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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향기와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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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 (남서울비전교회 담임)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신라 진평왕의 맏딸인 선덕여왕이 공주로 있을 때 당나라 태종이 신라의 사신을 통해 빨간색, 보라색, 흰색 세 가지 색깔의 모란꽃 그림과 모란꽃씨 석 되를 보내왔다. 그 당시까지 우리나라에는 당나라의 국화(國花)인 모란꽃이 없었기에 처음 보는 모란꽃의 아름다운 자태와 신비에 신하들은 감탄하며 넋을 잃었다. 그러나 선덕여왕은 모란꽃이 그려진 그림에 벌과 나비가 하나도 없는 것을 보고서 모란꽃이 향기 없는 꽃임을 알아챘고, 그 점을 아버지인 진평왕에게 말했다. 진평왕이나 신하들은 단순히 그림만으로 그렇게 판단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해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모란꽃 씨를 심고 이듬해 봄이 되어 꽃이 피었을 때, 과연 선덕여왕의 말대로 모란꽃에는 향기가 없었다.

향기 없는 꽃은 꽃으로서의 존재가치가 없다. 꽃이라면 아름다운 향기를 발하고, 그 향기를 통해서 벌과 나비를 불러 모아야 한다. 그래야 벌과 나비를 통해 새로운 꽃을 피울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향기와 생명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아무리 겉모습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이라도 그 안에 향기가 없다면 더 이상 꽃이라고 할 수 없다. 꽃에 향기가 있을 때 멀리서도 그 향기를 맡고 벌과 나비가 찾아온다. 벌과 나비가 찾지 않으면 꽃가루가 퍼지지 않기에 새로운 꽃을 피울 수 없다. 꽃이 필 때, 저마다 경쟁하듯이 향기를 뿜어내는 것은 새로운 생명을 낳기 위한 그들만의 투쟁의 몸짓이라고 할 수 있다. 꽃의 향기는 휘발성이 강해 멀리까지도 퍼져 나간다. 멀리 있는 곤충들이 꽃을 찾아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어둠이 가득한 밤하늘에도 그 향기는 퍼져 나가 박쥐나 나방도 꽃을 찾아와 꽃가루를 묻혀간다. 이렇듯 향기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해 필수적이다.

꽃에만 향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성경은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그리스도의 향기’라고 말한다(고후 2:15). 그리스도인들에게도 향기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스도인의 향기는 꽃의 향기와 비교할 수 없다. 꽃의 향기는 새로운 꽃을 피우기 위한 자연의 현상에 불과하지만, 그리스도인의 향기에는 새로운 생명을 낳게 하는 그리스도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면 반드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 한다. 향기 없는 꽃이 꽃이 아니듯, 향기 없는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는 역동적이다. 아름다운 향기가 퍼지면 벌과 나비가 날아오듯,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면 그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 향기를 통해 생명의 역사가 나타난다. 구원과 부흥의 역사가 나타나는 것이다.

향기의 근원되시는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계실 때, 아름다운 향기를 발해 수없는 생명의 역사를 일으키셨다. 예수님의 향기는 섬김과 희생을 통해 나타났다. 그리고 십자가는 향기의 절정이었다. 예수님을 통해 보듯 향기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향기를 내기 위해서는 고통이 따른다. 예수님께서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한 것도 향기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다. 이 세상에 고통 없이 얻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자기희생의 아픔이 요구된다. 고통 없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소유할 수 없다. 그것은 성경의 진리이다. 예수님께서 흘리신 땀과 눈물의 의미를 알고 십자가의 길을 걸어 갈 때, 세상은 그리스도의 향기로 충만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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