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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아버지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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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교훈 

벌어들이는 것으로는 생계를 꾸려나가지만 베푸는 것으로는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다.

우리 일곱 형제는 아버지의 가게에서 일하며 자연스럽게 장사를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노스다코타 주 평야의 조그만 도시에서 '우리마을 만물상' 이라는 가게를 운영했다. 우리 형제들은 먼지를 털거나, 물건을 진열하거나, 포장을 해주는 것 같은 작은 일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그 일에 익숙해지고 나면 손님을 상대하게 되었다. 아버지 가게에서 일하며 우리는 장사가 단순히 물건을 파는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한가지 사건이 기억에 선명히 남는다. 크리스마스가 얼마남지 않은 때였다. 나는 중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었는데, 저녁에 아버지 가게에 들러서 장남감 선반을 정리하곤 했다. 다섯살이나 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아이가 가게문을 열고 들어왔다. 입고 있던 갈색 코트는 낡아서 소매 끝이 너덜너덜했고 제멋대로 헝클어진 머리는 위로 삐죽삐죽 뻗쳐 있었다. 신발은 닳아서 구멍이 났고, 한 쪽 신발끈은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얼핏 보기에도 그 아이는 무척 가난한 것 같았다. 너무 가난해서 아무것도 사지 못할 것 같았다. 아이는 장남감 선반을 둘러보며 이것저것 집어들었다가 조심스럽게 도로 올려놓곤 했다.

그 때 이층에 있던 아버지가 내려왔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다가갔다. 아버지는 두눈에 다정한 미소를 담아 무엇을 찾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동생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찾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는 그 꼬마아이를 어른 손님과 다름없이 대했고 나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고르라고 말했다. 아이는 천천히 선물을 고르기 시작했다.

한 20분 가량을 둘러본 후에 아이는 장남감 비행기를 집어들고 아버지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이거 얼마예요, 아저씨?"

"얼마나 있니?"

아이는 조그만 손을 내밀어 손바닥을 펴 보았다. 오랫동안 돈을 꽉 움켜지고 있어서인지 손바닥에는 손금을 따라 새카맣게 때가 묻어 있었다. 아이의 손엔 100원짜리 동전 두 개에 50원짜리 동전 하나, 10원짜리 동전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고른 장남감 비행기는 4천원였다.

"그러면 됐구나."

아버지의 그 말씀이 지금도 생생이 들리는 듯하다. 장남감 비행기를 포장지에 싸며 나는 지금 일어난 일을 곰곰이 돼새겨 보았다. 아이가 장남감을 들고 가게를 나갈 때, 아이의 헝클어진 머리나 낡은 코트나 끈이 곧 떨어지게 생긴 신발은 더이상 내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보물을 손에 들고 기쁨에 넘쳐서 환하게 웃던 꼬마아이의 얼굴만이 커다랗게 확대되어 보였다.

                                                  - 일이 있는 곳에 행복이 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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