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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8 03:36

사랑과 시기 (요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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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시기 (요 12:1-8)


마리아는 값비싼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부었습니다

본문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시기 전 예루살렘 입구에 있는 작은 마을 베다니에서 생긴 사건입니다. 이 마을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실 때마다 들렸던 곳입니다. 베다니에는 오라비 나사로와 함께 자매 마르다와 마리아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마 오라비 나사로가 죽었다가 다시 산 것을 동생들이 기뻐하면서 예수님을 초청한 것 같습니다. 

이때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아무도 예수님이 가시는 길이 수난의 길인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가야하는 예수님의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예수님의 마음을 위로하며 기쁘게 한 사건이 바로 본문입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마리아라는 여인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가장 소중했던 물건인 값진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쏟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닦았습니다. 온 집 안에는 향유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원래 손님이 오면 유대 광야에서 묻은 먼지를 털기 위해 하인이 손님의 발을 닦아줍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마리아가 하인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마리아에게는 어떻게 해서든 예수님을 높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가룟 유다는 화가 났습니다. 이것은 마리아가 잘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것을 허용하십니다. 유다는 예수님께 직접 말은 못하고 마리아에게 화를 냅니다. 

“이 향유를 어찌하여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느냐 하니” (요한복음 12:5)

당시에 향유는 아주 비싼 것이었습니다. 하루 품삯이 한 데나리온이라고 한다면 이것의 값은 사람의 일 년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떡 다섯 덩어리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일 때에도 이백 데나리온이 필요했다면, 7~8천명도 먹일 수 있는 돈의 액수였습니다. 그래서 유다는 가난한 자를 구제하는 것이 더 낫다는 정의를 내세우며 여인을 몰아붙였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대화에 참여하십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를 구제하는 것보다 이 여인의 사랑의 헌신이 더 소중한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예수님의 죽음을 준비하는 것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가장 소중한 헌신이라고 받아들이셨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를 가만 두어 나의 장례할 날을 위하여 그것을 간직하게 하라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있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요한복음 12:7~8)

가룟 유다는 이 향유를 돈으로 계산했지만, 예수님은 마리아가 지닌 사랑의 헌신을 돈으로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 그대로, 그 마음 그대로, 그 사랑 그대로 받으셨습니다.

마리아는 물질보다 영적인 것을 우선하여 예수님의 말씀을 사모했습니다

마리아는 그 누구보다도 예수님의 말씀 듣기를 열망했습니다. 그녀는 말씀을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오시면 늘 가까이에서 말씀을 경청했습니다. 물론 자신의 사랑하는 오빠 나사로가 살아났기에 그것에 감격해서 예수님에게 향유를 드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복음 10장 38~42절을 보면 마르다와 마리아가 예수님을 섬길 때 서로의 다른 입장 때문에 다투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언니 마르다는 예수님께서 자기 집을 방문할 때마다 극진히 대접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멀리서 오신 예수님을 잘 대접할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녀는 부엌에 들어가서 열심히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성격도 적극적이었고 일을 잘하는 활동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오셔서 말씀을 시작하시면 부엌에 들어가지 않고 예수님 옆에 앉아서 하시는 말씀을 듣곤 했습니다. 그녀는 조용히 말씀을 듣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언니 마르다에게 꾸중을 듣곤 했습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바쁜데 일손이 부족한 것이 보이지 않느냐? 너 혼자 말씀을 들으면 어떡하느냐?” 

어느 날은 마리아가 말을 안 듣자 예수님께 가서 항의를 합니다. “예수님, 일손이 모자란데 마리아가 말씀을 그만 듣고 나와서 음식을 준비하게 하옵소서.” 그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마리아는 더 좋은 것을 택했다.” 일하는 것이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수고하고 땀 흘리는 것은 소중합니다. 그런데 더 소중한 편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자녀들에게 아무리 공부하라고 말해도 공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자녀에게 공부할 이유를 던져주면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교회에서 봉사하고 충성하며 노력하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참으로 귀한 분들입니다. 어느 한 분 소중하지 않은 분들이 없습니다. 그러나 말씀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보다 일하는 것이 더 앞서게 되면 그 일은 피곤한 일이 되고 맙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말씀하셨습니다. “물질이 중요하다. 그러나 물질보다 더 중요한 영적인 세계가 있다. 이것을 알아야 비로소 물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다.” 예수님은 육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병든 사람들을 친히 만지시며 고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와 함께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지상의 세계가 중요함을 말씀하십니다. “저 공중에 나는 새를 보라. 저 들에 핀 백합화를 보라. 솔로몬의 성전보다도 아름답도다!” 그러나 동시에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만드신 하나님께서 하늘에 계심을 알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깨달아야 보이는 세계의 귀함을 진정으로 알게 됩니다. 마리아는 바로 그러한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고난의 길을 예비하였습니다

마리아는 말씀을 사랑했습니다. 말씀을 사랑하다보니 예수님을 사랑했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다보니 예수님의 발자취를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능력과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마지막 순간 고난의 길을 갈 것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말씀의 영성을 가진 인물이었을 뿐 아니라, 예수님의 고난을 예측했던 예언적인 영성을 지니고 있었던 인물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예수님이 병을 고치는 것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능력을 행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오병이어를 통해서 오천 명을 먹이시는 것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고난을 받아야 하리라.”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말씀에 귀를 기울인 사람이 없었습니다.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베드로도, 가룟 유다도 예수님의 고난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들으면서도 고난에 대해서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오직 예수님의 능력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왕으로 등극하면 그 우편과 좌편에는 누가 앉을 지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스릴 권력에만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있었지만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본래의 뜻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고, 알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달랐습니다. 이 여인은 예수님께서 자신이 고난당할 것이라고 흘려버리듯 하신 그 말씀을 가슴에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예수님께서 가실 수난의 길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고난을 아파하는 사랑의 영성을 지녔습니다. 

예수님의 삶은 파격적이었습니다. 능력을 행하고 그분의 이름이 높아졌을 때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그분을 적대하는 세력도 점점 커졌습니다. 성경은 이미 예수님을 핍박하고 죽이려는 음모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 자신의 권력을 내려놓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예수님이 말씀을 하면 할수록 싫어했습니다. 예수님을 거절하려 했습니다. 

“이 날부터는 그들이 예수를 죽이려고 모의하니라” (요한복음 11:53)

예수님의 고난의 길은 이렇게 확정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사실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있는 곳에 드러나게 다니지 않으셨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그런 때 예수님께서는 베다니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에 방문하신 것입니다. 마리아는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사랑이 무엇입니까? 상대방의 좋은 점을 칭찬해 주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갖고 있는 강점을 귀히 여기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랑은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더 위대한 사랑이 있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이 갖고 있는 연약함을 눈여겨보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갖고 있는 아픔에 함께 아파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당할 수난으로 인하여 마리아도 아파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그것을 자기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사랑이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시켰습니다. 모든 생명의 사건, 위로의 사건, 회복의 사건에는 이러한 사랑의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인생을 낭비하면서 우리에게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젊었을 때 갖고 있었던 화려했던 생각들도 자녀를 낳은 후에는 다 내려놓았습니다. 내 자녀만 잘되면 모든 것이 괜찮다고 생각하며 시간을 쏟았습니다. 자녀를 위해서 항상 기도했고, 아플 때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어머니들이 모든 것을 다 바치면서 우리를 키웠기에 우리가 이만큼 성장한 것입니다. 우리의 아버지들도 그랬습니다. 

우리의 고난과 연약함과 부족함을 함께 아파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생명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그것이 축복입니다. 예수님을 3년 동안 따라다녔던 제자들은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붙잡혔을 때 모든 제자들은 도망갔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예수님의 수난의 아픔에 동참하였습니다. 고난이 있는 자리에 함께 동참하는 사람은 사랑의 사람입니다. 

가룟 유다는 현실에만 머물러 영적인 세계를 보지 못했습니다

마리아와 비교해서 가룟 유다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본문을 보면 유다는 마치 정의로운 사나이 같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놓으며 헌신해 온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랬을까요? 성경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가룟 유다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였습니다. 그는 현실을 꿰뚫어 보고 있는 혜안을 갖고 있었습니다. 현실을 꿰뚫어보는 것은 참으로 옳은 일입니다. 그러나 현실에 머물러 더 중요한 영적인 감각을 잃어버리면 안 됩니다. 그는 현실주의자였지만 하늘의 영성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는 여인이 예수님의 발에 부은 향유 냄새를 맡았을 때, 그것이 얼마나 값비싼 것인지 금방 알아챘습니다. 그리고 향유의 양을 보니 삼백 데나리온쯤 될 것이라고 금방 계산했습니다. 이것은 탁월한 능력입니다. 세상에서도 물건 값을 잘 알고 싼 것을 사는 사람들은 부지런한 사람이요, 인생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사람이 되면 될수록 우리는 영적인 세계의 문을 열어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이 쓰실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나 가룟 유다는 현실에만 관심을 갖고 영적인 세계를 향해서는 문을 닫아걸었습니다. 그때 그는 더 이상 주님을 따라갈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가룟 유다가 갖고 있었던 또 다른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는 가난한 자를 도와야한다는 고상한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율법에서도 가난한 자를 도울 것을 명령합니다. 이것은 아주 고상한 원칙입니다. 누가 이 사회적 정의를 반대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주의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인 정의를 내세울 때 우리는 그 속에 감추어진 다른 이기적인 욕심과 시기심은 없는지 분별할 줄 알아야합니다. 

가룟 유다의 말 속에는 현실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예수님에 대한 공격이 들어 있었습니다. “당신은 왜 이 땅에서 왕으로 나서지 않습니까? 당신은 왜 이 세상을 뒤집지 않습니까? 당신은 왜 무력적인 혁명을 일으켜서 이 세계에 정의와 공의를 바로 세우지 않습니까? 어떻게 삼백 데나리온을 저렇게 낭비하는 것을 보고 계십니까?” 
그러나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세계가 변하려면 사람이 변해야 한다. 사람이 변하려면 가슴에 뜨거운 사랑이 있어야 한다.” 정의감으로 사람이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속에 사랑이 있어야 내가 변화되고, 공동체가 변화되고, 역사가 변화됩니다. 6절은 가룟 유다의 속마음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요한복음 12:6) 

우리는 정의를 말할 때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의의 칼을 나 자신을 향해서 먼저 내리치지 않고 남을 향해서만 내리치고 정죄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역사를 이룰 수가 없습니다. 법을 말할 때에도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에게는 법을 적용하지 않으면서, 남에게는 법을 적용하는 우리의 이기적인 탐욕과 시기심이 우리를 붙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사랑으로 응답하십시오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구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랑이다.” 우리가 사랑 때문에 구제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구제가 사랑은 아닙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3장에서 말합니다.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고린도전서 13:3) 

우리에게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있을 때 시간과 물질도 내놓습니다.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있을 때 이웃도 사랑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있을 때 진정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역사를 이 땅 위에서 행해 나갈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 사랑합니다’라는 고백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에 무엇으로 보답할 수 있을까요? 사랑은 돈으로 응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으로 응답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은 사랑으로만 응답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응답이 있을 때 물질과 정성을 드리고, 모든 것을 쏟아 붓게 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예수님의 수난의 길에 동참하는 이 여인의 사랑이 예수님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주님께서 수난을 받으신 고난주간이 아가옵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은 하나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사랑하시기 위해서 아들을 포기하셨습니다. 이 하나님의 사랑에 사랑으로 응답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입니다. 이 놀라운 사랑의 응답을 주님께 감사함으로 드리는 복된 믿음의 성도님들이 다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김지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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