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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진실로 진실로' 하시다 (요 21:1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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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진실로' 하시다 (요 21:18-23 ) 

■ 요한복음 21장 18절 ~ 23절
(18절)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19절) 이 말씀을 하심은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을 가리키심이러라 이 말씀을 하시고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20절) 베드로가 돌이켜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가 따르는 것을 보니 그는 만찬석에서 예수의 품에 의지하여 주님 주님을 파는 자가 누구오니이까 묻던 자더라
(21절) 이에 베드로가 그를 보고 예수께 여짜오되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사옵나이까
(22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올 때까지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할지라도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 하시더라
(23절) 이 말씀이 형제들에게 나가서 그 제자는 죽지 아니하겠다 하였으나 예수의 말씀은 그가 죽지 않겠다 하신 것이 아니라 내가 올 때까지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할지라도 네게 무슨 상관이냐 하신 것이러라

며칠 전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노인요양원에 계시는 우리교회 권사님 한 분을 방문했습니다. 저를 끌어 앉고선 얼마나 흐느끼시던지, 주위를 둘러보니 조그마한 ‘사물함’ 전부였습니다. 헤어지면서 굳이 배웅하겠다고 휠체어에 앉아 눈물을 글썽이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중랑구 시립요양원에 계시는 또 한 분의 권사님을 방문했습니다. 쇠약한 상태로 손은 묶여져 있고, 정신까지 오락가락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목사를 알아보았습니다. 손을 마주잡고 기도해드린 후, 돌아서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한참이나 병실 앞에 서서 권사님을 바라보다간 발길을 돌렸습니다. 

돌아오는 차 속, 계속해서 떠오르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요한복음 21장 18절이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요 21:18).

주님께서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하실 때는 청중들 앞에 앉으셨습니다(마 5:1, 마 13:1-2, 요 8:1). 또 하나, 중요한 말씀을 하실 때는 ‘진실로’라는 단어로 시작하셨습니다. 더 중요한 말씀을 하실 때는 ‘진실로 진실로’ 반복하셨습니다. ‘진실로’ 란 ajmhvn(아멘)입니다. 아멘은 주님의 이름입니다(계 3:14). 

이 말에 ‘내 이름, 인격, 내 모든 것을 걸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요한복음에서는 25번 ‘진실로 진실로’라고 하셨습니다. 그 주님께서 제일 마지막으로 ‘진실로 진실로’하신 때가 바로 본문입니다. 그러므로 그 어느 말씀보다 집중하여 이 말씀을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 평소에 18절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습니까? “이 말씀을 하심은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을 가리키심이러라”(요 21:19). 이어지는 19절 말씀으로 인해 18절 말씀은 베드로의 순교를 예고하신 것이라고들 생각하며 지나쳐 버립니다. 그것도 ‘팔을 벌린다.’는 표현 때문에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것을 예고하신 말씀으로 이해하면서 나와는 상관없는 말씀으로 정리해버립니다. 

교부 터툴리안(Tertullian, A.D.150-225), 교부 오리겐(Origen, A.D. 185-254)의 주장에 힘입어 베드로가 거꾸로 못박혀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야고보가 칼로 죽임을 당하고, 베드로도 옥에 갇힌 사건 등(행 12장)을 참조하면 베드로가 순교했으리라는 입장에 거부감을 일으킬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본문이 단지 베드로의 순교, 그 최후만을 예고하시는 말씀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설에서 베드로가 스스로 순교를 원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주님의 예언과 배치됩니다. 더욱이 베드로는 모든 크리스천의 대표 격으로 주님 앞에 앉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본문은 단지 베드로의 최후만을 예고하시는 말씀이 아닙니다. 모든 크리스천들이 다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생을 끝맺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더 깊은 의미가 분명 담겨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그게 무엇일까요?

우선, 주님께서 ‘진실로 진실로’를 통해 강조하시는 것은 죽음입니다. 팔을 벌린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팔을 벌려보면, 학교에서의 소지품 검사, 해외여행 시 검색대를 통과할 때의 포즈, 유치장에 입감될 때가 연상됩니다. 요즘 알몸검색대까지 있어서 은밀한 부위까지 다 드러납니다. 그러므로 팔을 벌린다는 것은 치부, 약점, 소유 등 모든 것이 다 드러나고, 모든 것이 다 내 손아귀에서 빠져 나간다는 뜻입니다. 

여기 ‘띠 띠웠다’는 것은 ‘꽁꽁 묶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선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갑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죽음에 대한 공포,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화장터, 공동묘지에 가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자꾸 원치 않게 팔을 벌려야만 하는 일이 생깁니다. 시력, 청력, 이빨, 배우자, 친구, 자녀, 건강이 자꾸 빠져 나갑니다. 이러다보면 전혀 원치 않는 환경에 던져집니다. 과부, 홀아비, 고아, 싱글맘, 부도, 중환자실, 요양원, 고아원… 이런 상황을 생각이나 했습니까? 

이엔거(S.Iyengar)와 레퍼(M.Lapper) 두 교수가 24종류의 잼을 진열한 가판대와 6종류의 잼을 진열한 가판대를 놓고 실험한 결과 6종류의 잼이 전시된 가판대에서 무려 30%의 소비자가 잼을 사간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연구는 우리의 뇌구조가 ‘무엇을 가질까’보다 ‘무엇을 버릴까’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이 뇌를 그렇게 창조하셨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이 창조원리에 역행하면서 뇌를 매일 반대로 사용합니다. 가질 것에만 집착하고, 억지로 기계를 동작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니 망가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 망가짐의 끝이 죽음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인생의 길을 걸어가면서, 특히 나이 늙어가면서 자꾸 팔을 벌리도록 하십니다. 왜냐하면 무엇을 잃는다는 것, 특히 목숨보다 귀한 사랑했던 사람을 잃는다는 것, 그것이 곧 죽음연습이기 때문입니다. 버리는 훈련, 손을 털털 털어버리는 훈련, 팔을 펴는 훈련, 이 훈련 없이는 어느 날 느닷없이 엄습하는 죽음, 모든 것을 다 버려야하는 죽음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팔을 벌리는 것은 하나님의 은총의 표현입니다. 우리가 부끄럼 없이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도록, 세상사는 날 동안 무엇인가 자꾸 잃어보게 하십니다. 억지로라도 팔을 자꾸 벌리게 하십니다. 모든 것을 털고 가야하는 죽음을 연습시키십니다. 

 ‘오리의 일기’(엄정희)라는 책의 저자는 홈플러스 회장의 부인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얻은 아들을 잃고서는 채 1년도 못 되어 자신이 위암선고를 받게 됩니다. 결국 그녀는 남편, 교만, 욕심의 세 가지 줄을 놓지 못하고 꽉 쥐고 있었음을 깨닫고서는, 아깝지만 팔을 폈습니다. 그때부터 그녀에게 놀라운 안식과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모든 것이 잠시잠깐입니다. 젊었을 때에는 내가 원하는 대로 행했지만, 팔을 벌려야만 할 때, 남이 나에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때가 올 것입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를 따르라” 다른 사람에 대하여 관심 갖지 말고, 주님의 삶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팔을 벌리셨습니다. 속옷까지도 벗겨지시도록 다 주셨습니다(요 19:23).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남은 생애 자꾸 팔을 벌리는 연습을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가 무언가를 쥐려고만 하지 말고, 자꾸 팔을 벌려보는 것입니다. 아깝습니다. 아쉽습니다. 하지만 팔을 벌려보는 것입니다. 이런 자에게 주님이 은혜 주실 줄 믿습니다. 어제 사랑의 바자회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팔을 벌리는 분들이었습니다. 이런 자들의 벌린 팔을 주님께서 마지막 붙잡아주실 줄 믿습니다. (옥성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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