채워져서는 안된다. 교회가 거룩함을 상실하면 이 사회에서 무슨 소용이 있는가? 교회는 세상의 가치가 아니라 하나님의 가치로 채움받아야 한다. 우리는 심판받은 예루살렘 성전의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② 사람을 찾습니다:“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겔 22:30)
에스겔서 22장 23-31절은 보통 '여러 신분의 사람들에 대한 설교' (W. Zimmerli)라고 불리운다. 이 단락은 유다 멸망의 원인을 말해준다. 23-29절은 유다 사회 전 계층의 부패와 타락으로 인해서 유다가 멸망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25절의 우리말 개역성경은 '선지자들' 에 관한 말씀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28절에서도 '선지자들' 이 언급되어 중복되고 있다. 이 부분은 원문과 번역본들을 비교해보면 '두령' 이나 '우두머리' 로 번역하는 것이 더 낫다. 즉 25절은 왕 같은 최고의 위정자에 대한 말씀이다. 에스겔 당시 정치 지도자들(우두머리와 방백들), 종교 지도자들(제사장과 선지자), 사회의 유지들(땅의 백성) 할 것 없이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타락하고 썩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벌하셔서 유다가 망하도록 하신다는 것이다. 정치인, 종교인, 사회의 지도급 인사들이 모두 자신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내평개치고 오히려 자신들의 직책을 이용해서 제 실속만 챙기다보니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마구 누르고 못살게 굴었다. 이러한 것들은 하나님을 모독하게 하는 것이다.
30-31절은 하나님이 찾으시던 사람이 없어서 유다가 멸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찾으시던 사람은 “이 땅을 위하여 성르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 나로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이다” '너희 선지자들이 성 무너진 곳에 올라가지도 아니하였으며, 이스라엘 족속을 위하여 야웨의 날에 전쟁을 방비하게 하려고 성벽을 수축하지도 아니 하였느니라'(겔 13:5)에서 거짓 선지자들은 성벽이 무너진 것을 돌보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질책당하고 있다. 30절의 본문은 원래 예언자들의 책임을 말할 때 쓰이던 ‘성을 쌓는다’라는 표현이 여기에서는 예언자들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유다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고 있다. 나라가 썩을 대로썩었으면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언자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은. 한 공동체의 병든 곳을 진단하여 그것이 회복되도록 노력하는 사람이다.
'야웨께서 저희를 멸하리라 하셨으나 그 택하신 모세가 그 결렬된 중에서 그 앞에 서서 그 노를 돌이켜 멸하시지 않게 하셨도다'(시 106:23)에서 우리는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라는 표현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이 표현은 “결렬된 중에서 그 앞에 서서”라는 문구와 같은 히브리어를 번역한 것이다. 백성들이 죄로 인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 심판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모세는 자신이 죽더라도 이스라엘 백성만큼은 용서하시고 살려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린다. 마침내 모세의 기도는 응답되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살려주신다. 그러므로 “성 무너진 데를 막아 서서”라는 말은 하나님께 벌받아 망할 하나님의 백성을 살려달라고 제 목숨을 내놓고 매달리는 것을 뜻한다. 한 공동체의 병든 상황을 진단하여 고치려고 애쓰며 망하게 된 공동체라도 살려달라고 필사적으로 기도하는 사람, 이런 사람을 하나님께서 찾으신다. 이 한 사람이 없어서 유다가 멸망했던 것이다.
오늘도 하나님은 사람을 찾고 계신다.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먼저는 자기의 책임을 감당해서 자기 자리를 지키고, 그리고나서 병든 곳을 찾아 그것이 회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 무너진 곳, 병든 곳이 심판의 시발점이 된다. 그 곳을 빨리 막아서 야 한다. 광야시절 이스라엘 공동체가 하나님에 대하여 거듭해서 반역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진노의 불길에 의해서 완전히 멸절되지 않은 것은 성 무너진 곳을 막아서는 한 사람, 중보기도하는 모세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이 민족을 위해서 생명을 바쳐 기도하는 제 2의 모세가 필요하다. 이 시대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가 멈춰지도록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설 자는 누구인가!
IV. 나가는 말
우리는 위에서 '대선지서에서 무엇을 설교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세 대예언자들의 메시지를 각각 두 개씩 추려보았다. 즉 주전 8세기 경에 활동했던 이사야에게서는 ‘예배 비판과 인간의 계산을 뛰어넘는 믿음’ 을, 주전 7세기 경에 활동했던 예레미야에게서는 ‘성전 설교와 예레미야의 탄식’을, 주전 6세기 경에 활동했던 에스겔에게서는 ‘예루살렘 성전에서의 우상숭배와 사람을 찾습니다’를 정리해 보았다. 예언자의 메시지들은 오늘날의 상황과 시공간의 간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직접하는 말씀으로 들린다.
차준희/순신대 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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