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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 알의 밀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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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의 밀알이…  

- 이태형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장)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가 있는 FTT운동 국제사역 개발책임자인 안강희 선교사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남은 과업 완수운동'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FTT(Finishing The Task)는 전 세계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을 전하자는 선교 사역운동이다. 대학생이던 1976년부터 CCC(한국대학생선교회)를 접한 안 선교사는 졸업 이후 줄곧 간사로 활동했다. 미국에 건너가 목사 안수도 받고, 선교사로 사역을 하고 있는 그에게 CCC의 간사 생활은 큰 믿음의 자양분이 됐다. 

나는 지난 십수년 동안 안 선교사와 교제했다. 물론 1년에 한두 번 만날 정도였지만 마음속에 항상 남아 있는 사람 가운데 한명이었다. 만날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안 선교사가 하는 말은 언제나 동일했다. 메시지에 변화가 없었다. 민족 복음화와 세계 선교, 잃어버린 영혼, 청지기, 멈출 수 없는 교회개척…. 언제, 어느 장소에서 만나건 이 이야기들은 빠지지 않았다. 30대와 40대, 그리고 50대 초반이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의 메시지는 변하지 않았다. 머리는 점점 희어지고 있지만 그의 입에서는 동일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었다. 한 가지를 붙들고 평생을 가고 있는 것이다. 

만날 때마다 안 선교사에게 영감을 얻는다. 이번에는 일본 선교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좋은 목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좋은 목수는 어디 가서도 좋은 집을 짓습니다. 나쁜 나무로도 좋은 집을 짓지요. 나쁜 목수는 좋은 나무가 있더라도 집을 제대로 짓지 못합니다. 토양을 탓하기 전에 좋은 목수가 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일본이란 척박한 영적 토양 속에서도 좋은 목수(선교사와 목사)는 멋진 집(교회)을 지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변함없이 '복음의 야전 사령관'으로 살아가는 안 선교사가 참으로 듬직하고 멋있게 보였다. 

얼마 전 일본 도쿄와 삿포로에 출장을 다녀오면서도 한 가지를 붙들고 평생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을 보았다. 일본 신생선교단(NLL)의 노르웨이인 총재 로알드 리달은 20대 초반 일본 선교의 부르심을 받고 무작정 일본에 건너와 38년 동안 NLL에서 사역했다. 처음 잡일을 할 때나 선교단 총재로 일할 때나 부르심에 순종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가 38년 동안 믿음의 씨앗을 뿌린 NLL은 한해에 550여만권의 성서를 인쇄해 북한 등 전 세계에 보내는 의미있는 사역을 하고 있다. 

일본 OMF의 볼프강 랑한스 총재는 28년 동안 일본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었다. 독일인인 그 역시 일본 선교라는 한 명제를 붙들고 인생을 보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92년부터 약 1년 반 정도 일본에서 특파원으로 지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났다. 이번 일본 출장길에서 16년 만에 만난 지인들도 있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6년이란 기간이 지나 만난 이들 가운데서는 훌륭한 사역의 열매를 거둔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훌륭한 사역 열매를 거둔 사람들은 한결같이 하나를 붙들고, 두 마음을 품지 않고 성실하게 지냈던 분들이었다. '한 알의 밀알'의 심정으로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어김없이 열매가 있었다. 그들의 메시지는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마음을 품었던 사람들은 여전히 반복되는, 겉으로 보기에 그럴 듯하지만 열매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순전한 믿음으로 뿌린 한 알의 밀알은 땅에 떨어져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그러나 두 마음을 품고 뿌린 씨앗에서는 열매가 나오지 않는다. 시공을 초월해 변함없는 메시지를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야말로 위대한 믿음의 영웅들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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