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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교회, 그리스도의 몸 (엡 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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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그리스도의 몸 (엡 1:20-23)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관계를 말하며 매우 의미 있는 비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22절 하반절에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다”고 말하고 있으며, 23절에서는 “교회는 그의 몸이라”고 합니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시고 교회는 그의 몸이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이겠습니까? 여러 가지 의미 중에 첫째는 교회의 단일성(unity)일 것입니다. 교회는 하나라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몸에 머리도 있고 몸통도 있으며, 그 몸통에 두 팔과 두 다리가 있고, 두 손과 두 발에 각각 열 손가락과 열 발가락이 있으며, 머리에도 두 눈, 두 귀, 코 하나와 입 하나가 있지만 그 모든 지체가 합하여 한 사람을 이루듯이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교회도 여러 곳에 여러 형태로 존재하지만 근본적으로 교회는 오직 하나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교회의 머리는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모든 교회는 다 그의 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는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오직 같으신 한 분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으시기 때문에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교회는 동에 있든 서에 있든 다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지체들이며 한 교회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교회는 다른 교회들과 하나가 되기를 힘써야 합니다. 교회들이 서로 다투거나 갈라지거나 다시 하나 되기를 힘쓰지 않거나 하면 그리스도의 몸이라 할 수 없으며, 그리스도의 몸이 아닌 교회는 교회가 아닙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그저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만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가 되게 하셨으며, 어떻게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 되게 하셨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중요합니다. 20절을 보면 “그의 능력이 그리스도 안에서 역사하사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시고 하늘에서 자기의 오른편에 앉히사” 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주일예배 때마다 사도신경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고백하는 내용의 일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엄청나게 놀라운 능력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셨을 뿐 아니라 당신의 하늘 보좌의 오른편에 앉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오른편”이라는 것은 최고의 명예와 권위를 상징하는 자리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21절을 계속해서 보면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모든 통치와 권세와 능력과 주권과 이 세상뿐 아니라 오는 세상에 일컫는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셨다”고 하며 22절 상반절에서는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셨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에게 행하신 그 모든 것을 한 마디로 다시 요약한 말이 뒤따르는 22절 하반절의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다”는 것입니다. 이 말의 뜻을 풀어서 보다 쉽게 쓰자면 하나님께서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를 만물의 머리가 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천하 만물을 다스리는 모든 권세와 능력을 가지시고 교회의 머리가 되게 하셨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하여 눈에 보이는 세계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까지도 모두 주관하시게 하셨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가 되게 하시고 교회를 그의 몸이 되게 하셨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와 영광과 복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와 영광과 복의 대단함과 더 이상 바랄 것 없음을 가리키는 말이 “충만함”입니다. 본문 23절을 봅니다: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니라.”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십니다. 따라서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니라.” 한 것은 하나님의 충만하심이 교회에 충만하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의 충만하심이 바로 그의 충만하심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물에 대한 모든 통치와 권세와 능력과 주권을 그리스도에게 충만하게 하시고 그의 충만함이 그를 통하여 또한 교회에도 충만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라”는 말은 교회가 그리스도에 의해서 충만해지는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리스도 또한 교회로 인하여 충만해지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리스도께서 교회 없이는 불완전한 존재시라는 뜻이 아닙니다. 삼위 하나님께서는 그 자체로서 모두 완전하신 하나님이십니다. 다만 당신 외의 다른 존재 없이도 영원히 부족한 것 없이 충만하실 하나님이시지만 스스로 당신 외의 다른 존재들과 함께하시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말해주는 다른 비유들 가운데 “신랑과 신부”의 비유가 있고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가 있습니다. 신부가 없는 신랑을 생각할 수 없고 가지 없는 포도나무를 상상할 수 없듯이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당신의 몸으로 가지심으로써 더 온전하고 충만하여지기를 스스로 원하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이시고 교회가 그의 몸이라는 것은 우리가 세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음을 말해줍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교회 안에는 하나님의 충만하심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충만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시고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입니다.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할 때 교회는 세상을 다스릴 모든 권세와 능력을 갖습니다. 반대로 교회가 그리스도의 충만함을 잃으면 세상을 다스릴 권세와 능력을 잃을 뿐 아니라 오히려 세상에 의해 우겨 쌈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교회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의 충만함을 잃지 않게 해주시기를 날마다 간구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바로 믿기만 하면 온 세상을 하나님의 충만하심으로 덮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온 세상이 하나님의 진리로 다스려지고 함께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게 하는 것이 선교이며, 그것이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사명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모든 통치와 권세와 능력과 주권과 이 세상뿐 아니라 오는 세상에 일컫는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시고 또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온 세상을 그리스도의 이름과 그 권위 아래 복속시키는 일이 그의 몸 된 교회의 선교적 사명입니다. 이 사명으로 충만하고 이 사명을 충만하게 수행하는 교회가 진정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중심이 어디냐 하는 말을 할 수가 있습니다. 기독교의 발생지는 예루살렘입니다. 박해받던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이후로 로마가 기독교의 중심지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오랜 세월 기독교인의 80퍼센트가 지구의 북반구에 살았지만 지난 20세기 후반부터 북반구의 교회들이 급격히 쇠퇴하는 반면 남반구에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서 교회들이 새로 부흥하면서 오늘날에는 기독교의 무게중심이 남반구로 기울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교회의 중심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옮겨갔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중심은 지리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변하지 않는 유일한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신 곳 즉 그리스도를 바르게 예배하며 그에게 순종하는 곳은 어디나 중심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구상 어디에나 기독교의 중심이 있을 수 있으며 어떤 중심이든 급속히 변두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바른 믿음과 예배와 순종이 사라지거나 변질되는 교회는 곧바로 기독교의 변두리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서구의 기독교가 그렇습니다. 기독교의 중심은 역사적으로 계속해서 서진을 해왔다고 말합니다. 

예루살렘에서 로마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미국에서 아시아로 서진했다는 것입니다. 아시아를 말할 때 대표적으로 가리키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한국이 이제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의 선교대국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서진은 계속될 것이고 이미 한국에서 더 서진해서 중국과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로 선교의 불길이 옮겨 붙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중국교회는 눈만 뜨면 “합일선교”를 외치고 있습니다. 즉 하나가 되어 선교에 나서자는 것입니다. 

중국 안의 교회에서 세계 속의 교회가 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하나 되는 것과 선교에 나서는 것은 곧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뜻에 충실한 것입니다. 필리핀의 교회들은 21세기에 하나님께서 세계선교에로 부르시는 나라는 자기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 근거로 그들이 제시하는 것이 전 세계 바다에 떠있는 배의 선원 중 3분의 1이 필리핀인이라는 사실입니다. 

필리핀인들이 영어를 잘 하며 노동임금이 싸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데, 그것이 하나님께서 자기들에게 세계선교를 맡기시기 위해서라고 그들은 믿고 있는 것입니다. 또 세계에서 영어학원이 가장 많은 나라가 필리핀이라는 사실에서도 그들은 필리핀이 세계선교의 중심이 되라는 하나님의 뜻을 찾습니다. 이슬람교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큰 문제와 우려의 근원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도수로 볼 때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는 인도네시아입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교회들은 세계 이슬람권에서의 복음전도는 자기들에게 맡겨진 하나님의 사명이라고 말합니다. 선교의 빚을 진 한국의 첫 번째 교회인 새문안교회가 선교의 열정이 식고 연말만 되면 어김없이 선교를 축소할 궁리를 계속한다면 기독교의 촛대는 한국을 떠날 것입니다. 선교하지 않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라는 의미에 충실하지 않은 것이며, 그것은 교회가 중심을 잃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심을 잃은 교회는 급속히 변두리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기독교와 선교의 중심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우리 교회와 한국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수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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