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종교개혁(宗敎改革)

종교개혁(宗敎改革)

1517년 10월 31 마르틴 루터가 독일 비텐베르그 성당 정문에 95개조항의 개혁문을 공표하므로 유럽을 뒤흔든 종교개혁운동이 시작되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개신교회들은 이 날을 기념하여 10월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주일로 지키고 있다.

오늘은 루터가 교권주의 속에서 극도의 타락상을 보인 중세 로마 카돌릭 세계에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을 주창하며 기독교 본질 회복 운동을 벌인지 493년 째 날이다. 어느 해보다 『개혁』이란 말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것은 한국 교회가 처한 현실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루터가 카돌릭 교권주의를 상징하던 비텐베르그 성당에 죽음을 각오하고 95개 조항을 내걸었던다. 그가 2010년을 지나는 한국 교회를 바라보며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물질적, 도덕적 타락, 교권주의, 기복신앙, 교회의 분열이 지금 한국 교회에 만연되어 있다. 루터 당시 종교개혁은 교회의 개혁 뿐 아니라 사회의 변혁을 주도하였다. 초기의 한국교회도 그러했다.

그런데 사회를 향해 영적 사자후를 발해야 할 한국 교회가 거꾸로 사회로부터 개혁을 요구받게 되었다. 한국 교회의 모습이 참담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복음의 생명으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할 교회가 세상의 논리를 아무런 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루터의 “오직 믿음으로”라는 외침은 변장되고 찢겨진 믿음이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믿음은 자아실현의 도구로 전락되어 버렸다.

박영신 연세대 명예교수는 “한국 교회는 변혁의 에너지를 분출하지 못하고 지배체제를 감싸주는 시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서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지배체제에서 밀려난 언저리의 보잘 것 없는 자들에게 관심을 가짐으로 지배체제에 끊임없이 질문하며 저항해야 한다”고 하였다. 옥한음 목사는 “복음을 복음답게 살아나가는 것이 신자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했다. 은준관 총장은 “한국 교회의 최대의 위기는 하나님의 임재하심과 개별적 신자의 만남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신앙의 채널이 깨어졌다는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그리고 그 깨어진 자리는 종교성이 대체했다는 것이다. 총신대 신국원 교수는 종교개혁 기념강좌에서 “개혁신학은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 분을 영원히 즐거워하는 것”이라면서 “범사에 창조주를 인정하며 그분이 맡겨주신 소명을 책임감 있게 감당하는 삶을 사는 것이 종교개혁을 맞는 우리의 모두의 과제"라고 하였다.

493주년 종교개혁주일을 맞이하면서 한국 교회는 다시 한 번 종교개혁가들의 정신을 되새겨야 할 책무가 있다. 교회가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겠다는 결심을 할 때 종교개혁주일은 의미가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이끌어 가는 교회의 역할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최한주 목사<푸픈숲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