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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고난의 유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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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유익

울밑에 심겨진 몇 그루의 코스모스와 봉숭아가 아름다웠습니다.
흙이 얕은 곳이라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부지런히 잘 자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외양간에서 소가 나올 때마다 따로 떨어져서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코스모스 한 그루를 오며 가며 뜯어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 코스모스는 잎이 거의 남아나질 않아서 생명이 위태로웠습니다.
영양분의 부족과 어둠과 찬 이슬로 추위를 떨면서 이 코스모스는 생명의 몸부림을 쳤습니다.
이 때 뜯어 먹히지 않은 다른 코스모스와 봉숭아들이 그 수난당하는 코스모스를 바라보며 수근거리며 흉보고 있었습니다.

"애들아 !
제는 무슨 죄가 많아서 저렇게 수난을 당하며 우리처럼 자라지 못할까?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우리는 이렇게 잘 커가고 있는데 말야!
우린 머지 않아 꽃도 피울 거고 또 아름답고 이쁜 씨앗도 생길 거야!
그러면 우리 주인이 우릴 무척 좋아하고 내년에도 우리의 이쁜 아기 씨앗들을 심어 줄 거야!"

드디어 봉숭아와 코스모스는 조그마한 꽃망울들을 갖기 시작했고 수난당한 코스모스는 겨우 연한 잎 파리 몇 잎으로 생명을 지탱하며 아주 보잘 것 없는 꽃망울 하나 밖에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태풍이 불어 닥쳤습니다.
무럭무럭 자란 키가 큰 코스모스와 봉숭아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쳤지만 무성한 가지와 잎사귀가 바람을 이기지 못해 가지가 꺾기고 더러는 뿌리 채 뽑혀서 바람에 날렸습니다.
남은 몇 그루는 만신창이가 되어서 꽃나무의 형체를 분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주인은 나와서 이 만신창이가 된 꽃나무들을 걷어서 퇴비더미에 던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소에게 수난당하던 코스모스도 함께 청소해 버리려고 가까이 왔을 때 주인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태풍이 오기 전에 이미 잎과 줄기를 소에게 수난을 많이 당한 탓에 태풍에도 견딜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연한 싹들이 움돋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주인은 무척 기뻐했습니다.

찬바람이 불 때까지 이 나약한 코스모스는 결국 한 송이의 꽃을 피워냈습니다.
주인은 그 코스모스 한 송이에서 씨앗 23 개를 받아 냈습니다.

이듬 해 주인은 이 씨앗으로 23 그루의 코스모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주인은 지난 해의 고난을 거울삼아 처음부터 억제 재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번에는 지난 해 보다 더 강한 태풍이 왔지만 하나도 꺾여진 것들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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