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할머니의 식탁

첨부 1


옛날에 대단히 몸이 약한 할머니가 있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홀로 남겨둔 채 눈을 감자 할머니는 아들네 집에서 함께 살기 위해 찾아 갔다. 아들과 함께 살 게 된 할머니는 하루 하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늙어갔다.

하루가 다르게 눈이 침침해졌고, 귀도 어두어졌다. 식탁에서 식사할 때도 앞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는 손을 더듬어서 겨우 음식을 찾았다. 그러다 보니 실수 투성이었다. 숟가락에서 완두콩을 떨어뜨리고, 스프를 흘리곤 하였다.

아들과 며누리는 할머니가 자꾸 음식을 식탁위에 흘리고 그릇을 엎자 분통이 터졌다. 어느날 할머니가 또 우유를 엎질러서 식탁과 옷을 버리게 되었다. 그러자 아들 부부는 여러 가지로 의논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

아들은 청소함 옆의 구석에 작은 식탁을 만들어 세웠다. 그리고 할머니 혼자 그 식탁에서 식사하게 했다. 홀로 앉은 할머니는 눈물이 가득 괸 눈으로 건너편 식탁에 모여 앉은 다른 식구들을 바라보았다.

식사중에 다른 식구들이 가끔 말을 거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가 밥그릇이나 포크를 떨어뜨리는 할머니를 탓하는 소리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저녁식사를 하기 바로 전, 손녀가 마루에서 바쁘게 블록을 쌓고 있었다.

어린 딸이 뭔가에 몰두해 있는 것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아들은 자신의 귀여운 딸에게 무엇을 만드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딸의 입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나왔다.

"난 지금 엄마와 아빠를 위해 작은 식탁을 만들고 있어요."

손녀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른이 되면 언젠가는 아빠도 구석에서 혼자 식사를 해야 하니까요."

아들과 며느리는 잠시 딸을 쳐다 보다가 갑자기 함께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그 날 저녁식사 시간, 아들과 며느리는 어머니를 다시 큰 식탁의 어머니 자리로 모셔왔다. 그때부터 식구들은 할머니와 함께 식사를 했고 할머니가 가끔씩 음식을 쏟거나 포크를 떨어뜨려도 조금도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