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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브레이크가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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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자동차 계기판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서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습니다. 달리는 자동차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으니 문제가 이만저만 큰 게 아닙니다. 아주 걸리지 않으면 견인차를 부르겠지만 깊게 밟으면 그나마 조금씩 속도가 줄어드는 듯해서 카센터에 가기까지 '조금만 더'하고 미루면서 타고 다닙니다. 오르막길이나 평평한 길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내리막길을 치닫노라면 겉잡을 수 없는 속력 때문에 저단 기어를 사용하면서 손 브레이크까지 동원해야 차를 세울 수 있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많은 브레이크를 경험합니다. 변화를 위한 새로운 훈련을 하면서 지치고 허덕이고 숨가쁘게 뛰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말씀을 전하는 영적인 리더가, 새로운 복음의 열정을 세우려는 시도 앞에서 무기력함과 비전 없는 좌절을 경험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한계와 벽을 경험합니다. 사랑을 받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주려는 사랑이 얼마나 억지로 떠넘기는 것같이 가치 없고 비참한 것처럼 보이는지, 되레 허식이라는 가면으로 가리웠다면 하는 바람까지 듭니다. 신앙의 선배들에게서 찾아낸 신앙은 더 큰 절망을 맛보게 하고, 사람에게 기대려는 본능적인 것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나를 더욱 깊은 벼랑의 끝에 서게 합니다.
나는 아픈 마음으로 주님께 외칩니다. '하나님, 왜 이리도 제 인생에 브레이크를 거십니까?' 그 동안 큰 어려움 없이 공부했고, 자유로운 대학생활과 신앙으로 일궜던 군대생활, 큰 탈 없이 대학원을 공부하고 순탄한 부교역자 생활을 해오던 내게 하나님이 지금 브레이크를 걸고 계십니다.
그런데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는 자동차 안에서 문득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습니다. 겉잡을 수 없이 내어 달리던 자동차 안에서 브레이크 없는 내 삶이 얼마나 위험하고 불안한 건지 섬뜩함을 느꼈습니다. 마냥 무한질주 속도를 내어 달리던 삶의 고속도로에서 연단과 고난의 브레이크는 은혜와 감격의 선물임을 미처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때때로 나를 앞지르려는 사람들을 용납하지 못하고 더욱 밟아서 따돌리려 했던 경쟁과 이기적인 어리석음이 나를 부끄럽게 합니다.
자동차 계기판에 나타난 빨간 경고등을 봅니다. '어서 빨리 브레이크를 손보시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내 삶 속에도 이런 경고등을 하나쯤 달고 다녔으면 싶습니다. 손이 닿지 않는 깊은 마음 안에 '어서 빨리 하나님과의 관계를 손보시오' 라는 그런 빨간 삶의 등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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