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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벌과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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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과 파리


왠지 모르지만 벌과 파리만 빼고 나머지 곤충들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벌은 꽃무리를 누비며 향기롭고 달콤한 꿀을 모으고,
파리는 동물의 사체를 옮겨다니며 썩은물을 핥고 있다.
벌과 파리는 모양은 엇비슷해도 노는 곳은 많이 달랐다.
벌은 제 먹을 꿀을 딸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먹을 꿀까지도 부지런히 모았다.
반면에 파리는 죽은 동물의 시체를 기웃거리며 또한 사람들에게 병균을 옮기며 다녔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벌을 가까이하고 파리는 멀리했다.

어느날 먹구름이 끼고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하늘에서 한 소리가 들렀다.
이제 곤충은 한 종류만 남길테니 벌이든 파리든 한 종만 고르라는 것이다.
몇몇의 사람들은 파리가 남겨야 한다고 말했으나
떼거리의 사람들이 벌을 남겨야 한다고 우기는 바람에 그만 묻히고 말았다.
그리하여 구름이 걷히고 다시 밝아지니 파리는 사라지고 벌만 남았다.
고얀 냄새가 사라지고 달콤한 향내가 가득한 세상이 되었다.

그렇게 파리가 사라지고 벌만 남은 세상이 이러구러 지나는 동안
길가에는 개, 쥐, 개구리의 사체가 쌓여가기 시작했다.
파리가 없으니 구더기가 슬지 않아 시체는 거의 섞지 않는 것이었다.
사방이 동물의 사체로 쌓여가자 사람들은 벌에게 말했다.
파리처럼 저 죽은 동물의 몸에 알을 까서 빨리 썩힐 수 없냐고.
그러자 벌들은 무척 언짢은 투로 대꾸했다.
자기들은 파리처럼 천한 존재가 아니라고.
자기들은 깨끗하기 때문에 그런 지저분한 일을 할 수 없다고.
그때서야 사람들은 알아차렸다.
세상이 향기롭고 말끔할 수 있었던 것은 벌만의 몫은 아니었다는 것을.

아름다움은 예쁨을 드러내는 것보다 추함을 지움으로써 더욱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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