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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인연

  • 최한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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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인연(因緣)이란 말은 왠지 불교적인 용어로 느껴져 잘 사용하지 않는 데, 개역 한글 성경을 찾아보니 왕상 3:1에 “솔로몬이 바로와 인연을 맺었다”는 말이 있어서 인연(因緣)이란 말은 불교적인 용어가 아니라 기독교에서도 사용하는 단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F.M. 뮐러는 “독일인의 사랑”이란 글에서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은 별이 하늘에 있는 것과 같은 것이에요. 별들은 저마다 하나님에 의하여 규정된 궤도에서 서로 만나고 또 헤여져야만 하는 존재에요.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전연 무모한 것이든가 그렇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에요”라고 하였다. 인연은 하나님이 정하신 것인 데, 거부할 때 질서가 파괴된다. 반면에 인연을 아름답게 발전시킬 때 삶을 윤택하게 하고 더 아름다운 사회를 이루게 된다는 뜻이다.


  1984년 독일에 교민교회의 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사역할 때 부목사로 섬겼던 등촌교회 주일학교 학생들이 위문편지를 보내어 한 장 한 장 보면서 향수를 달래고 힘을 얻었다. 그 중에 유일하게 한 주일학생이 쓴 “선교사님 저도 커서 선교사님과 같이 말씀을 전하는 목사가 되겠어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읽었다. 한 순간의 감정이겠거니, 또 목회의 어려움을 모르고 꿈만으로 생각하는 거겠거니, 그렇게 치부하면서 “좋은 꿈을 가졌는 데, 지금은 열심히 공부해야 할 때”라는 것을 강조하여 답을 보냈다. 그 후 몇 년에 한 번 씩 그로부터 소식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소식이 끊어졌는 데, 누군가로 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신학교에 갔다는 소문을 듣기도 하였다. 그리고 몇 년 전에 미국으로부터 새해 인사를 올리는 멜을 받았다. 그 학생은 나를 항상 기억하며 소식을 끊지 않고 인연을 지속시켰는 데, 그러나 나는 그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비정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지난 6월에 미국 시에틀에서 있었던 ‘해외 동포를 위한 교육정책협의회’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름으로만 알던 목사님을 만나 얼굴을 알게 되었고 여러 교회의 성도님들을 만나 인연을 맺기도 하였다. 28년 만에 만난 새벽기도의 동지가 장로가 되어 신실하게 교회를 섬기고 있고, 주일학교 교사로 헌신하던 집사님이 권사가 되어 그 가정에 하룻밤을 묵었고, 대학생이던 여학생이 결혼하여 어엿한 주부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며 감사하였다. 반면에 아무도 모르게 아픔과 시련 속에서 사는 사람도 있었다.


많은 만난 사람 중에 앞서 이야기한 그 주일학생을 워싱튼 공항에서 만났는 데, 토론토 대학에서 박사공부를 하면서

목사가 되어 교회를 맡아 섬기고 있었다. 고신석 목사다. 그 교회에서 수요일 밤 설교를 하면서 “인연(因緣)”이란 참 오묘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고신석 목사를 기도의 수첩에 기록하여 그 인연을 아름답게 세워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누구와 갖는 인연이라도 파괴적인 끝을 맺어서는 안 되고 맺어진 인연을 아름답게 세워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한주 목사<푸픈숲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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