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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땅끝의 선교사님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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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강월(주부편지 발행인·수필가)

“보내심을 받지 아니 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롬 10:15)

K선교사님. 사모님의 병환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라고 슬펐던지요. 은퇴와 동시에 말레이시아에 버려진 에이즈 환자들을 위해 남은 생애를 헌신하겠노라고 떠나신 지 어느 새 10여년. 한번씩 고국에 다녀 가실 때면 아직도 청년처럼 힘있는 목소리와 좌중을 뒤흔드는 유머가 여전하신 선교사님을 뵐 때마다 경이로움을 감출 수 없었답니다. 그런데 수화기 너머로 기도부탁을 하시는 힘없는 선교사님의 전화 음성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지난 해 가을, 제가 섬기고 있는 선교단의 단원들과 설악으로 MT를 다녀온 일이 있었지요. 오고 가는 길, 차창 밖을 채색해놓은 화려한 단풍들도 아름다웠지만 무엇보다 오랫동안 저의 시선을 멈추게 했던 건 이미 빛깔마저도 희미하게 바래버린 나뭇잎들의 주검, 낙엽무덤이었습니다. 한 무더기의 낙엽무덤이 나그네와 같은 이 세상을 걸어가고 있는 저에게 참으로 귀하디 귀한 가르침을 준 때문이었습니다.

한 알의 밀알은 땅에 떨어져 썩어 또 하나의 새로운 싹으로 부활하지만, 낙엽이 썩게 될 때에는 그렇게 부활한 새싹들로 하여금 지친 나그네들이 쉬어 갈 수 있는 큰 나무로 자라나도록 자양분이 되어준다는 깨달음,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선교사는 예수그리스도의 증인. 비록 한 알의 밀알처럼 새로운 싹으로 부활할 순 없을지라도 썩고 또 썩는 완전한 소멸로 다른 생명들을 살리고 자라나게 할 수 있다면 세상에서는 이름도 빛도 없을지라도 하늘에서는 해처럼 빛날 터이지요.

K선교사님, 그동안 많이 힘드셨지요. 여호와 라파의 하나님께서 사모님을 치유해주실 것을 지체들과 함께 마음을 다해 기도하겠습니다. 힘 내세요, 선교사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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