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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지리산 편지]다윗 같은 대통령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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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0

구약성경에서 통일 이스라엘 왕국 시대를 이끌었던 3명의 왕이 있었다. 사울, 다윗, 솔로몬이다. 사울과 다윗은 선지자 사무엘이 킹메이커(Kingmaker) 역할을 하여 세운 왕들이다. 처음에 백성들은 사무엘이 왕이 되어 달라고 간청하였으나 성직자로서의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하였던 그였던지라 영세 농민의 아들인 사울을 왕으로 세웠다.

사울 왕은 한 시대를 이끈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는 탁월한 면이 있는 인물이었으나 그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몇 가지 있었다. 첫째는 사람들의 평가나 인기, 여론이나 민심의 향배에 너무나 민감하여 원칙 중심, 하나님 중심의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성품이 옹졸하여 질투심이나 시샘이 너무 강렬하여 바른 판단을 잃기 일쑤였다. 이에 사무엘 선지는 아직도 사울이 왕위에 있음에도 차세대 지도자로서 청년 다윗을 발탁하여 그로 하여금 왕이 될 수 있는 수업을 받게 하였다.

다윗이 재야에서 수련을 받는 동안에 겪었던 인고(忍苦)는 글자 그대로 뼈를 깎는 고통을 참고 견디는 것처럼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런 시련을 발판으로 삼아 훗날 그는 최고의 왕이 될 수 있었다. 다윗의 성실함, 위기 극복 능력, 남북 통일의 대업 달성, 국민 화합을 통한 지역주의 극복 등의 업적은 오늘 이 땅에서도 꼭 필요한 덕목(德目)들이다.

지금 이 나라에 다윗 같은 대통령이 등장한다면 다가오는 통일한국 시대에 이 겨레를 세계 일류 국가로 발전시키고도 남을 것이다. 그런 뜻에서 ‘다윗 같은 대통령’이 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품고 다윗의 지도력에 대해 열 차례에 걸쳐 쓰려고 한다.  

다윗은 영세한 축산업 농가에서 태어나 20세가 되기까지 양떼를 돌보는 목동으로 자랐다. 그는 하프 연주에 능하였고 작시와 노래에도 능하여 사울 왕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음악 치료사(musical therapist)로 뽑힐 정도였다. 그런 그가 이스라엘의 영웅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그가 익힌 물매 돌 던지기 솜씨 덕분이었다.

베들레헴 마을에서 아버지가 맡긴 양떼를 돌보는 일을 한 것이 그가 그 솜씨를 익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가 십대 소년의 때에 양떼를 돌보노라면 사자나 곰이 나타나 양떼를 해치곤 하였다. 그때마다 양떼를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돌 던지기를 연습하여 급기야는 그 솜씨가 저격병의 수준에까지 이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쌓은 솜씨가 나라를 구하는 데에 쓰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공로로 왕이 되는 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줄여서 말하자면 아버지가 맡긴 몇 마리의 양떼를 제대로 지키겠다는 의무감에서 끊임없이 연습한 돌팔매질 솜씨가 나라를 재난에서 구하게 되었고, 결국은 그로 하여금 왕 중의 왕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는 출발점이 되게 한 것이다.

말하자면 젊은 시절 그때그때 주어진 책임을 다하겠다는 열심과 성실함이 자신의 삶을 위대한 미래로 이끌어 주는 길잡이가 된 것이다. 사건은 이스라엘의 적 진영인 블레셋에 골리앗이란 이름의 거인이 등장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성경에 나오는 블레셋 족속은 요즘의 팔레스타인을 일컫는다. 다윗이 20세 때에 블레셋에 골리앗이란 거인이 등장하여 이스라엘 군을 위협하였다. 이스라엘측에서는 골리앗의 위세에 눌려 아무도 나가 싸우려 들지를 않은 체 두려움에 잠겨 있었다. 이때 다윗이 등장하여 골리앗과 대결하려 하였다.
다윗이 속수무책으로 한숨만 쉬고 있는 사울 왕에게로 가서 일렀다.
“그를 인하여 백성들의 사기가 떨어져서야 되겠습니까? 종이 나가서 저 블레셋 사람과 싸우겠나이다.”

사기를 잃는다는 것은 마음을 잃는다는 뜻이요, 동시에 마음에서부터 패배함을 뜻한다. 사울과 그의 군대는 골리앗 장군 앞에서 이미 패배하고 있었다. 싸우기도 전에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여 다윗은 비록 20세의 어린 나이였으나 백성들의 사기를 생각하는 마음을 품고 자기 목숨을 아끼지 않는 마음을 품었다. 이런 마음을 바로 용기라 일컫는다.
이러한 다윗의 용기가 그로 하여금 골리앗을 물리치게 하였고 자신의 미래와 겨레의 미래를 열어 나가게 하였다.

한국 역사에서 다윗에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이순신 장군이다. “우리에게는 아직 배가 12척이 남아 있다”는 용기어린 말로 승리를 일궈낸 이순신의 경우가 바로 다윗에 버금가는 용기라 할 수 있겠다.
지금 이 시대에 그런 용기의 사람들이 필요한 때라 여겨진다.

소년 다윗이 거인 골리앗 장군 앞에 마주 섰을 때에 골리앗이 그를 조롱하며 말했다.
“막대기는 왜 가지고 나왔느냐? 내가 개란 말이냐? 하고는 자기 신의 이름을 부르며 다윗을 저주하였다.” (사무엘상 17장 43절)
이에 다윗이 이렇게 응수하였다.
“네가 칼을 차고 창과 표창을 잡고 나왔다만,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을 믿고 나왔다. 네가 욕지거리를 퍼 붓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을 믿고 나왔다. 오늘 여호와께서 너를 내 손아귀에 넣어 주셨다...... 여호와께서 몸소 싸우시어 네놈들을 우리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사무엘상 17장 45~47절)

여기에 바로 신앙인들이 지니는 능력과 용기가 드러난다. 더러는 일컫기를 용기없는 자들이 종교에 의지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이는 신앙의 세계를 모르고 하는 말일 따름이다. 바른 신앙, 깊이 있는 신앙인들이 품은 남다른 능력과 불굴의 용기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거인 골리앗 앞에 선 다윗의 용기, 영국의 크롬웰이 보였던 용기,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보여준 용기 등은 신앙의 세계에서 얻어지는 남다른 능력이요, 용기이다.

지금 이 나라의 사정이 그 어느 때보다 이런 능력과 용기의 사람들이 필요한 때다.

다윗이 블레셋 장수 골리앗을 돌팔매로 죽이고 전쟁에 승리하게 되자 백성들이 그를 뜨겁게 환영하였다. 꽹과리에 맞추어 노래하며 춤추며 사울 왕과 다윗을 맞았다. 그런데 그때 여인들이 덩실 덩실 춤추며 노래하기를 다음 같이 하였다.

“사울은 수천을 치셨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
이 말이 사울왕의 비위를 거슬렸다. 그가 화를 내며 “다윗에게는 수만명을 죽인 공을 돌리고 나에게는 고작 수천명을 죽인 공밖에 돌리지 않으니 왕의 자리마저 다윗에게 돌아가겠구나.” 이런 마음을 품고 사울왕은 그날부터 다윗을 미워하게 되어 그를 제거할 기회만 노리게 되었다.

사울왕의 이런 마음을 일컬어 소인배 근성이라 한다. 이런 옹졸한 근성이 결국은 자기 자신마저 파멸의 길로 이끌게 되었다. 우리 땅에서도 이런 근성으로 인하여 아까운 인재들이 한을 품고 사라져 간 경우가 허다하다. 턱없는 시기 질투로 뛰어난 인재들을 비명에 죽어가게 한 것이다.

임경업 장군, 남이 장군, 이순신 장군 등의 경우가 그러하였고 지금도 이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주위에서 그를 흔들어 실족시키려고들 한다. 이런 풍도와 근성을 고치지 못한다면 사울의 비극을 이 땅에서도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튼날...... 악령이 내리 덮쳐 사울이 집안에서 발작을 일으키자 다윗이 전처럼 수금을 뜯었다. 이 때 마침 사울은 창을 잡고 있었는데 사울은 그 창으로 다윗을 벽에 박아버릴 생각으로 창을 던졌다. 그러나 다윗은 두 번이나 몸을 피하였다.”(사무엘상 18장 10,11절)

사울 왕에게는 조울증 비슷한 증세가 있었다. 그가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수금연주에 명수인 다윗이 불려가 연주로 왕의 기분을 바뀌게 하곤 하였다. 말하자면 음악 치료사(Music Therapist)로 쓰임 받은 샘이다.

그런데 다윗이 수금을 연주하는 동안에 주의 깊게 살핀 즉 사울의 손에 창이 들려 있는 것이었다. 다윗이 돌팔매에 명수이듯이 사울은 창 던지기에 명수였다. 영세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창 한 자루로 왕의 자리에까지 오른 비범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정신이 혼미한 처지에서 손에 창을 들고 있다는 사실을 다윗은 눈여겨보았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을 지키기로 마음 준비를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사울왕은 미친척하며 두 번씩이나 다윗에게 창을 날렸다. 그러나 마음에 이미 준비하고 있던 터라 그때마다 피할 수 있었다. 이런 점이 다윗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말이 있듯이 준비된 자에게 환난은 오지 않는다. 오더라도 극복하게 된다. 평소에 세심한 주의로 자신을 지키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들에게 필요하지 않겠는가?  
  
사울 왕이 자신보다 국민적 인기가 높은 다윗을 시기하여 죽이기로 마음먹고 창을 두 번이나 던졌으나 다윗이 민첩하고 슬기롭게 대처하여 피하곤 하였다.

이에 사울 왕은 그를 가까이에서 떠나게 하려고 천인부대를 거느리는 지휘관으로 임명하고는 변방으로 전출시켜 버렸다. 그러나 이것이 다윗에게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먼저 사울 왕한테서 멀리 떨어져 있게 되니 생명의 위협이 사라졌다.
둘째는 사병들, 그리고 국민들과 동고동락하게 되면서 국민적 사랑과 지지를 한 몸에 모으게 되었다. 이런 사정을 성경은 다음 같이 기록하고 있다.

“사울이 그로 자기를 떠나게 하고 천부장을 삼으매 그가 백성 앞에 출입하며 그 모든 일을 지혜롭게 행하니라.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시니라. 사울이 다윗의 크게 지혜롭게 행함을 보고 그를 두려워했으나 온 이스라엘과 유다는 다윗을 사랑하였으니 그가 자기들 앞에 출입함을 인함이었더라. (사무엘상18:13~16)

다윗이 지혜롭게 행하였다는 말이 연이어 나온다. 그가 지혜롭게 행한 내용으로 두 가지다.
첫째는 여호와와 함께 하였던 점이다.
둘째는 백성들 앞에서 백성들과 함께 행동하였던 점이다.
그로 인해 백성들로부터 사랑 받는 지도자가 된 점이다.

다윗에 대한 사울왕의 증오는 도를 지나쳐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는 좀벌레처럼 되었다. 한번은 이런 일까지 있었다. 사울 왕의 딸 미갈이 다윗을 사랑하여 결혼하기를 원하였다. 그러나 아버지 사울은 딸의 사랑을 미끼로 삼아 다윗을 제거 할 마음을 품고는 적군 블레셋 100명을 사살하는 공로를 세우면 다윗을 부마로 삼겠노라 하였다.

이에 다윗은 적진으로 침투하여 두배나 되는 200명을 사살하는 공로를 세우고 돌아왔다. 다윗이 블레셋 군사 100명을 사살하는 중에 죽임을 당할 것이라 생각하였던 사울왕의 의도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이에 사울 왕은 어쩔 수 없이 다윗을 부마로 삼았다. 그러나 다윗과 미갈이 신접살림을 펴고 있는 사이에 사울은 암살조를 보내어 다윗을 죽이려 하였다. 아내 미갈의 도움으로 다윗은 겨우 사지에서 벗어 날수 있었다.

사울의 경우 같은 상대에 대한 지나친 증오심은 자기 자신을 해치는 독이 된다. 증오심을 기반으로 정치 운동을 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히틀러의 경우가 그러하였고 공산주의 운동은 가장 대표적인 경우이다. 미국의 정치가 중에 닉슨이 그러하였다. 닉슨은 어린시절 입은 상처를 극복·승화 시키지 못하고 정적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을 기반으로 한풀이 정치를 하다가 급기야는 자기 자신이 무너지게 되고만 대표적인 경우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가 중에도 “분노에서 정치를 하게 되었노라”고 공언하는 분이 있기에 심히 염려스러운 바다.

사울 왕의 집요한 추적에 견디다 못한 다윗은 결국은 적지인 블레셋 지역으로 들어가 가드(Gath)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아기스(Achish)왕을 찾아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였다. 아기스 왕은 그를 너그러이 받아들이겠노라고 하였으나 왕의 신하들이 왕에게 보고하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 나라의 왕 다윗임에 틀림없습니다. 사람들이 춤추며 사울은 수천을 치셨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 하며 찬양하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
이 말은 엿듣고 다윗은 가슴이 뜨끔하였다. 이에 다윗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거짓으로 미친 사람의 흉내를 내었다. 성경은 이렇게 쓰고 있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일부러 미친 시늉을 하다가 사람들에게 붙잡혀서는 발작을 일으키고 성 문짝에 글자를 되는 대로 써 갈기기도 하며 수염에 침을 흘리기도 하였다.”(삼상21장 14절)
다윗의 이런 모습을 본 아기스 왕은 신하들을 꾸짖기를 어쩌자고 이런 미친자를 나에게 끌어 왔느냐? 당장 내쫓아라 하며 호통을 쳤다. 이에 다윗은 목숨을 건지게 되었음을 직감하고는 그곳을 벗어났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연세대에 주관중교수란 분이 있었다. 정치공학(政治工學. Political Manipulation)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하였는데 청와대의 지시로 전부 서점에서 회수되고 주교수는 대통령 정치특보로 채용되었다. 그 정치공학에서 다윗은 2등가라면 서러운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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