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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헌신(獻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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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獻身)

- 이태형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장)


미국 시카고 휘튼대학교에서 최근 열린 코스타(해외유학생수련회) 집회에 참석했다. '이 시대에 바른 길로-주의 나라가 임하옵시며'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집회에는 미국 땅에서 유학하고 있는 한인 학생들과 가족 등 1600여명이 참가했다. 복음과 지성, 순수한 열정을 느낀 시간이었다.

가장 뇌리에 남는 장면이 있었다. 3일째 되는 날 밤 집회에서였다. 집회 말미에 60대의 여성 총장이 단상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방금 전에 집회 주 강사인 OMF 대표 손창남 선교사는 헌신이라는 내용의 말씀을 전했다. 주님께 헌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면서 집회 참석자들을 선교사로 초청했다.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신 주님께 헌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미국 땅에서 공부하고 있는 여러분들은 지금 무엇을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까? 잃어버린 영혼들을 위해서 당신의 삶을 바칠 생각이 없습니까?"

손 선교사는 단기 선교가 아니라 3년 이상의 장기 선교를 위해서 헌신할 사람들을 초청했다. 그의 선교 초청으로 어림잡아 100여명의 청년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손 선교사가 말했다. "한번 더 초청합니다. 주님을 위해서 헌신할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세요." 60대의 여성 총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장기 선교사로 헌신한 청년들과 함께 단상으로 올라갔다. 이미 그녀는 일생을 주님께 헌신한 크리스천이었다. 그럼에도 또 한번 주님께 자신을 던졌다. 그녀의 이름은 김수지. 서울사이버대 총장이다. 김 총장은 이화여대 간호학과장 출신으로 국내에 호스피스 사역이 개화되도록 헌신한 여성 지도자다. 남편 고 김인수 박사는 이 시대 크리스천의 사표로서 반듯한 인생을 살았다.

집회에 강사로 참석한 김 총장은 학생들의 헌신을 인도해야 할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헌신의 자리에 학생들만 앉게 하지 않았다. 그 역시 헌신해야 할 한 사람이었다. 말씀의 깨달음을 실행하는 용기가 있었다. 그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눈시울이 뜨뜻해졌다. 비단 나만의 느낌이 아니었을 것이다. 헌신은 한번으로 끝나는 통과의례가 아니라 일평생 날마다 새롭게 해야 할 그 어떤 것이라는 사실을 김 총장은 몸으로 보여줬다.

집회 참가자들은 단상에 올라간 선교 헌신자들을 위해서 뜨겁게 기도해줬다. 기도 가운데 "너는 언제까지 헌신한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만 할 거니? 이제 너도 나를 위해 헌신할 수 없겠니?"라는 주님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헌신(獻身)은 기독교 용어다. 소명에 응하여 몸을 바치는 것이 바로 헌신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헌신의 모범을 보여주셨다. 그분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 자신의 몸을 바쳤다. 크리스천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다. 제자는 그분의 부르심에 응하여 몸을 바치는 사람이다.

한때 헌신이라는 단어는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마냥 남발되었다. 그러나 지금 시대는 헌신을 부담스러워한다. 요즘 헌신이라는 단어의 진실된 의미는 쉽게 접하기 힘들다. 단상을 향한 김 총장의 발걸음에서 헌신이란 단어를 찾았다. 그 발걸음 소리는 자문하게 만든다. "지금 헌신하고 있는가.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며 살고 있는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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