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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경에 길을 묻다] 금리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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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성경에 길을 묻다] 금리의 경제학  

- 권명중 연세대 교수
 

조그만 출판사 관계자로부터 최근에 들은 이야기다. 교과서로 팔 목적으로 금리에 대한 책을 만들었는데 기대치도 않게 몇 주 안에 수천부가 팔렸다고 한다. 국민들의 관심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일이다. 대통령이 그 마음을 눈치챘는지 은행들에 금리를 내리라고 넌지시 지시를 했다. 그런데 은행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금리는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책수단이다. 금리는 무역수지나 물가를 관리하는 데도 사용되지만 경기부양을 위해서도 사용된다. 즉, 금리를 내리면 개인들은 은행에 저축했을 때 받는 이자혜택이 적어지기 때문에 돈을 빼서 소비를 늘리거나, 수익률이 더 높은 자산에 투자한다. 또 기업은 금리가 사업수익률보다 낮아지면 사업을 벌여서 수익을 남길 수 있으니까 돈을 빌려 사업에 투자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수요가 살아나서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다. 이런 기대로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콜금리를 최근에 1.25%나 낮추었다.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왔으니 시중은행들도 대출금리를 그 정도는 낮추어야 하는데 대출금리가 그만큼 낮아지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는 금리가 소비희생의 대가나 투자 수익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유동성(현금)을 포기하는 대가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유동성(현금)을 포기하는 대가가 매우 크다. 예컨대 불황으로 인한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메워넣기 위해서, 헐값의 자산이 나오면 인수를 하기 위해서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 그러니 은행이 현금을 풀지 않고 있고, 사정이 나은 대기업도 현금을 빌려 쌓아놓고 있다. 그 결과, 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중소기업과 주택 대부 빚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고통이 늘어가고 있다.

'금리(이자)'에 대한 성경의 입장은 명확하다. 금리가 상거래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는 인정하지만 '돈놀이'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겔 18:13·17). 특히 가난한 사람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수단이 되어서는 더욱더 안 된다는 것이다 (레 25:36·37). 요즈음 금리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행태는 불확실성을 관리한다는 측면보다는 '돈놀이'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망상일까?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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