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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학’으로 본 요한계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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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나팔 소리’가 들려온다 
 
-  송영옥 박사 (영남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요즘 <마지막 나팔소리>를 감동적으로 들을 수 있어 기쁘다.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일에 신념을 갖게 돼 많이 고마운 심정이다. <마지막 나팔 소리>는 내 마음 속 하나님의 진가를 알아보도록 해 준다. 이런 날이 계속되면 아마도 그 소리는 비중이 너무 커져 소리를 듣지 않으면 숨이 막할지도 모르겠다. 그 소리에 비춰 비로소 하나님의 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그러하다.

내가 대학에서 가르치는 과목 중 하나가 ‘성서문학(Biblical Literature)’인데 이 강의는 성경을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보는 것과, 성서가 문학에 끼친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로서 목적은 ‘문학은 결국 기독문학(Christian Literature) 일 수 밖에 없음’을 증명하며 연구하는 학문이다.

문학적으로 성경이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한 세계에서 인간의 타락이라는 사건을 계기로 구속과 부활, 그리고 재림을 주제로 형상화한 담론이다. 구성상으로는 주인공 예수가 사랑이라는 일관된 주제 하에 그가 다시 오신다는 필연성의 결과를 지니는 작품이며, 문체 역시 신학적 역사서술의 가치보다는 감동이 있는 글쓰기다. 신학적인 서술의 가치는 ‘신’이지만, 문학적 성경해석은 신에 대한 인간관계의 본질인 신앙에 두고 있다. 즉 하나님 자신인 진리의 말씀이 구체적인 인간의 언어 형식을 빌어 구현됐다는 점과 그 문체가 신학적이고 학술적이 아니라 감동을 전제로 형상화됐다는 점에 초점을 둔다. 이같은 ‘말씀의 언어적 드러냄’이 말씀의 문학적 필연성이다.

그런데 문학적 성경해석의 큰 딜레마는 작품의 결말을 독자의 몫으로 돌리고 있는 오늘날 문학 비평과의 관계 속에서 야기되는 갈등이다. 소위 말하는 독자 문학 비평으로 인한 성경의 결말에 대한 혼란이다.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현대문학 비평에서는 독자가 작품의 결말 뿐 아니라 문학의 구성요소 모든 부분을 자신의 컨셉으로 재창조할 수도 있다. 때문에 작가는 독자의 손에서 죽기도 하고 살아나기도 하며, 작품은 작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독자의 손에서 재창조되기도 한다. 때문에 나는 성경이라는 문학 작품의 결말에 문학적 갈등과 고뇌를 안고 강의를 해 왔다. 그것은 신앙적 혼란이었다.

이 혼란의 원인을 이미 여러분들도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 앞에 언급했듯 작품의 결말이 독자의 손에서 다시 쓰이고 그 손 안에서 작가는 죽기도하고 살기도 하는데 다른 문학작품의 결말은 독자의 몫일 수 있어도 성서문학의 결말인 요한계시록은 그러할 수 없다는 신앙적 갈등이다.

성경의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에서 하나님은 요한에게 이 시대 마지막 나팔을 힘차게 불라 하신다. 잠자는 영혼들을 깨워 당신이 다시 오실 것을 알리라 하신다. 그런데 요한의 계시는 대부분의 평신도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신학일 뿐이다. 나는 늘 문학적으로 계시록을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문학적이라는 이 말에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단지 신에 대한 인간 관계의 본질인 신앙에 더 가깝게 감동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신학자들이 쓴 요한계시록 해설서도 읽어봤고 목회자들의 설교도 찾아봤다. 그리고 계시록을 문학으로 형상화한 작가들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그들 작품들을 탐독하면서 스스로 길을 찾으려 애를 써 왔다. 불행하게도 그 때 마다 내가 느낀 건 이론들이 다 각각이라는 점과 어느 누구도 명쾌한 해설을 하지 못하고 있어 단지 계시록은 신학으로만 존재하는 책인가, 라는 의문에 잡혀있게 했다. (계속)

-송영옥 박사는

<한국수필>에서 수필로, <문단>에서 단편소설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국제 PEN클럽 정회원이다. 창작집으로는 <미운 남자>, <하늘 숲>, <해지는 곳에서 해 뜨는 곳까지>, <지구를 떠돌고 싶다>,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와 영한시집 , 그리고 문학이론서 <기독문학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세종대, 미국 텍사스 주립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경북대 대학원에서 헨리 제임스 전공으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7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Y's Man International에서 국제여성부장(International Director for Y'Menettes)을 두 차례 역임했고, 신문·잡지의 연재계약으로 전 세계 60여 나라를 여행, 문화 예술 기행을 했다. 현재 영남신학대학교 외래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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