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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단풍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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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의 비밀    
 
- 김은호 목사 (오륜교회)
 

헤럴드 쿠시너라는 사람이 쓴 ‘왜 선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생기는가?’라는 책이 있다. 천성적으로 착한 쿠시너는 훌륭한 목사로서 모든 교인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3개월 된 어린 아들이 중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아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는데, 놀랍게도 검사 결과 아들이 ‘조로증’이란 것이었다.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빠르게 노화돼 10세가 되기 전에 팔순 노인처럼 늙어 버려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을 가슴에 끌어안고 오랜 시간을 기도하며 씨름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첫 번째, 인생의 모든 고난은 나 혼자 당하는 것 아니다. 두 번째, 이 땅에 우연한 일은 없다. 이해가 안되지만 이 고통 가운데 분명한 하나님의 뜻이 있고 계획이 있다. 세 번째, 길을 막으신 하나님은 다른 길을 주신다. 이 땅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기쁨만을 분복으로 얻은 자도 없고 슬픔만을 일상으로 지고 살아가는 사람도 없다. 네 번째, 하나님은 땅의 문을 닫으실 때에 하늘 문을 여시고 하나의 문이 막히면, 다른 문을 열어놓고 기다려 주시는 분이시다.”

그렇다. 사람은 인생의 길이 막혀서 죽거나 망하는 것이 아니다. 막힌 길에 대하여 절망하고 주저앉기 때문에 죽거나 망하는 것이다. 사방팔방이 막혀 있다 하더라도 하늘의 문은 열려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람에게는 막힘이 없다. 

인생을 살다보면 이해되는 일보다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더 많다. 내가 왜 이런 사람을 만나야 했는지, 왜 내 인생 가운데 이런 일이 일어나야 했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람은 이해가 되기 때문에 인생을 사는 자들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함으로써 인생을 사는 자들이다. 지금은 고난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하나님을 신뢰함으로써 나아가면 오늘의 고난이 유익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사는 자들이다. 

가을의 단풍은 오늘의 고난이 내일의 아름다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을의 단풍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설악산, 내장산을 붉게 물든 가을의 단풍을 보면 그 아름다움에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그런데 가을의 단풍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뭇잎 속엔 붉은 색을 띠는 안토시안이라는 색소가 있고 노란색을 띠는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가 있다. 여름에는 엽록소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가을이 되면 이 색소가 보이게 된다. 

한편 잎에선 엽록소가 햇빛을 에너지원인 당으로 바꿔 줄기로 보내는데 가을에 밤 기온이 떨어지면 당의 이동이 느려지면서 남아 있는 당이 붉은 색소인 안토시안으로 바뀐다. 가장 선명한 단풍은 낮엔 따뜻하고 밤엔 추운 날씨가 계속될 때 나타난다. 미국 코넬대 식물학과의 피터 데이비스 교수는 “나무가 고통을 많이 받을수록 단풍은 선명해진다”고 밝히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향수는 발칸 산맥의 장미에서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춥고 어두운 시간인 자정에서 새벽 2시에 장미를 딴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장미는 한밤중에 가장 향기로운 향을 뿜어내기 때문이다. 세상의 가장 향기로운 향수도 가장 춥고 어두운 시간에 만들어지듯 인생의 향기도 가장 극심한 고통 중에 있을 때 만들어진다.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향수처럼, 가을의 단풍처럼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이 우리의 인생을 훨씬 더 고상하고 아름답게 만들어간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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