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자기 객관화의 시각

첨부 1




 쿠오바디를 쓴 센키에비치의 작품 중에 <검은 바위 속에 비치는 빛>이란 단편소설이 있다. 주인공인 조각가 카미옹카는 자존심이 강하고 스스로 훌륭한 예술가로 여기고 있었다. 어느 날 카미옹카는 쇠약한 몸으로 어둠침침한 작업실의 한 낡은 침대에 누워 창 밖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이때 카미옹카는 신비롭고 놀라운 일을 경험한다. 갑자기 창문 밖으로부터 강한 광채가 휘몰아 들어오더니 작업실을 삽시간에 녹여 버렸다. 그 순간 자신은 허공에 떠 있었다. 카미옹카는 시원한 하늘에서 밑을 내려다보았다. 언덕 기슭에 한 마을이 보이고 회벽으로 된 낡은 집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집 창가에 누워 있는 한 비참한 인간을 보았다. 입을 쩍 벌린 채 이미 굳어 버린 시체였는데, 그가 바로 자기 자신이란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 꿈을 깨고 말았다. 작품의 줄거리는 이것뿐이다. 이 작품이 암시하는 것은 작가가 자신의 실존을 객관화시켜 본 것이라는 데 있다. 역사의 진행 속에 있는 자기의 현실과 자신의 미래의 비참한 모습을 동시에 바라보려 한 것이다. 우리는 대체적으로 남에 대해서는 아주 냉정하게 판단해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동정 과잉 상태에 빠져 있다. 그래서 역사의 전개과정과 현실을 주관적으로 해석하기 일쑤이고, ‘무엇이 옳으냐’ 보다는 ‘무엇이 이로우냐’에 따라 자기를 합리화시키는데 급급함을 보게 된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역사의 오점과 아픔을 남겼는가. 예수는 성경 속에서 이렇게 질책하고 있다. “어찌하여 네가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 7:3). 이제 우리는, 특히 한 나라의 지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분들은 역사 속에서 자기 자신의 위치와 하는 일에 대한 충분한 ‘자기 객관화’의 시각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편집실 제공·생명의 삶 1990.1월?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