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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이 땅의 그루터기 (사 6: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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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그루터기 (사 6:9-13) 
 
 
이사야가 하나님의 선지자로 부르심을 받을 때 놀라운 환상과 체험이 있었습니다. 그가 하나님 앞에서 자기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라고 고백을 하자 곧 바로 천사가 화로에 있는 숯불로 입술을 지지며 죄가 사하여졌다고 하였습니다. 이후로 그는 하나님의 경륜에 따라 이 땅에 오실 예수님의 환상을 백성에게 전했습니다. 

그것은 ‘다윗의 뿌리’라는 유대적인 전통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펼쳐지게 되는 신약교회의 비전입니다. 본문 말씀 13절에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한 것입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 나라 역사의 의미를 나타내 줍니다. 여기 하나님께서 남겨 놓은 이 땅의 그루터기는 교회운동의 본질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교회 설립 65주년 기념일을 맞이하여 교회의 정체성과 비전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 뿌리 깊은 그루터기입니다.

그루터기는 나무의 뿌리 부분입니다.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잘려 나가고 뿌리만 남아 있는 것을 뜻합니다. 그루터기에는 연륜을 헤아리게 하는 나이테가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자나온 역사를 돌이켜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연륜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하만민 가운데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받은 민족이며 하나님께로부터 특별한 은총을 힘입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조상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와 그 후손들이 열방에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였습니다(창 22:18). 언약에 신실한 하나님께서 그 민족을 사랑하시고 그들의 역사를 주도하였습니다. 족장들에게 어디로 가든지 복을 받게 하셨고(창 26:12),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할 때나 광야 여행을 할 때나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에도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들의 역사는 언제, 어디에서나 하나님께 제단 쌓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유랑하는 나그네 길에서는 성소를 짓고 제사하였으며 왕국 시대에는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예배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2) 정체성이 확실합니다.

모세와 함께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광야생활의 힘든 과정 속에서도 하나님의 율법을 받았습니다. 시내 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선포된 율법은 십계명을 위시하여 그 백성이 자자손손 지켜야 될 축복의 규례입니다. 하나님께서 율법을 주실 때 이를 지킴으로 자손만대에 복을 받게 된다고 하였습니다(신 28:1-6). 하나님 제일주의의 사상과 율법준수가 그 민족의 정체성입니다. 가나안 땅을 점령한 여호수아는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하고 그 백성이 나아갈 길을 확실하게 못 박았습니다(수 24:15). 히브리 왕조의 뿌리가 되는 다윗은 그의 아들 솔로몬에게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그 길로 행하여 그 법률과 계명과 율례와 증거를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지키라.”고 하였습니다(왕상 2:2-3). 이는 이스라엘 열왕이 지켜야 될 왕도(王道)를 제시한 것입니다. 

3) 후세에 증거가 됩니다.

신명기 32:7에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 네 아비에게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 네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말하리로다.”고 하였습니다. 출애굽의 영도자 모세는 40년간 광야 시절을 회고하면서 그들에게 나타난 상상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를 그 후손들에게 증거로 삼게 하였습니다. 우리 교회도 지나온 세월동안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체험하였습니다. 해방 후 혼란한 시대와 6.25같은 수난의 현장에서 진리를 파수하며 순교자를 내었습니다. 배타적이고 거친 토양 위에서 복음의 씨를 뿌리고 세계선교의 문을 열었습니다. 유수한 크리스천 인재를 배양하고 지역을 섬기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였습니다. 충성스럽게 교회를 섬겨 온 헌신적인 분들의 자취가 축복의 증거로 남아있습니다.

2. 베임을 당한 그루터기입니다.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같이”라고 하였습니다. 나무가 베임을 당한 것은 그들의 조상이 겪어 나온 수난의 역사를 의미합니다. 

1) 시련과 환난을 뜻합니다.

세상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쉴 새 없이 시험을 당하고 환난을 겪게 됩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위시하여 이삭과 야곱에 이르는 족장들의 시대에도 하나같이 나그네 길의 험악한 세월을 보냈습니다(창 47:9). 요셉을 따라서 애굽에 내려갔던 야곱의 후손들이 430년 동안 고달픈 노예생활을 하였고, 모세와 함께 애굽을 탈출했던 그 백성들은 40년에 걸쳐 광야 생활의 애환을 겪었습니다. 여호수아의 인도로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에는 그침 없는 전쟁에 시달렸고 왕국이 수립된 후에도 전쟁과 기근과 온역 등 온갖 시련을 겪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지상의 교회를 향하여 음부의 권세가 그침 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 16:18). 죄와 마귀가 활동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백성은 수난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2) 어두운 현실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9절에 “이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사야를 선지자로 부르시고 그 백성들에게 보내시는 이유입니다. 그들은 오랜 세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웠습니다. 특히 율법에 정통하였고 많은 기적과 은혜를 체험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영적 혼미한 상태에 빠져 형식적이고 타성에 젖은 신앙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어느 시대에나 성도가 말씀 진리에서 이탈하거나 거룩한 삶을 지향하지 못하게 되면 신앙의 생명력을 잃게 됩니다. 겉으로는 신자의 행세를 하지만 실상은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아도 알지 못하는 귀머거리와 소경이 되는 것입니다. 지나온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면서도 지금은 매우 허무한 상태의 모습입니다.

3)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선진들의 역사가 후세 사람들에게 거울이 된다고 하였습니다(고전 10:6). 신앙의 인물들이 남겨놓은 자랑스러운 자취가 후손들에게 축복의 증거가 되는 것처럼 불신앙적 인물들의 부끄러운 역사도 후세 사람들에게 경계로 삼아야 됩니다. 출애굽기 19:5-6에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고 하였습니다. 성도가 하나님의 제사장으로서 거룩한 삶을 지향하지 못하면 하나님께 버림을 당하고 사람들에게서 짓밟히고 맙니다(마 5:13). 지난날 받은 은혜를 생각하는 사람은 항상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께 영광 돌려야만 됩니다. 주와 복음을 위하여 더욱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야 되는 것입니다.

3. 희망을 주는 그루터기입니다.

하나님의 역사 경영은 언제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여기 남겨놓은 그루터기에서 거룩한 씨가 나게 된다는 것은 희망적인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제시하는 내용입니다.

1) 이스라엘의 회복입니다.

이스라엘이 앗수루에 멸망당하고 유다가 바벨론으로 사로잡혀갈 때 하나님의 백성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멸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마치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고 그루터기만 남은 것같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70년 후 페르시아의 고래스 왕이 칙령을 발표하여 이스라엘의 회복을 선언하였습니다(대하 36:22-23). 이때 포로지 바벨론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백성들이 그때의 장면을 꿈을 꾸는 것 같았다고 하였습니다(시 126:1). 하나님의 백성은 비록 연약하여 넘어지고 징벌을 받더라도 완전히 망하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이 치유하고 회복시켜 주시기 때문입니다. 선지자 호세아는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임이라.”고 하였습니다(호 6:1). 

2) 메시야 시대의 환상입니다. 

욥기 14:7-9에 “나무는 희망이 있나니 찍힐지라도 다시 움이 나서 연한 가지가 끊이지 아니하며 ...... 물 기운에 움이 돋고 가지가 뻗어서 새로 심은 것과 같거니와”라고 하였습니다. 나무의 둥치가 잘려 나가고 뿌리만 남은 그루터기는 완전히 죽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거기서 새로운 싹이 돋아나고 가지가 무성하게 뻗어나가는 것은 신비로운 생명운동의 특징입니다. 이것은 범죄함으로 영원히 멸망 받은 인류에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는 구원의 메시지입니다. 이사야 11:1에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요.”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다윗의 자손으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하여 세상에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약속입니다(마 1:1).

3) 신약 교회의 비전입니다.

그리스도 교회는 생명운동의 산실입니다. 교회는 죽음에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신앙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잘려 나간 뿌리에서 새싹이 돋아나게 한다는 것은 신약교회가 전개하는 복음사역의 비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사야 54:1에 “잉태하지 못하며 출산하지 못한 너는 노래할지어다. 산고를 겪지 못한 너는 외쳐 노래할지어다. 이는 홀로 된 여인의 자식이 남편 있는 자의 자식보다 많음이니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장차 세계를 석권하게 될 교회운동의 특징을 예언한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그루터기는 남겨진 뿌리를 뜻합니다. 진리의 말씀에 뿌리를 내린 우리 교회는 오고오는 세대에 전통적인 신앙을 이어가면서 오대양 육대주를 향하여 무성하게 뻗어 나갈 것입니다(마 13: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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