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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련에 어떻게 응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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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에 어떻게 응답하는가      
 
- 장경철 교수 (서울여대)
 

우리 학과 학생들이 지난주에 연극을 하였다. 연극의 제목은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였다. 연출가 선생님의 헌신적 노력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연극이 끝난 지 여러 날이 지났지만, 연극이 건네준 언어들은 아직도 내 안에서 살아남아 있다. 폰더는 실직을 당한 후에 절망 속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혼수상태 속에서 그는 여러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게 되며, 그들과 함께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경험한다.

폰더는 콜럼버스와 함께 항해에 오르는데, 그는 콜럼버스로부터 신념에 대한 도전을 받는다. 콜럼버스는 19년 동안 자신의 신념 때문에 겪었던 난관에 대해서 말한다. 폰더는 콜럼버스에게 묻는다. “어떻게 그 힘든 시련을 이겨 나갔습니까?” 뱃전에 부딪히는 파도 속에서 던져준 콜럼버스의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기왕 믿으려면, 들쑥날쑥한 파도 따위를 믿지 말고, 저 파도 너머에 육지가 있다는 것을 믿으시오.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오.” 

폰더는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이었던 링컨을 만나서 그의 고뇌도 듣게 된다. 링컨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고 난 후에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을 무시했는가를 말한다. 링컨은 그 모든 고뇌를 언급하면서 폰더에게 묻는다. “폰더씨, 그 상황에서 나를 가장 괴롭혔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아시오?” “그것은 분노였나요?” 폰더의 대답에 수긍하면서 링컨은 자신이 어떻게 분노를 극복하게 되었는가를 힘 있는 노래를 통해서 증언한다. 

아직도 나의 귓전에 링컨의 노래가 들리는 듯하다. “분노, 내 안에 있는 분노가 화산과 같이 끓어 올라와 그들을 삼키고 있었소. 이미 그들은 몇 천 번씩이나 내 마음 속에서 살해되었죠. 미움과 분노로 괴로워하는 내게 하나님이 말씀하셨소.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그 사람의 노예가 되는 것. 분노의 감정에 묶여서 너는 자유를 잃어버리고 말았구나. 용서하거라. 용서하거라. 그래서 나는 용서를 선택했죠. 무거운 멍에가 벗겨져 자유인이 되었죠. 나는 파괴적인 미움과 분노를 고집하며 내 삶의 자유를 빼앗기지 않겠다. 내가 용서해야 하는 이유는, 이미 내가 그분으로부터 용서 받은 자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은 시련 그 자체에 의해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련에 대해서 어떻게 응답하는가에 따라서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멋진 연극이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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