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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면 벗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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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환(서울신학대학교 상담대학원장)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너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엡 4:22∼24)

현대인들은 직장에서 주어진 역할에 알맞은 가면을 쓰고, 진정한 자기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야 할 때가 많습니다. 칼 융은 이러한 가면을 페르소나(persona)라고 했습니다. 페르소나를 모두 벗어버린다면 물론 사회적응이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페르소나는 세속적 성공을 추구하기 때문에 진정한 자기는 상실되기 쉽습니다.

잘 나가는 변호사 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는 매우 유능하여 부와 명예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변호사라는 페르소나에 너무나 몰두한 나머지 가정에서 가면을 벗지 못합니다. 그래서 부인과 하나뿐인 딸은 불행합니다. 딸에게 필요한 사랑은 주지 못하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일등을 해야 한다는 요구만 했습니다. 그는 사회에서는 잘 나가는 변호사지만 가정에서는 공포의 대상이며 부인과 딸의 따뜻한 애정에 차갑게 반응하는 변호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동네 슈퍼에 갔다가 강도가 쏜 총에 머리를 맞고 기억상실증에 걸립니다. 그는 가족을 비롯해 변호사라는 페르소나와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자 딸과 부인에게는 오히려 기억상실증에 걸린 그가 더 나은 아버지와 남편으로 돌아온 셈이 됩니다. 딸은 그에게 말하고 쓰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그는 가족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점점 기억을 회복하자 페르소나를 벗고 진정한 자기를 찾아야 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는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변호사직을 사임합니다. 또한 일등과 우등생을 강조하는 교장선생님의 훈화를 듣고 있던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 이야기는 영화 ‘헨리에 관하여(Regarding Henry)’의 줄거리입니다만,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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