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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역사의 중심, 갈릴리 해변 (마 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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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중심, 갈릴리 해변 (마 4:12-23)


저는 목회를 시작한 후 뭔가 힘든 일이 생기면 먼저 주님을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갈릴리, 갈릴리 해변입니다. 물론 아주 견디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주님의 십자가,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못 박혀 죽으신 그 험한 갈보리 십자가를 생각하게 되지만... 평소에는 갈릴리 해변을 거니시는 주님과 그 주님을 따르는 무리들을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곤 합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묻곤 합니다. ‘주님은 왜 주로 갈릴리에서 활동하셨을까?’ ‘주님은 어째서 예루살렘을 무대로 활동하지 않으셨을까?’ 그래도 뭔가 큰일을 도모하시려면 무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예루살렘에서 활동하셨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갈릴리는 팔레스타인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지방입니다. 그리고 갈릴리는 팔레스타인에서 가장 비옥한 지대입니다. 면적은 별로 넓지 않지만 면적에 비해서 인구는 매우 많았다고 합니다. 갈릴리는 단순히 인구만 많았던 것이 아닙니다. 갈릴리 사람들은 그 어떤 지방 사람들보다 새로운 것에 대해서 개방적이었다고 합니다. 지리적 상황을 감안하면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서쪽에 페니키아가 있었고 북쪽과 동쪽에는 시리아가 있었으며 남쪽도 사마리아와 붙어 있었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지 않을 수 없었고 그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 주변 나라들의 침략을 많이 받았으며 마침내 앗수르에 의해서 정복을 당하고 많은 사람들이 포로로 잡혀갔습니다. 그 대신에 이방인들이 이주해 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갈릴리에는 혼혈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갈릴리는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대부분 갈릴리를 별로 희망이 없는 곳으로 생각했습니다. 선지자가 날 수 없는 곳이라고까지 생각했습니다. 나다나엘이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요 1:46)고 말한 까닭도 나사렛이 바로 갈릴리의 한 마을이었기 때문입니다. 멸시의 땅 갈릴리, 예수님은 바로 그 갈릴리를 활동 무대로 삼으셨습니다. 뭔가 의미가 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사도 바울은 도시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전도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왜 굳이 갈릴리를 활동 근거지로 삼으셨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마태복음 기자는 구약의 예언을 이루려고 그렇게 하셨다고 확신을 가지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사야 9장의 말씀을 인용하여 분명히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라 일렀으되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과 요단 강 저편 해변 길과 이방의 갈릴리여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치었도다 하였느니라.”(마 4:14~16)

어쩌다가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흑암에 앉은 백성과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을 비치게 하시려고 갈릴리에 가서 사시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멸시를 받고 소외된 변두리 인생들이 있는 곳에서 바로 그들을 대상으로 활동하셨습니다. 가난한 자들과 병든 자들을 위로하시고 고쳐 주셨습니다. 억눌린 자들과 빼앗긴 자들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천국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그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요구하십니다. 우리도 주님처럼 빛으로 살 것을 주문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빛을 비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있는 곳에 더 이상 어둠이 머물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가 있는 곳에 더 이상 죽음이 지배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갈릴리를 활동의 근거지로 삼으신 주님은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주님의 활동이 다만 그 당시 갈릴리에 살고 있던 사람들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천국 복음은 모든 시대, 모든 지역을 위한 것입니다. 때문에 제자들을 부르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과정이었습니다. 스승이 제자들을 부르는 것은 그 당시에도 별로 새로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세례 요한도 따르는 제자들이 있었습니다. 바리새인들도 제자들을 데리고 있었습니다. 주님도 여러 차례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제자들을 부르신 것을 보면 한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 중에 특별한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얼마든지 뛰어난 인물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갈릴리 해변을 다니시다가 맨 먼저 눈에 띄는 어부들을 부르셨습니다. 갈릴리 해변의 어부란 그냥 보통 사람들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뛰어난 인물을 더 좋아하지 않습니까? 

주님이 쓰시는 일꾼을 말할 때도 뛰어난 인물부터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주님은 세계 복음화의 큰 꿈을 가지고 계시면서도 뛰어난 인물을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별 볼일 없는 그 제자들에게서 과연 무엇을 기대하실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주님은 전혀 개의치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모습 그대로 위대한 전도자로 살아갔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누구든지 위대한 전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주님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23절 말씀에 뭐라고 기록되어 있습니까?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의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 주님은 이미 있던 유대인의 회당이라는 기존 시설을 잘 활용하셨습니다. 거기서 말씀을 가르치셨습니다. 회당이나 율법을 구시대의 유물로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배척하지도 않으셨습니다. 물론 사람들을 멸시하지도 않으셨습니다. 모든 사람들을 가르치셨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천국 복음을 전파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쳐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과연 어떻습니까? 우리는 쉽게 우리와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있지 않습니까? 다만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 한 가지 때문에 등을 돌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이제 우리는 고쳐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복음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가야합니다. 복음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지 만나야 합니다. 물론 복음 선포에는 강조점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만든 그 알량한 잣대를 들이대고 시비를 가리려는 자세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병든 자와 약한 자를 회복시키는 성령의 역사를 인간적인 생각에 의해서 제한하려는 것도 또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옳지 못한 태도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은 변두리를 중심이 되게 하셨습니다. 갈릴리는 그야말로 변두리 중의 변두리였습니다. 결코 역사의 중심이 될 수 없었던 곳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변두리를 역사의 중심이 되게 하셨습니다. 사실 갈릴리에서 주님이 아무리 왔다 갔다 하신들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었겠습니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 갈릴리에서 주님은 생의 대부분을 보내셨습니다. 갈릴리 해변을 다니시면서 별 볼일 없는 사람들과 만나 그들과 더불어 말씀을 나누셨습니다. 그런데 이천 년이 지난 지금 누가 그 갈릴리를 의미 없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누가 그 갈릴리를 변두리라고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그 갈릴리는 이제 모든 그리스도인의 마음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 갈릴리는 역사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주님의 뒤를 따라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먼저 우리의 마음의 중심을 갈릴리에 둘 수 있어야 합니다. 멸시받는 자들과 변두리 인생들을 역사의 중심에 세우시는 주님의 뜻을 분명히 깨달아 알아야 합니다. 갈릴리 해변에서 사람을 낚는 위대한 어부들의 탄생 소식이 끊어지지 않게 해야 하겠다는 말입니다. 어둠이 지배하고 있는 이 땅에 참 빛으로 오셔서 별 볼일 없는 갈릴리 사람들과 함께 생명을 살리는 역사를 시작하신 그 주님의 뜻을 받들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는 복되고 충성스러운 주님의 제자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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