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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뜨거운 여름, 이 부장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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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李)부장은 중국과 북한 선교를 위해 약 3년간의 훈련을 거친 일꾼입니다.
우리는 그에게 꽤 무거운 임무를 맡겨 중국으로 갈 것을 명령했습니다.
그는 약 한 달간 현장에 가서 기도하면서 자신의 부르심을 확인하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는 그간 살던 집을 정리하고, 아내의 직장에도 양해를 구하고는 가족들과 함께 다시 중국으로 출발했습니다.

사역을 하는 동안의 생활비를 비롯한 모든 조건을 우리 본부에 위임하고 삶의 자리를 옮긴 그는 임지에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관계들을 정립하고, 새로운 사역을 모색하는 등 여러 가지 고통을 감수하면서 넉넉히 일을 추진해 나갔습니다.
이렇게 열심을 갖던 이 부장에게 첫 번째 어려움이 다가왔습니다.
단기 선교 차 방문한 팀들을 인도하던 중 급성맹장염이 복막염으로 진행되어 버린 것입니다.
두어 번 병원을 옮긴 끝에 응급수술을 받고 나서야 그와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많이 아프시죠?'
'네, 그렇지만 별일 아닙니다.'
'왜 별 일이 아니겠어요? 수술은 잘 됐답니까?'
'네, 밥 먹으면 낫는답니다.'
'밥 먹으면 낫는다고요? 아직 밥을 못 먹잖아요.'
'하하, 그렇군요. 악! 흐이익….'

수술 후의 통증 때문에 더 이상 통화를 할 수 없었습니다.
며칠 있으면 퇴원하겠지, 세상에 흔한 것이 맹장염 아닌가 생각하고 그가 나았다는 소식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한번은 그의 아내가 울먹이며 전화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수술 자리가 딱딱해지고 부어오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의사들이 발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의사에게 물으니 그때서야 '이상하네?' 하더랍니다.

서울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수년을 걸려 겨우 길러낸 한 일꾼과 그의 가정을 파송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잃는다는 것은 크나큰 손실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아무런 조건 없이 부르심에 순종하고 모든 것을 본부에 맡기고 신뢰한 사람이었습니다.
본부는 속히 그의 본국 송환 방법을 강구하고, 그에게도 속히 돌아와 제대로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태도는 달랐습니다.
먼저는 웃으며 '맹장염 정도로 본국에까지 가면 사람들이 얼마나 손가락질하겠어요.
별 일 아니니 걱정 마세요' 했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악화되는 원인은 밝혀내지 못하고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본부는 재차 그에게 귀국을 종용했습니다.

그러자 그의 진면목이 드러났습니다.
'나는 선교삽니다.
나는 내가 섬기는 이 사람들과 같은 환경에서 먹고 마시며, 병들었을 때도 같은 의료수준에서 치료받겠습니다.'

'이 곳 사람들은 아랫목에 누워서 맹장수술을 한다고 합니다.
그에 비하면 병원에 누워있는 저는 귀족입니다.
중요한 일이 많아 임지를 비울 수도 없는 시기며 영적인 공백이 우려됩니다.
더 이상 귀국을 말하지 말아주십시오.'

그의 단호한 태도에 더 이상 귀국치료를 이야기 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그를 위해 기도만 하면서 그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 그리고 부인이 더 아파서 환자와 보호자가 교대했다는 소식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부인의 말로는 수술자리를 하루 두 차례 마취도 없이 다시 열고 소독을 해대는 동안 30분 정도 비명을 지르고는 두 시간을 곤히 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수술 자리는 마치 분화구 모양으로 아물어가고 있답니다.

아직 통원치료 중인 그에게 말했습니다.
'이부장님, 옆구리에 찔린 자국이 어느 분하고 비슷할 것 같습니다.
영광스러우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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