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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막 10:45) - 예장통합총회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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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막 10:45) 

오늘 주일은 우리 교단 총회에서 정한 총회주일입니다. 총회주일은 총회 산하 전국교회가 총회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총회가 제정한 정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관심과 물질로 돕기 위한 주일입니다. 오늘 총회주일을 지키면서 좀 더 총회에 관심을 갖고, 기도하시기를 다짐하시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설교는 총회에서 내려온 총회주일 설교내용입니다. 

우리 총회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측으로 전국 65개 노회로 구성되어 있고, 산하 8,400여 교회와 280만 성도를 가지고 있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입니다. 우리 교단 총회는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개혁과 갱신을 위해 앞장서고 있으며, 민족복음화와 교회 개척과 성장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번 9월부터 시작되는 제98 총회는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총회산하 모든 기관들이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일찍이 한국 교회는 우리 민족의 희망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로 국권이 상실되고, 나라가 해체되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진리의 횃불을 들고 이 민족을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해방과 더불어 찾아온 전쟁과 민족분단의 아픔 속에서 교회는 애통하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위로자였고, 전쟁으로 부모와 남편을 잃은 고아와 과부의 보호자였습니다. 또한 독재의 그늘 아래 인권이 유린되고 정의가 무너질 때 공의를 선포하는 광야의 소리였습니다. 

이처럼 교회는 인도자, 위로자, 보호자, 예언자의 자세로 이 민족을 위한 시대적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세계 기독교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부흥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이 시기에 교회들마다 아이들 웃음소리, 청년들 찬양소리, 어른들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달콤한 성장의 열매에 취하면서 깊은 병이 들고 말았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지도자대로, 성도들은 성도들대로 세속적인 가치만 추구하며 교회 본래의 사명은 모두 잊어버렸습니다. 저마다 육신의 욕심을 취하면서 물질과 명예 앞에서 갈등과 분열을 일삼음으로 심각한 위기가 찾아오게 된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죄악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은 가려지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상처를 받고 말았습니다. 실망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면서 교회가 비어가는 암울한 현실 앞에 서게 되었고, 이틈을 사이비 이단이 파고들면서 택한 백성들을 미혹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병드니 이 사회의 병을 막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할 교회가 그 역할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이제 교회와 사회, 국민과 나라가 총체적으로 겪는 난국 앞에서 재를 뒤집어쓰는 겸비한 모습과 가슴을 찢는 회개의 심정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 안에 있는 모든 부정과 불의를 성령의 불로 태우고, 지극히 낮고 겸손한 모습으로 주님을 따라 십자가의 길의 걸어야 합니다. 다시 제자의 길을 걸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종은 겉모양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종은 겉모양도 중요하지만 소리로 가치를 증명합니다. 겉모양과 상관없이 아름다운 소리를 울릴 때 종은 종으로서 사랑을 받습니다. 

성도에게 종소리 같은 것은 곧 사랑입니다. 성도는 넘치는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할 때 자신도 사랑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인간의 사랑처럼 약한 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간에도 사랑으로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을 향해서야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3장 수준의 사랑을 우리는 원하지만 그것은 하나님께만 속한 아가페 사랑입니다. 인간에게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 말씀은 우리에게 복된 소식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롬 5:5절 말씀에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바 됨이니.”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이 없습니다. 그러나 성령이 우리 속에 오심으로 하나님 사랑도 함께 부어졌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훌륭하고 선해서 하나님 안에만 있는 그 사랑을 선물로 주신 것이 아닙니다. 계속해서 롬 5:6절 말씀을 보시면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기약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하지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도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여전히 죄 가운데서 하나님과 원수였지만, 우리를 위해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구원과 함께 사랑도 값없이 주셨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왜 주님께서 하늘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셨습니까? 자랑하고 군림하려고 대접 받으려함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하기 위함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구원을 얻었습니다. 동시에 주께서는 자신과 함께 이 사랑을 우리에게도 부어주셨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선물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이 사랑을 왜 우리 속에 주신 것입니까? 그 해답이 요일 4:12절에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느니라.” 이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을 주신 것은 이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도록 이 놀라운 사랑을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주 부르는 복음성가 가운데 “주의 사랑으로 사랑합니다.”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우리가 사랑할 때, 우리 사랑이 아니라 주의 사랑으로 사랑해야 하며, 이때 영적 능력이 발휘됩니다. 

주님께서는 마 5:44절에서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들을 실천하려면 반드시 아가페 사랑이 필요합니다. 억지로 안 됩니다. 이 아가페적인 사랑만이 모든 것을 바꿉니다. 감사하게도 우리 성도 안에 그 하나님의 사랑이 부어졌다고 하십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까? 총회에서는 몇 가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① 노인들을 위한 섬기는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노인인구는 6백13만8천명이고 2025년이 되면 1천33만 명으로 인구 전체의 20퍼센트 가량을 차지할 전망입니다. 초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대비는 별로 없습니다. 대개 노인들은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빈곤합니다. 정서적 외로움, 사고와 질병 등 건강과 여러 문제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들 노인들을 돌보고 섬기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총회와 교회의 사명입니다. 

교단 산하 8천3백개 교회 중에서 노인대학을 비롯하여 노인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회는 3천2백여 교회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인이 없는 교회는 없습니다. 각 교회들이 힘을 모으고 연대하여 확실하게 노인을 섬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② 아이들을 사랑으로 길러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2010년까지 해외로 입양 보낸 아동 수는 약 16만 명입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해도 OECD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해외로 입양을 보내는 국가입니다. 성 가치관 변화에 따라 미혼모의 출산이 급격히 늘어나고, 가정의 해체가 가속화되면서 가정이 없는 아이들이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우리가 못 돌보면서 어떻게 주님의 사랑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는 교회가 나서서 입양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현실과는 다소 괴리가 있는 입양법을 고치고, 국내입양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교회가 관심을 기울일 때입니다. 이를 위해 총회 차원에서 국내 입양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③ 사랑으로 물자를 아껴야 합니다.

지난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으로 원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고장 난 원자로에서는 엄청난 방사능이 새어나와서 사람도 살 수 없고, 농사도 지을 수 없고, 고기도 잡을 수 없는 불모지가 되었습니다. 필요에 의해 건설한 원전이 환경재앙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3개의 원전이 있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전력수요 앞에서 정부는 또 다른 원전건설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원전비리가 드러나면서 국민들에게는 불신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를 더 짓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절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총회 산하 모든 교회들이 지금보다 5~10퍼센트씩 전기를 절약한다면 놀라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아껴 쓰는 사랑으로 교회를 지키고 나라를 지키고 환경을 지켜야 합니다.  


④ 살리는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 동안 많은 병자들을 고쳐 주셨습니다. 주님이 세상에 계실 때처럼 교회도 병든 자를 고쳐야 합니다. 우리가 관심을 기울일 사람들은 희귀병,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입니다.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중단하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제는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생명 살리기 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홀로 할 수 없다면 힘을 모으고 마음을 모아서 생명을 살려야 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성탄절, 부활절을 맞이하여 의미 없는 행사로 그칠 것이 아니라, 생명 살리는 일로 연결시켜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⑤ 세계를 품는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특별히 올해는 WCC(세계교회협의회) 총회가 부산에서 열립니다. 이번 총회는 140개국 349개 교단 6천만 성도들을 위한 큰 잔치입니다. 선교 130년도 되지 않는 한국교회가 총회를 유치한 것은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WCC 총회를 계기로 세계교회는 한국교회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는 세계선교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우리에게 귀한 경험이 될 것이며, 그 역할과 지위가 보다 더 확고해질 것입니다. 그 위상에 걸맞게 이제 우리는 세계가 품고 있는 문제와 고통에 대해 더욱 민감해져야 합니다. 우리 자신만을 바라보는 우물 안 사랑을 벗어나 세계를 품는 사랑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외에도 우리가 눈을 돌리고 귀를 기울이면 사랑을 나눌 곳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장애인, 북한동포, 외국인노동자, 이주여성, 노숙인, 재소자, 비정규직노동자 등, 사랑을 나눌 곳은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 정말 중요한 것은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며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라고 질타했습니다. 죄를 지어서가 죄인이 아니라 알고도 선을 행치 않으면 죄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섬길 수 있을 때 섬기지 않고 나눌 수 있을 때, 나누지 않는 것이 바로 죄인 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 교단 총회는 이 일을 감당하고자 합니다. 교회의 리더들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모든 성도들이 함께 하면 총회가 변화됩니다. 총회가 변화되면 한국교회가 변화되고, 이 나라와 민족이 변화됩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기도로 동역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단에 속해 있는 모든 성도들이 주님이 부어주신 사랑으로 사랑을 나누는 그리스도인이 되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되고, 모든 교회들과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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