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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뙤약볕과 소금 밭

  • 허태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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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뙤약볕과 소금 밭
마5:13-16

어렸을 때도 한 여름의 뙤약볕은 살갗이 델 만큼 뜨거웠던 것 같은데 지난 시간들을 잊어서 그런지 나이 들어 서의 여름은 더 뜨거운 거 같습니다. 모처럼 에어컨 한 번 틀었다가 뇌에 바람이 들어 쿵쿵 울리기에 반듯하게 누워 ‘고대 근동 문학 전집’이라는 책을 주루룩 넘기는데 옛날 메소포타미아에 이런 주문이 하나 있었다는 겁니다.

이 사람은 하늘처럼 거룩해질 것이다.
땅처럼 깨끗해질 것이다.
중천처럼 환하게 빛날 것이다.

언제 이런 주문을 외웠는가 하면 구마사제가 악귀를 쫓아내려고 할 때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요즘으로 치면 목사나 신부가 이런 주문을 외우면서 뭘 환자의 몸에 특별한 기름, 유황, 소금, 횃불, 등불, 차가운 물을 뿌리거나 비추거나 했다는 겁니다. 여기 눈여겨 한 번 보세요. 그러니까 예수 이전 시대에 사람들은 귀신을 쫓아낼 때 주문을 외우면서 이런 매개물 즉 소금이나 빛(등불, 횃불)을 들이대며 소리쳤다는 거죠.

그런데요. 구약시대의 사람들도 이와 비슷하게 신앙을 했어요. 이사야 4:3-6을 보시면 ‘시온과 예루살렘에 있는 사람들은 거룩하고’ 밤에는 빛으로 비춰준다‘는 말이 나와요. 이렇듯 빛은 어둠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상징이고, 특별한 존재들을 거룩하게 여기는 장치인 것입니다.

이제 이게 신약 시대로 넘어 오면서 어떤 단어로 바뀌는가 하면 ‘빛과 소금’으로 축약되어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본래 우리가 마태복음에서 읽는 ‘빛’이라든지 ‘소금’이라는 말은 막연하게 ‘뛰어나고 유용한 존재’가 되라는 윤리적인 요구가 아닙니다. 위대하고 잘난 사람이 되는 걸 예수가 바란다는 뜻이 아니라는 거죠. 예수님이 우리더러 ‘너희도 빛이 되고 소금이 되라’그 말은 그저 ‘세상에 어두운 걸 몰아내고 더러운 걸 걷어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세상의 구마사제가 되라는 거예요. 자신만의 입신양명의 근거로 하는 말씀이 아니라는 겁니다.

빛은 어둠속에서 환히 밝혀 주는 ‘불빛’, 즉 어둠을 몰아내는 불길 등을 뜻하는 것입니다. 소금은 그야말로 악귀를 퇴치하는 물질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5:15에 나오는 ‘등불이 되어라’의 ‘등불’은 구체적으로 이스라엘의 ‘일곱 촛대’입니다. 이를 그들은 ‘메노라’라고 했죠. 이것은 등잔의 불빛이 악의 근접을 막아낸다고 여겨서 방패로 사용했던 것입니다. 중국의 자금성에 가면 성 앞에 어마어마하게 큰 물 항아리가 양 옆에 있잖아요. 불이 나면 끄려는 방화수 담는 그릇이라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겁니다. 그 두 개로 뭔 불을 꺼요. 거기 물을 담아 놓으면 화마(火魔)가 무서워 점근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방책일 뿐입니다. 출25:31-40에는 광야생활을 할 때부터 이스라엘은 어둠의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등대를 만들고 거기 불을 켜기 시작했어요.
그러므로 오늘 마태복음의 예수 말씀은 이겁니다. ‘빛이 되고 소금이 되라’는 이 말은 시대에 맞는 성공한 인물이 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출세하고 부자 되고 오래 살라는 게 아닙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소금이다”는 말씀은, 예수님 자신이 고통 받는 사람을 위하여 귀신을 쫓아내 주고 병 고칠 방도가 없는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고, 잘나서 못난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종자들을 까 내려 낮게 했던 것처럼 그런 가치관과 삶의 태도로 살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어두운 구석을 찾아내고 거기가 밝아지게 네가 빛의 노릇을 하라는 거죠. 그게 사람이던지, 사회 구조 던지, 권력이던지 가리지 말고 말입니다. 어두운 것에는 빛의 노릇으로 살라는 거예요. 소금도 사람을 고통 받게 하고 억압받게 하는 귀신을 물리치라는 뜻이죠. 사실 떠지고 보면 예수님의 공생애는 한마디로 ‘소금과 빛의 삶’을 사신 겁니다. 자기가 바로 ‘소금처럼 빛처럼 살았으므로’ 너희들도 그렇게 살라는 거예요.

일 년 중에 이 칠 팔월의 볕이 이리 강한 것은 이런 깨달음을 갖고 존재의 변화를 시도하라는 것이죠. 예수의 공생애처럼 그렇게 살라는 말이죠. 여름의 이 뙤약볕과 소금밭의 바닷물이 쩍쩍 소금으로 변하는 뜻은 예수가 살아냈던 그 바른 삶의 이치를 잊지 말라는 것이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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