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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묵은 땅을 기경하라 (호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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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많은 선지자들이 나오지만 호세아처럼 인상적인 선지자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인간적으로 생각해 보면 안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행복해야 할 그의 가정이 부정한 아내로 인해서 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고, 그의 자녀들의 이름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저주들을 상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호세아의 가정은 이스라엘의 반역과 그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회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교육자료로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삶 자체가 하나님의 메시지였던 것이지요.

호세아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1장에서 3장까지에서는 호세아가 음란한 여인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려나가는 이야기가 서술되는데, 그것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충실하지 못한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4장 이후에는 호세아의 개인적인 가정 이야기가 더 이상 언급되지 않고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깊은 사랑, 하나님의 실망과 분노, 그리고 이스라엘의 회복 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읽은 구절은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한 그들의 변화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이 말씀의 배경과 상황적 의미를 모두 살펴볼 수는 없지만, 오늘 새해 첫 주일을 지내면서 우리의 삶과 신앙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주시는 말씀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1. 의를 심고 긍휼을 거두라

먼저 의를 심고 긍휼을 거두라고 말씀합니다. 우리 속담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엇을 심느냐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저의 부친께서 '적선지가(積善之家)에 필유여경(必有餘慶)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한자로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늘 들으니까 외워지게 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선행을 쌓은 집안에 경사스러운 일이 반드시 있게 된다는 말이더군요.

심는 대로 거둔다는 것은 우리 인생의 철칙입니다. 물론 이것이 수학공식처럼 정확하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거짓과 술수를 심어서 재물과 명예를 거두기도 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정직과 성실함을 심었지만 쓰라린 실패만 거두기도 합니다. 심었으면 결과가 나타나야 할 것인데 그것이 너무 더디거나 아예 싹도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심는 대로 거둔다는 말은 2+2=4처럼 정확하게 딱 떨어지는 그런 법칙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심는 대로 거둔다는 것이 진리라고 믿습니다.

얼마 전에 군사정권 시절의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치던 이근안 씨가 자수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자수하는 바람에 그 배후에 있던 사람들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도피자금을 제공한 사람도 있었고, 고문을 지시하거나 은폐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조사해서 처벌해야 할 터인데, 알고 보니까 처벌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다 처벌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식물인간이 되어서 병원에 누워 있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거의 폐인이 될 정도로 지독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과거에 경찰이나 안기부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특별히 민주화 투쟁을 하다가 잡혀온 사람들을 고문하고 취조하던 부서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그렇게 비참한 말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들은 심은 대로 거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새해를 맞았습니다. 이 한 해를 살면서 우리는 무엇을 심을 것입니까? 오늘의 말씀은 의를 심으라고 합니다. 모든 사람이 의를 심는다면 이 세상은 의로운 세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의가 무엇입니까? 우리의 일반적인 이해에 의하면 옳은 일입니다. 개인적인 영역에서는 우리가 행하는 선한 일이 되겠지요. 정직을 심고 성실을 심읍시다. 우리의 모든 행위와 판단은 옳은 것과 그른 것 가운데서 선택됩니다. 그 순간순간에 옳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의를 심는 일입니다.

이것이 공적인 분야에서는 정의라고 표현됩니다. 우리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숫자는 점점 많아지는데 사회는 점점 부패해진다면, 우리의 책임이 큰 것입니다. 사회는 부패하고 포악해져 가는데 우리만 숨어서 거룩과 순결을 유지하겠다고 하면 그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직무유기입니다. 그래서 독재정권 하에서는 민주화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노동자를 착취하는 고용주에게는 임금투쟁을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고아와 과부를 돌아보는 일이나 청소년을 선도하는 일, 공정선거 감시하는 일도 모두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한 노력입니다. 한국의 보수적인 교회들이 과거에 이러한 공적인 의를 심는 일에 너무 무지하고 등한시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가 이 공적인 의를 심는 일에도 발벗고 나서야 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이 의는 하나님의 의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맨 먼저 구해야 할 것이 바로 이 하나님의 의이지요. 우리 주님께서도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라'(마 6:33)고 하셨습니다. 선지가 아모스는 '공법이 물같이 흐르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꿈꾸었습니다(암 6:12). 이 하나님의 의는 개인적인 의와 사회적인 의를 포함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하나님의 선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법과 가치관이 우리의 삶과 사회를 지배하게 되는 일이지요.

의를 심고 긍휼을 거두라고 했지요? 긍휼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인데, 영어성경들은 실패하지 않는 꾸준한 사랑으로 번역을 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반역하고 범죄하기를 반복했지만 하나님은 꾸준히 그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그 사랑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 사랑입니다. 호세아가 자꾸만 집을 나가 부정을 저지르는 아내를 매번 잘 타일러 집에 데리고 와서 계속 사랑을 베풀어야 했던 이유는 그렇게 실패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스라엘이 실패하고 범죄하여 하나님을 떠났지만,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면 그의 긍휼을 입게 될 것입니다. 아직도 그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 하나님의 긍휼, 실패하지 않는 사랑을 거두어야 합니다. 그 사랑을 입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그 긍휼이 아니면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모두 형벌과 징계를 당해야 할 죄인들이지요. 우리가 의를 심고 회개하고 믿음을 가질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긍휼을 베푸십니다. 그 하나님이 베푸시는 사랑의 열매를 늘 거두시는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 묵은 땅을 기경하라

계속해서 본문은 너희 묵은 땅을 기경하라고 말씀합니다. 묵은 땅이란 버려진 땅입니다. 아무런 가치도 생산해내지 못하는 쓸모없는 땅입니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땅입니다. 마치 한 달란트 받은 종이 그 달란트를 땅 속 깊이 감추어 두어 녹이 슬어버린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우리 믿음의 현주소는 어디입니다. 우리의 사랑은 지금 어떤 상태입니까? 한 해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버려져 있었던 우리의 달란트를 꺼내야 할 것입니다. 버려져 있던 그 황무지를 다시 옥토로 가꾸어야 할 것입니다. 식어버린 우리의 열심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것입니다. 침체에 빠진 우리의 활동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것입니다. 그 묵은 땅을 기경하지 않고서는 씨를 뿌릴 수가 없습니다. 황무지로 변한 그 땅을 갈아엎지 않고서는 의를 심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되던 일이 거기서는 일년에 농사를 한 번밖에 지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겨울이 있는 우리 나라에서도 2모작이 되고, 열대지방에서는 3모작이 기본인데, 동부 아프리카에서는 겨우 1모작이라는 말이죠. 그 이유는 비가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8개월 이상의 기나긴 건기가 되면 땅은 마치 바위처럼 단단해집니다. 그 땅에 무엇을 심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다가 농부들의 손이 바빠지는 때가 있습니다. 그 바위같은 밭을 파고 갈아엎는 때가 옵니다. 언제인가 하면 바로 비가 오기 시작할 때이지요.

우리 마음의, 우리 신앙의 묵은 땅을 갈아엎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여호와께서 내려주시는 비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찾을 때에 우리에게 의를 비처럼 내려주실 것입니다. 그 의의 단비가 우리 삶의 묵은 땅을 적실 때 그 황무지를 갈아엎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삶 가운데 묵은 땅으로 황무지처럼 버려져 있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아무 것도 생산해내지 못하고 쓸모 없는 땅으로 방치되어 있었던 부분은 어디입니까?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모습을 돌이켜 봅시다. 과거에는 은혜로 충만했고 기쁨으로 주님을 섬겼는데, 그만 열심도 식어서 묵은 땅으로, 사랑도 메말라서 황무지처럼 그렇게 버려져 있지는 않습니까? 지금이 바로 여호와를 찾을 때입니다. 우리의 묵은 땅을 갈아엎어 하나님의 의를 씨뿌려야 할 때입니다. 지난 날의 열심을 되찾고 처음 사랑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그 은혜의 단비를 경험해 보십시오. 바위처럼 굳어졌던 우리의 마음을 녹이시고 우리 마음 속 깊이 뿌리박혀 있는 쓴뿌리를 제거해 주시는 하나님의 부드러운 손길을 경험해 보십시오. 새로 맞이하는 이 한 해가 이처럼 축복스럽고 감격에 넘치는 회복의 나날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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