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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교만한 자를 치시는 하나님 (대하 26: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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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한 자를 치시는 하나님 (대하 26:16-23)


오늘 본문은 유다 왕 웃시야에 관한 기록입니다. 웃시야를 열왕기상에서는 아사랴라고 쓰고 있습니다. 열왕기상에서의 웃시야에 대한 기록은 대단히 짧습니다. 그가 나이 십육 세에 왕이 되어(왕하14:21) 오십이 년간 다스렸다(왕하15:2)는 사실 외에 “엘랏을 건축하여 유다에 복귀시켰다.”(왕하14:22)는 긍정적인 이야기 하나와 나병에 걸린 이후로는 죽는 날까지 별궁에 거했고 그의 아들 요담이 대신 다스렸다(왕하15:5)는 부정적인 이야기 하나가 열왕기상에서의 웃시야에 대한 기록의 거의 전부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웃시야는 그렇게 간단히 처리하고 말 왕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대단한 왕이었습니다. 우선 그는 오십이 년 동안이나 왕위에 있었습니다. 그것만 해도 굉장한 일입니다. 그저 아무 업적도 없이 긴 세월 왕위에 앉아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의 치하에서 유다는 강성한 나라가 되었습니다(대하26:15). 북왕국 이스라엘에서는 여로보암 2세가 왕위에 있고 남왕국 유다에서는 웃시야가 왕으로 다스리면서 이스라엘의 영토가 가장 넓게 확장되었던 솔로몬 시대의 영토를 거의 다 회복했던 것입니다. 앞서 “웃시야가 엘롯을 건축하여 유다에 복귀시켰다.”고 했습니다. 

엘롯은 홍해의 북쪽 시나이 반도의 오른 쪽에 있는 오늘날의 아카바만의 머리끝에 있는 에일랏으로서 아라비아, 아프리카, 인도와의 해상무역을 장악하는 데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는 전략적 항구도시였습니다. 이 엘롯은 솔로몬 때 이스라엘에 복속되었고(대하8:17-18), 창자가 빠져나오는 중병에 걸렸다 죽은 왕 여호람 때 에돔이 배반함으로써 유다의 지배를 벗어났었는데(대하21:8) 웃시야가 다시 유다 땅으로 복귀시킨 것입니다. 

웃시야는 또 블레셋 사람들과 싸워 이겨서 블레셋 여러 도시의 성벽을 헐고 블레셋 땅에 유다 성읍들을 건축했습니다(대하26:6). 도시를 건축하는 일은 하나님께서 복 주시는 징표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웃시야는 그 외에도 여러 나라를 쳤고(대하26:7) 암몬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에게 조공을 바치게 했으며 매우 강성하여져서 그의 이름이 멀리 애굽 변방까지 퍼졌습니다(대하26:8, 15). 웃시야는 또 예루살렘에서 성 모퉁이 문과 골짜기 문과 성 굽이에 망대를 세워 견고하게 했으며(대하26:9), 광야에 망대를 세우고 물 웅덩이를 많이 파고 고원과 평지에 가축을 많이 길렀으며 또 농사를 좋아하여 여러 산과 좋은 밭에 농부와 포도원을 다스리는 자들을 두었습니다(대하26:10). 

웃시야에게는 용맹하고 건장하며 싸움에 능한 지휘관들과 그 휘하의 군대가 삼십만이 넘게 있었습니다(대하26:11-13). 많은 군대를 갖는 것은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다는 또 하나의 징표였던 것입니다. 웃시야는 그의 온 군대에게 방패와 창과 투구와 갑옷과 활 등 병장기를 공급해주었는데(대하26:14)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하나님의 복 주심 아래 번영을 누렸다는 증거로 여겨질 수 있는 것입니다. 

역대기 기자는 웃시야가 이렇게 강성하여지고 그의 이름이 멀리 퍼지게 된 것은 하나님의 기이한 도우심을 얻은 때문이라고 쓰고 있습니다(대하26:15). 그리고 웃시야가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며 하나님을 찾았고 하나님께서 그를 형통하게 하신 때문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대하26:4-5). 

이토록 많은 업적을 남긴 웃시야이기에 가히 다윗과 솔로몬 이후의 가장 뛰어난 대왕이라고 할 만한 그가 열왕기하에서 그토록 가볍게 언급되며 지나간 것이 더욱 의아하게 여겨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열왕기의 기자와는 달리 역대기의 기자는 웃시야에 관해 역대하 26장 전체를 할애하여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웃시야의 발병과 말년에 대해서도 열왕기에서는 그저 “여호와께서 왕을 치셨으므로 그가 죽는 날까지 나병환자가 되어 별궁에 거하고 왕자 요담이 왕궁을 다스리며 그 땅의 백성을 치리하였더라.”고만 기록을 남겼을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왜 웃시야를 치셨는지 언급이 없습니다. 그러나 역대기 기자는 유다의 역사를 반성하며 신학적인 관점에서 다시 쓴 사가답게 그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우리는 오늘 본문의 첫 절에서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그가 강성하여지매 그의 마음이 교만하여 악을 행하여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 범죄하되”(본문 16절)라고 한 것입니다. 웃시야는 강성해지자 그것이 하나님께서 그를 기이하게 도우셨고 형통하게 하신 때문임을 망각했던 것입니다. 그의 강성함이 자기 자신에게서 온 것으로 착각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기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여기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잊어버리거나 무시해도 된다고 여기게 된 것입니다. 그의 마음이 교만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 죄악을 행하게 된 것입니다. 그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와 이에 대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보응하셨는지를 본문은 자세히 전합니다. 

웃시야의 교만은 그로 하여금 스스로 제사장의 역할을 자행하려는 만용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성전에 들어가서 향단에 분향하려 한 것입니다(본문 16절). 출30:10에 서는 “이 제단은 여호와께 지극히 거룩하니라.”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거기서 제사 드리며 분향하는 일은 제사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민16:40에 보면 “아론 자손이 아닌 다른 사람은 여호와 앞에 분향하러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이었습니다. 레위인조차도 가까이 하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민18:3-7의 말씀을 들어봅니다: “레위인은 네 직무와 장막의 모든 직무를 지키려니와 성소의 기구와 제단에는 가까이 하지 못하리니 두렵건대 그들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레위인은 너와 합동하여 장막의 모든 일과 회막의 직무를 다할 것이요 다른 사람은 너희에게 가까이 하지 못할 것이니라. 이와 같이 너희는 성소의 직무와 제단의 직무를 다하라. 그리하면 여호와의 진노가 다시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미치지 아니하리라. 

보라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너희의 형제 레위인을 택하여 내게 돌리고 너희에게 선물로 주어 회막의 일을 하게 하였나니 너와 네 아들들은 제단과 휘장 안의 모든 일에 대하여 제사장의 직분을 지켜 섬기라. 내가 제사장의 직분을 너희에게 선물로 주었은즉 거기 가까이 하는 외인은 죽임을 당할지니라.”(민18:3-7) 웃시야의 행동은 이 분명한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하는 짓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성전에는 올곧은 대제사장 아사랴가 있었습니다. 아사랴는 팔십 명의 용감한 제사장을 데리고 왕의 뒤를 따라 들어가 그의 곁에 서서 그에게 말하기를 “웃시야여, 여호와께 분향하는 일은 왕이 할 바가 아니요 오직 분향하기 위하여 구별함을 받은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이 할 바니 성소에서 나가소서. 왕이 범죄하였으니 하나님 여호와에게서 영광을 얻지 못하리이다.” 했습니다(본문 17-18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시야는 손으로 향로를 잡고 분향하려 하다가 제사장에게 화를 냈습니다. 그때에 하나님의 전 안 향단 곁 제사장들 앞에서 그의 이마에 심한 전염성 피부질환이 생겼습니다(본문 19절). 

전염성 피부질환은 사람을 불결하게 만드는 것이고 그 사람은 마땅히 격리시켜야 하는 법이기 때문에 대제사장 아사랴와 모든 제사장은 웃시야를 성전에서 급히 쫓아냈고 하나님께서도 그를 치셨기에 그는 급히 성전에서 나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본문 20절). 웃시야는 죽는 날까지 피부병환자가 되었으며 그 때문에 하나님의 전에서 격리당한 채 별궁에 살아야 했고 그가 죽기까지 십년 동안을 그의 아들 요담이 왕궁을 관리하며 백성을 다스렸습니다(본문 21절). 

웃시야는 그가 남긴 그 크고 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그의 질병과 죽음만으로 역사에 기록되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가 교만하게 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가장 싫어하십니다. 교만한 자를 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치시면 인간이 쌓은 업적, 명예, 자랑, 권세, 건강, 부, 행복 등 모든 것이 안개처럼 사라지고 맙니다. 치시는 하나님 앞에서 왕위와 권력이 웃시야를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그가 양성한 막강한 군대가 그를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그가 확장한 넓은 영토와 그가 건축한 많은 도시와 망대가 그를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웃시야도 처음에는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했습니다. 하나님의 묵시를 밝히 아는 사람 스가랴가 사는 날 동안에는 순종하며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하나님을 찾을 동안에는 하나님께서 그를 형통하게 하셨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영토를 넓혀주셨습니다. 강한 나라 되게 해주셨습니다. 번영하고 부요한 나라 되게 하셨습니다.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가 교만하여지고 분수를 알지 못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그의 앞에서 악을 행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얻으려 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를 치셨습니다. 영광을 얻기는커녕 치욕스런 질병을 얻어 더 이상 왕권을 행사하지도 못하고 하나님의 전에 접근도 하지 못하며 자신의 왕궁도 지키지 못하고 십 년의 세월을 앓다가 죽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역사로부터 잊어버려졌습니다. 

웃시야의 이야기는 왕과 같은 정상의 지도자든 한 평범한 개인이든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깨우침을 줍니다. 겸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만사가 형통할 때 교만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겸손하다는 것은 잘 되는 모든 일이 자기가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셨기 때문임을 잘 알고 늘 기억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고 그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교만한 자들은 하나님께 속한 영광을 스스로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그런 교만한 자들은 자기가 누리고 있던 것마저 다 잃고 말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겸손한 이들을 사랑하십니다.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혜 위에 은혜를 더해주십니다. 스스로 낮아지는 이들을 더욱 더 높이 들어 세워주십니다. 그들을 하나님께서도 사랑하시고 사람들로부터도 사랑받게 해주십니다. 스스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겠다고 교만을 부리는 사람들은 오히려 역사로부터 외면을 당합니다. 겸손한 이들만이 아름답게 역사에 남을 것입니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끝까지 겸손함을 지키는 우리 모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수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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