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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밀가루 한 줌, 기름 몇 방울 (왕상 17: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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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한 줌, 기름 몇 방울 (왕상 17:8-16)
   
거센 폭풍우가 몰아친 바닷가에 아침이 찾아왔습니다. 바람은 그치고 태양이 천천히 잿빛 구름을 뚫고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한 남자가 해변을 걷고 있는데,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는 한 소년을 보았습니다. 한 열 살쯤 된 것 같은데, 그 아이는 미친 듯이 무엇인가를 바다로 던지고 있었습니다. 남자가 다가가서 소년에게 무엇을 하느냐고 묻자 소년이 대답합니다. ‘이제 곧 해가 높이 뜨면 뜨거워지잖아요. 그럼 여기 있는 모든 불가사리들은 다 말라죽을 테니까, 이 불가사리들을 바다 속으로 던지는 중이예요...’ 
   
남자는 소년이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얘야, 이 해변을 봐라. 폭풍우로 밀려온 불가사리가 이렇게 셀 수 없이 널려 있는데, 네가 무슨 힘으로 이것들을 다 살린단 말이야?’ 소년은 그 남자의 말이 수긍이 가는 듯, 잠시 멈추더니, 다시 불가사리를 바다 속으로 던지는 일을 계속합니다. 그가 던진 불가사리들은 첨벙 첨벙 소리를 내며 시원한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소년은 미소를 지으며 그 남자에게 말했습니다. ‘적어도, 저 불가사리에게는 소용이 있겠지요.’ 그리고는 다시 불가사리가 손에 잡히는 대로 연신 바닷물 속으로 던져 넣습니다. 
   
‘가난은 나라도 막지 못한다.’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어려울 때면, 그리고 남을 도와줄 일이 생길 때면 한 쪽에서 들려오는 말입니다.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여기엔 어려운 현실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지 않아도 되는 핑계와도 같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한 사람이 가난하고 어렵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이 그렇게 된 게 내 책임이냐? 그 사람과 나의 거리를 떼어 놓는 핑계를 만드는 말처럼 들립니다. 

또한 그 사람을 도와주지 않는 구실이 되기도 합니다. 나라도 막지 못하는 일을 하느니 차라리 그만 두는 게 차라리 지혜롭고 현명한 일이지... 지금 내가 그 사람을 조금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는 없어... 나라도 하지 못하는 일에 끼어 들 수야 없지... 이런 썩 좋지 못한 생각들이 ‘가난은 나라도 막지 못한다.’는 말에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설혹 나라가 나서도 막을 수 없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 허덕이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이 그의 가난을 막아주기는 커녕 나를 지탱하는 일도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것으로도 다른 이들과 나누려 하고... 다른 이들에게 베풀려 한다면... 약간의 사랑이라도 나누어 주려고 한다면... 거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기적 같은 일이 전개될지... 그것은 누구도 짐작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밀가루 한 줌과 기름 몇 방울... 그것은 단지 어머니와 아들... 둘이 먹기에도 부족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의 마지막 양식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이제 그 곳에는 심한 가뭄이 찾아와서 어디서도 양식을 구할 수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바로 생명의 양식이 되어서 가뭄이 다 지나갈 때까지 그들을 살려주는 일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사랑하는 여러분...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가난하지 않던 시대였습니다. 오히려 이스라엘이 남과 북으로 갈라선 후, 북 왕국 이스라엘은 이제껏 누려보지 못한 번영과 안정을 구가하게 되었습니다. 북 왕국을 상징하는 사마리아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도 이 시기입니다. 오므리라는 사람이 왕이 되고는 사마리아를 수도로 삼게 되면서... 사마리아가 역사에 중요하게 등장을 하게 됩니다. 

오므리는 이렇게 수도를 새롭게 정하여서 왕권을 다지고서는 주변의 나라인 시돈과 혼인동맹을 맺게 됩니다. 시돈 왕의 딸인 이세벨을 자기 아들 아합과 결혼을 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이스라엘에게는 화근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국제적으로 안정을 얻었을지는 몰라도... 이스라엘에게는 엄청난 소용돌이가 찾아오게 되는데요. 그것은 이세벨이 가져 온 바알 신앙 때문이었습니다. 
   
이세벨은 바알 신앙을 이스라엘에 들여오는 데 열을 올렸습니다. 아합 왕부터 바알을 섬기기 시작합니다. 사마리아에는 바알을 예배하는 신전이 세워졌습니다. 서서히 이스라엘 온 백성들의 마음이 여호와를 떠나서 바알에게 쏠리기 시작합니다. 이스라엘의 구석 구석에서 여호와를 예배하는 단은 무너져 내리고, 바알과 아세라의 신상이 세워지고...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서 거기에 절하기 바쁩니다. 안타깝게도 이스라엘 사람들 중 누구도 여기에 대해서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같이 바알에게로 돌아 섰으니까요. 
   
간신히 안정을 찾고, 번영을 구가하던 이스라엘에 뜻하지 않은 가뭄이 찾아 온 것은 바로 이 무렵이었습니다. 그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엘리야라는 예언자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여호와 신앙에 투철했던 엘리야는 이세벨이 들어오면서 시작된 신앙적인 혼돈을 그냥 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합을 찾아가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섬기는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합니다. 내가 다시 입을 열기까지 앞으로 몇 해 동안은, 비는 커녕 이슬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v.1) 이런 일이 있은 후에는 이스라엘에 정말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겠지요. 하나님께서 정말 사랑하시던 이스라엘... 마치 보석처럼 소중히 여기시고... 이스라엘이라는 이름 앞에선 항상 바보처럼... 그렇게 맹목적으로 사랑만을 베푸시던 하나님... 이제 그들이 하나님을 향하여 등을 돌리자... 어쩔 수 없이 하나님도 그들에게서 마음을 닫으셔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나타난 결과가 바로 그 끝을 알 수 없는 가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스라엘의 마음이 메말라버렸을 때, 그들이 더 이상 여호와를 믿고 의지하지 않게 되었을 때에... 그들에게 가뭄이 찾아 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이제 혹독한 시련을 겪으면서 다시금 자기를 돌아보아야 할 시간이 찾아 왔습니다. 우리에게서 여호와는 어떤 분이신가? 과연 바알이 이런 위기에서 자기들을 구원할 수 있을까? 가뭄의 여파는 당당하게 가뭄을 선포했던 엘리야에게도 밀려왔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얼마나 미워했겠습니까?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기들이 했던 행동은 반성하지도 않고, 가뭄의 원인을 엘리야에게로 돌립니다. 

그는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사람으로 지목을 받았고(왕상18:17) 이리 저리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엘리야는 어떻게 가뭄을 견디었을까요? 성경엔 엘리야의 이야기만 나오지만, 옛날엔 사람들은 가뭄이 오면 어떻게 생명을 보존하려고 몸부림쳤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엘리야는 하나님의 은혜로 생명을 부지하게 됩니다. 그렇게는 설명할 수밖에는 없겠습니다. 가뭄이 찾아오자 모든 사람이 다 힘들었겠지만, 엘리야는 더욱 힘들었습니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나서지도 못하고 숨어 지내야만 하는 형편이었으니까요. 그 때 엘리야를 도우신 분은 바로 여호와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요단강 건너편... 동쪽으로 보내시고는 그릿 시냇가에서 숨어 지내게 하십니다.(v.3) 그리고는 까마귀를 동원하셨습니다. 까마귀가 아침저녁으로 엘리야에게 먹을 것을 물어다 줍니다. 그래서 엘리야는 까마귀가 물어다 주는 빵과 고기로 가뭄을 견디어 낼 수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신기하지 않습니까? 까마귀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것인지요... 어떻게 엘리야를 기억하고 아침저녁으로 먹을 것을 날아다 줄 수가 있는 것인지... 겉으로는 까마귀가 하는 것 같지만, 그것을 동원하신 분은 다름 아닌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로구나... 하는 것을 여기에서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엘리야가 까마귀에게 의지해서 연명하던 시간도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릿 시내가 말라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나님은 다른 계획을 엘리야에게 말씀하십니다. 시돈에 있는 사르밧으로 가서, 거기에서 지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그곳이 참 적당한 것 같습니다. 시돈은 지도를 찾아보면 아시겠지만, 이스라엘 영토가 아닙니다. 페니키아에 속해 있는 이방지역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그곳에서 한 과부를 찾아 가서 그에게 의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좀 생각 밖입니다. ‘하나님! 이게 최선입니까?’ 이렇게 좀 묻고 싶습니다. 그래도 까마귀일 때는 괜찮았습니다. 역시 하나님은 까마귀도 움직이셔... 이렇게 우리는 하나님의 방법에 대해서 감탄하게 됩니다. 
   
엘리야를 시돈으로 보내시는 것도 수긍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미 위험인물이고... 아합은 그를 찾아내려 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과부를 찾아 가라고 하시는 것은 좀 생각 밖입니다. 성경에서 과부란... 그다지 형편이 좋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고아나 나그네들과 함께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돌보아 주어야 하는 사람들인데... 하나님은 엘리야를 과부에게로 보내시니... 도대체 그 과부 말고 다른 사람들은 없는 것일까요? 

아무리 가물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여유도 있고... 세상적으로 볼 때에도 근사해 보이는 그런 사람... 엘리야가 요단강을 건너서 시돈으로 갈 때까지 그런 사람을 만날 수는 없었던 것일까요? 찾아  보면 많이 있었겠지요? 어쩌면 엘리야가 찾아가는 그녀는 그가 스쳐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형편이 어렵고 힘든 사람일 것입니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하나님의 지혜... 하나님의 방법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엘리야는 하나님께서 명하신대로 시돈을 찾아가서는 그 과부를 만납니다. 마침 그녀는 땔감을 줍고 있었고... 우리는 그녀의 형편이 우리가 짐작하고 있는 것보다 더 좋지 않다는 것을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됩니다. 처음부터 엘리야는 그녀에게 음식을 달라고 하지를 않습니다. 물을 좀 달라고 합니다. ‘마실 물을 한 그릇만 좀 떠다 주십시오...’(v.10) 

엘리야가 보기에도 좀 조심스럽습니다. 형편이 너무 어려운 것 같은데... 다짜고짜 먹을 것을 내놓으라고하기가 거리끼는 마음도 있었겠지요. 다행히도 그녀는 물을 가지러 갑니다. 그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엘리야는 그녀에게 먹을 것도 조금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v.11) 
   
그러자 과부는 자기가 지금 얼마나 절박하고 어려운지... 그것을 솔직하게 엘리야에게 이야기합니다. 지금 줍고 있는 땔감으로 마지막 식사를 준비하려 한다는 것이지요. 지금 그녀에게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해야 밀가루 한 줌과 기름 몇 방울정도입니다. 그녀는 이것이 자기와 아들이 함께 나누는 마지막 식사가 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얼마나 당황하게 되는 것일까요? 아니... 하나님께서 이렇게까지 하셔야 하는가? 좀 더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 엘리야를 보내시던가 해야지... 마지막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그를 보내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절박한 형편을 들었지만, 엘리야는 그녀에게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가서, 방금 말한 대로 하십시오. 그러나 음식을 만들어서, 우선 나에게 먼저 가지고 오십시오. 그 뒤에 그대와, 아들이 먹을 음식을 만들도록 하십시오.’(v.13) 

이 와중에서도 이런 요구를 할 수가 있는 것인지... 엘리야가 하는 행동이 잘 이해가 가지를 않습니다. 좀 심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십니까? 상대방이 먹을 것을 어느 정도 비축해 놓았다면 이렇게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 식사인데... 그것을 먹고 나서 죽기만을 기다리겠다는 것인데... 그런데도 그것을 먼저 자기가 먹겠다고 나서야 하는 것인지요. 차라리 굶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요?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런데... 엘리야가 이렇게 좀 지나친 요구를 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다시 비를 내려 주실 때까지, 그 뒤주의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병의 기름이 마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v.14) 

참 놀랍고도 신비한 일입니다. 어떻게 밀가루 한 줌과 기름 몇 방울로 가뭄을 견딜 수 있는 것인지요...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을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왜 엘리야를 사르밧의 가난한 과부에게로 보내셨는지... 하나님의 생각도 좀 알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밀가루 한 줌과 기름 조금...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소중합니다. 이것은 아주 작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고... 어떻게 사용하려 하고 있는가? 여기에 따라서 삶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사르밧 과부에게는 그것은 이제 죽음을 앞에 두고 그들이 지상에서 나눌 마지막 양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엘리야를 통해서 그것은 죽음에 이르는 양식이 아니라 생명을 가져다주는 양식이 되었습니다. 엘리야가 그들과 함께 하였을 때... 그리고 엘리야가 말한 것처럼... 그것을 먼저 엘리야에게 베풀었을 때... 그것은 세상에서의 마지막 양식이 아니라...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생명으로 초대하는 양식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에 준비 되어지는... 떨어질 듯하지만, 결코 떨어지지 않는... 말라버릴 듯하지만... 결코 마르지 않는... 하나님께서 준비하시 생명의 양식... 그들은 결국 그날 지상에서의 마지막 양식을 먹은 것이 아니라... 진정한 생명에 이르게 되는... 하나님께서 은혜로 베풀어 주시는 생명의 양식을 가뭄의 한 가운데서 처음으로 먹은 것입니다. 
 
성경은 그 후의 일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여인은 가서, 엘리야의 말대로 하였다. 과연 그 여인과 엘리야와 그 여인의 식구가 여러 날 동안 먹었지만, 뒤주의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의 기름도 마르지 않았다. 주님께서 엘리야를 시켜서 하신 주님의 말씀대로 되었다.’(v.15-16)  

참 행복하고 소중한 결말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이 얼마나 풍성하고 놀라운 것인지... 얼마나 신비하고 오묘한 것인지... 단지... 밀가루 한 줌과 기름 몇 방울에 불과한데... 그것으로 긴 가뭄을 견디게 하시다니... 우리는 여기에서도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살고 있는 것이로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엘리야를 시돈까지 보내었고... 사르밧의 과부를 부르셨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이스라엘을 신앙적으로 황폐하게 만든 이세벨이라는 여성... 그녀가 시돈 왕의 딸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오므리는 나라를 더욱 안정되고 풍성하게 하기 위해서 힘 있는 세력과 결탁하였습니다. 그가 그렇게 맘을 먹을 때에 이미 그의 마음속에는 하나님은 없었습니다. 그는 더 이상 하나님의 은혜로 살려고 하지 않고... 하나님 없는 인간적인 힘만을 의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에 번영과 평화를 가져올 줄 알았던 시돈의 한 여성인 이세벨을 통해서 이스라엘에 찾아 온 것은 극심한 가뭄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또 다른 시돈의 여성을 부르신 것입니다. 이세벨과는 너무나 대조가 되는... 아무런 힘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이제는 마지막 양식을 먹고서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한 연약하고 비천한 시돈의 여성을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은 그녀를 통해서 무엇이 우리를 생명에 이르게 하는지를 말하려 하십니다. 인간적인 힘이 아니라고... 하나님 없는 물질적인 풍요가 우리를 배부르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대단히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도 하나님께서 잠시 동안 하늘 문을 닫으시고 비를 내리시지 않는다면... 우리가 기진 모든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될 수밖엔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가진 것이 단지 밀가루 한 줌과 기름 몇 방울뿐이라고 하여도...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할 때에... 그것은 단지 한 끼 양식이 아니라, 우리를 영원에 이르게 하는 생명의 양식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말하여 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를 항상 겸손하게 하고... 하나님의 은혜 아래에 머무르게 하는 것.. 그것은 무엇일까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엘리야에게 말씀하셨다...’(v.2,8) 엘리야는 오로지 주님의 말씀을 따라서 움직일 뿐입니다. 그가 그릿 시냇가를 찾아 간 것도 그렇고, 시돈 지역의 사르밧까지 찾아간 것도 그렇습니다. 거기에 가면 좋은 그 무엇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갈 때마다 거기서 결국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것은 단지 엘리야의 경험만이 아닙니다. 사르밧의 과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녀가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고 믿지도 않는 이방 여성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녀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을 존중하고 그것을 들으려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여인은 가서 엘리야의 말대로 하였다.’(v.15) 

이렇게 그녀의 행동을 전합니다. 엘리야가 도대체 누구이기에... 그의 이웃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고, 그에게 은혜를 입은 적도 없습니다. 그는 오늘 그냥 불쑥 자기에게 나타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를 자기에게 보내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그녀도 알기에... 그녀는 엘리야의 청을 경청하고 그가 시키는 대로 합니다. 이것이 은혜에 이르는 길이 되었습니다.   
   
예수님도 이러한 사르밧 과부의 믿음을 존중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엘리야를 그 많은 과부 가운데서 다른 아무에게도 보내지 않으시고, 오직 시돈에 있는 사렙다 마을의 한 과부에게만 보내셨다.’(눅4:26) 그녀는 비록 하나님을 잘 모르는 이방 여성이었지만... 하나님께서 그녀를 보실 때에 그런 기대감과 믿음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심지어 이스라엘의 모든 여성들이 다 내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르밧의 과부만큼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으셨을까요? 그리고 그녀는 이러한 하나님의 기대에 신실하게 응답하였습니다.  
   
오늘의 말씀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뒤주의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의 기름도 마르지 않았다. 주님께서 엘리야를 시켜서 하신 주님의 말씀대로 되었다.’(v.16)  결국은 말씀이 있는 곳에... 자기의 생각이나 고집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려 하는 곳에 메마르지 않는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신다는 것을 마음 가운데 깊이 새기시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사르밧의 과부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소중한 교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법과 관계된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뜻밖의 인물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그토록 소중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  하나님이 그를 얼마나 사랑하시고 소중히 여기셨으면, 그냥 살아 있는 채로 하늘로 데리고 올라가셨을까요? 그런 엘리야가 가뭄이 다 지나가기까지 몸을 의탁하고 살았던 곳이 다름 아닌 사르밧의 한 과부의 집이었다니... 그리고 그녀가 가진 것이 고작해야 밀가루 한 줌과 기름 조금이었다니... 우리는 그것에 비하면 얼마나 넉넉하고 가진 것이 많습니까? 
   
사르밧의 과부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오늘을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하여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부분의 우리들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리고, 무엇인가 남다른 헌신과 봉사를 하기에는 믿음도 없고, 아는 것도 없고, 가진 것도 부족하고, 그럴 만한 자격이나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다고 자기를 바라보면서 삽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시기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설혹 밀가루 한 줌과 기름 조금... 단지 이것이 우리가 가진 전부라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는 데는 그것만 있어도 충분한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여기에서 다른 사람에게 먼저 베풀고 나누는 것이 가진 신비를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밀가루 한 줌과 기름 몇 방울은 내가 먹기에도 부족한 것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남을 먼저 생각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나 보다는 내가 지금 만나는 사람이나 나를 여기에 살게 하나님을 먼저 생각한다면... 그것은 나의 삶의 마지막 양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를 초대하는 첫 번째 양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사랑하는 여러분 마음 깊이 새기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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