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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난의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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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설명서  

- 황형택 목사 (강북제일교회)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이 땅에는 너무도 많다. 그래서 우리의 가슴 한구석이 서서히 멍들어간다. 답답하다 못해 폭발할 지경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명쾌한 설명만 주어진다면…. 아니 명쾌함 정도도 요구하고 싶지 않다. 납득할 만하기만 해도 좋겠다. 명쾌함을 요구하다가, 좀 더 선명한 대안을 제시해주기를 기대하다가 무너진 가슴은 더 깊은 상처로 몸부림치기 때문이다. 요즘 세계 경제가 그렇지 않은가? 납득할 만한 설명만이라도 우리에게 들려온다면 기다리고 견딜 만한 힘이라도 있을 텐데 말이다.

그렇다. 설명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납득할 만한 경위라도 말해줘 우리의 시린 가슴을 달래준다면 좋을 법하다. 그렇지만 세상살이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처럼 그렇게 움직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한숨이 더 깊어간다. 그러나 이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삶의 성숙이다. 신앙의 성숙도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때때로, 아니 너무도 자주,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을 용인하는 믿음을 가지게 될 때 믿음은 능력이 되기 시작한다. 설명으로 신앙이 자리매김하는 것이 아니다. 앉혀놓고 차근차근 납득하도록, 알아듣기 쉽도록 믿음의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때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을 맞닥뜨리게 하시고는 그 앞에서 우리 믿음의 고백을 듣고 싶어하시는 것이다.

장애인 사역선교단체인 '세계밀알'의 총재인 시각장애인 이재서 교수는 '내게 남은 1%의 가치'란 책에서 강력하게 도전한다. "고난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고난의 '설명서'는 나중에 옵니다. 저는 실명의 고난을 겪은 이후 제가 왜 고난 속에 살아야 하는지 모른 채 지나다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에야 하나님께 설명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실현하시는 공식이 그렇습니다. '고난은 먼저, 설명서는 나중에!' 고난은 이메일로 (순식간에)오지만 설명서는 (쪽)배를 타고 옵니다."

너무도 탁월한 깨달음이 아닌가? 고난은 이메일로 날아온다. 설명을 제대로 듣기도 전에, 설명해주시는 말 한마디도 없이 순식간에 내 삶을 점령한다. 그러고는 그리도 늑장을 부리며 가녀린 쪽배를 타고 고난의 설명서가 찾아온다. 10년이 걸릴까? 아니면 그보다 더 오래? 만일 고난의 설명서까지 이메일로 온다면 우리의 가슴 한구석은 아픔으로 멍들지 않을 텐데…. 기쁨에 겨워 고난을 대접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러나 기억하라.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시는 이유는 결국 고난의 씨앗이 이미 품고 있는 열매를 주시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 교수는 다시 말한다. "그러나 잊지 마십시오. 설명서는 반드시 옵니다. 그러니 환경과 여건을 참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들에게 찾아오는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사건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설명서가 있다. 비록 뒤늦게 배달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 설명서를 받아들고 기뻐 춤추게 될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주를 위하여 파이팅!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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