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오사카 정육점을 다녀온 충성스런 개

첨부 1


일본 오사카에 가난한 무명 소설가가 살고 있었다. 소설가는 개 한 마리를 키우며 외로움을 달래곤 하였다. 개는 매우 영리하고 충성스러워 소설가의 사랑을 담뿍 받았다. 소설가는 식료품을 사러 갈 때면 항상 개를 데리고 다녔다. 그리고 식료품가게의 코스도 매일 똑같이 순서를 정해두었다. 그런 식으로 훈련된 개는 시간이 지나자 혼자서도 장을 보러 갈 수 있게 되었다. 소설가는 바구니를 만들어 개의 목에 걸고 식료품 주인들에게 보내는 돈과 간단한 메모를 남겼다. '고기 두 근 주세요.' '우유 3병 주세요' '계란 한줄 주십시오.' 그러면 주인들은 얼른 바구니에 물건을 넣어주고 꼼꼼히 거스름돈까지 챙겨주었다. 어느새 개는 그 마을에는 장보는 개로 유명해져 거리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개를 한번씩 쓰다듬어주곤 했다.
몇 개월 후 소설가는 도쿄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심혈을 기울여 쓴 소설이 널리 빛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도쿄로 이사간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휴일에 소설가는 평소 습관대로 개의 바구니에 `고기 세근 주십시오.'라는 메모지와 돈을 넣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보름이 지나도 개는 돌아오지 않았다. 소설가는 `개가 도망가 버렸구나.'라고 생각하고는 씁쓸해 했다. 그동안의 정이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오사카에서 동경으로 이사 온 사실을 그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소설가는 개가 길을 잃고 헤매 다니다 결국 집을 못 찾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곧 그 개를 잊어버렸다. 그 후로 한달하고도 보름이 지난 어느 날 밤 소설가는 문을 긁는 소리에 놀라 현관문을 열었다. 문 밖에는 그 개가 악취가 풍기는 고기가 담긴 바구니를 목에 건 채로 숨을 가냘프게 헐떡이며 쓰러져 있었다. 개는 수백 Km나 떨어진 오사카의 정육점을 다녀온 것이다. 소설가는 눈물을 흘리며 바구니에서 고기를 꺼내자 개는 바로 죽음을 맞이했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