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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어버이주일] 아버지에 대한 추억(1) (잠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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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대한 추억(1) (잠 4:1-9)  

(1절) 아들들아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명철을 얻기에 주의하라
(2절) 내가 선한 도리를 너희에게 전하노니 내 법을 떠나지 말라
(3절) 나도 내 아버지에게 아들이었으며 내 어머니 보기에 유약한 외아들이었노라
(4절)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 이르기를 내 말을 네 마음에 두라 내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살리라
(5절) 지혜를 얻으며 명철을 얻으라 내 입의 말을 잊지 말며 어기지 말라
(6절) 지혜를 버리지 말라 그가 너를 보호하리라 그를 사랑하라 그가 너를 지키리라
(7절) 지혜가 제일이니 지혜를 얻으라 네가 얻은 모든 것을 가지고 명철을 얻을지니라
(8절) 그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 들리라 만일 그를 품으면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
(9절) 그가 아름다운 관을 네 머리에 두겠고 영화로운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하셨느니라

최근 김경래 장로란 분이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홍성사)란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는 1952년부터 경향신문 기자로서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등 한국 현대사의 획을 그은 수많은 인물들을 취재한 내용과, 또한 장로로서 한경직 목사 등과 함께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 선교대회를 섬긴 내용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의 후반부에서 그는 특히 육신의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아련한 추억을 긴 분량에 걸쳐서 담아내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까마득한 옛날에 돌아가셨고, 자신의 나이가 어언 85세인데도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지난 목요일이 아버님의 기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어버이주일, 그래서인지 요 며칠 새 부모님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마음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들은 부모님들에 대해 어떤 추억들을 갖고 계십니까?

오늘 본문에서 솔로몬은 아버지를 추억하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솔로몬 생의 후반부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 다윗은 3,4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 아버지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 이르기를…”(잠 4:4). 
“…하셨느니라”(잠 4:9). 

아버지가 이렇게 자신을 교훈하고 훈계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아들이 지금 떠올리고 있습니다. 

아들 솔로몬이 어느덧 아버지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때 그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바 그 가르침을 아들들에게 그대로 전합니다. 아니 오늘 우리에게 그대로 전하는 것입니다. 그는 아들의 입장에서 아버지를, 그리고 아버지의 입장에서 아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중요한 영적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 ‘아버지’는 단지 ‘아버지’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그렇지만 ‘모성(母性)’도 있습니다. 부모를 대표하여 ‘아버지’란 표현을 쓰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아들로서 솔로몬은 아버지의 어떤 부분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본문의 행간(行間)을 살펴보면, 분명한 것은 솔로몬은 아버지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대하 1:8). 

어머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그 아버지와 어머니는 완벽했을까요? 매사에 존경받을 만한 아버지요, 어머니였을까요? 

아버지 다윗이 행한 일들을 아들 솔로몬이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남의 아내를 취하기 위하여 부하를 시켜 그 여자의 남편을 교묘하게 전쟁터에서 전사하도록 한 일(삼하 11:24), 교만한 마음으로 인구 조사한 결과로 칠만 명이 죽게 되었던 끔찍한 사건(삼하 24:15), 다 알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다윗의 허물이 한 두 가지였을까요? 

그의 어머니 밧세바는 어떠했습니까? 남편이 전쟁터에 있는데, 외간 남자와 눈이 맞아 임신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허물투성이 아버지요, 어머니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부모에 대해 좋은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훌륭한 분이셨으며, 나의 어머니 또한 내게 너무 귀한 어머니였노라’고 행간(行間)을 통해 고백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떠합니까? 내 아버지, 어머니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계십니까? 

칠십 세 이상 되신 분들은 일제시대, 해방 후 혼란, 6.25의 참화, 보릿고개를 허리띠를 조이며 넘어온 분들입니다. 경제적, 육체적으로 마치 황량한 벌판에 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의 모습으로 찬바람을 맞으면서 노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전 12장).

그 바로 아래 세대는 ‘예비노인’이라 부릅니다. 1948~1954년생들입니다. 재정상태, 가족관계 등 모두 불안한 상태입니다. 유교적 배경에서 부모를 섬겨왔고, 자녀 교육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들의 노후에 대해 전혀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직장, 자녀결혼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낀 세대들입니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가시고기요, 어머니들은 우렁이 그 자체임에 틀림없습니다. 가시고기 수컷은 알이 부화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다가 새끼들이 둥지를 떠날 때 생을 마감하는 작은 물고기입니다. 우렁이는 제 몸에 알을 낳아 새끼들이 어미의 살을 한 점도 남김없이 파먹고서는 미련 없이 떠나버립니다. 빈껍데기가 된 우렁이는 어디론가 떠내려가 그의 생애를 마감하는 것입니다. 이게 우리의 아버지요, 어머니입니다. 

이런 부모에 대해 어떤 감정들을 갖고 계십니까? 혹시 부모에 대해 억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할지라도 ‘오해’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 부모도 역시 인간이고, 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나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을 수도 있고, 다른 부모들에 비해 자랑스럽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솔로몬은 약점 많은 자신의 부모를 ‘좋은 부모’로 추억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성경의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시인 피천득 씨는 그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나의 간절한 희망이 있다면 내 어머니의 아들로 다시 세상에 태어나는 것입니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반면, 핏덩이로 버려진 자신을 데려다가 키워주신 부모의 은혜를 모른 채, 자신의 생명을 구하면서 불구가 되신 어머니를 무시하며 산 사람도 있습니다. 그는 유명한 암전문의사인데,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중학교 선생님으로부터 그 부모의 사연을 듣게 된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모든 것이 잠시 지나갑니다. 우리도 잠시 후에는 그 자리에 앉게 될 것입니다. “너는 센 머리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 19:32). 노인의 얼굴과 하나님을 같은 반열(班列)에 놓고 있습니다.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5:7). 여러분의 부모에 대하여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자녀를 향한 부모의 바람, 소원은 무엇일까요? 바울 사도가 나이 많아 죽음을 앞에 놓고 있습니다. “너는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딤후 4:9). 이 사람 저 사람 다 떠나갔고, 누가만 함께 있는데 마가를 데리고 오라고 합니다(딤후 4:10-11). 부모님이 가장 원하는 것은 별 것 아닙니다. 얼굴을 보여드리고, 음성을 들려드리는 것입니다. 

또 바울은 겉옷을 가지고 오라고 합니다(딤후 4:13). 나이가 많아지면, 추위를 느낍니다. 부모님을 따뜻하게 해드리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가죽 종이에 쓴 것을 가져오라고 합니다(딤후 4:13). ‘성경’입니다. 부모님이 하늘나라의 소망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실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이 다 보고 계십니다. 내 중심을 읽고 계십니다. 그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연로하신 분들에게 얼굴을 자주 보여드리고, 춥지 않도록 해드리고, 믿음생활을 잘 하시도록 해드려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살아가기를 힘쓰는 자 될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옥성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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