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애꾸눈 장군의 초상화

옛날 그리스에 유명한 애꾸눈 장군이 있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초상화를 남기고 싶어 이름난 화가들을 불러
초상화를 부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온갖 솜씨를 발휘해 그린 초상화인데도
장군은 못마땅해했다. 어떤 화가는 애꾸눈을 그대로 그렸고, 또 어떤 화가는
장군의 마음을 짐작하여 양쪽 눈을 다 그렸다.
장군은 애꾸눈은 흉해서 싫었고 멀쩡한 두 눈은 사실이 아니어서 화를 냈다.
이런 장군에게 아주 어리고 이름도 없는 화가가 나타나
초상화를 그려보겠다고 했고 장군은 별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그래도 초상화를 남기고 싶은 마음에 허락을 했다.
그 초상화가 완성된 후 장군은 몹시 흐뭇해했다.
그 어린 화가가 그린 초상화는 장군의 성한 눈쪽의 옆모습이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재치와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를 무수히 만나지만
그런 재치나 지혜는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모두가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애꾸눈 장군의 마음을 마음의 눈으로 읽을 줄 알았던 어린 화가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 깊은 눈으로 읽으려 할 때,
섬세한 마음으로 상대를 바라볼 때 나올 수 있는 게 아닐까.
－ 박정숙, 제주도 한림읍 한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