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욕망은 낙엽이라오

첨부 1


'쟁그렁 쟁그렁'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에 참선을 하던 수도승의 마음이 심란해졌다. 세속에서 오래 생활해 온 그의 마음 속엔 온갖 욕망과 욕심이 자꾸만 고개를 들려고 하였다.

수도승은 염주알을 헤아리며 다시 참선의 자세를 취해보지만 불안한 마음이 쉬 잦아들지 않았다. 이 때 법당 마당에서 비질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다보니 노승이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서 낙엽을 쓸고 있었다. 수도승은 얼른 밖으로 나가 머리를 조아렸다.

"스님, 제가 쓸 터인데. 이리 주십시오."

노승은 손을 젓더니 비질을 계속하였다. 옆에서 멀뚱히 서 있던 수도승이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스님, 제게 한 가지 고민이 있사온데 들어주십시오. 실은 마음속에 욕심과 욕망이 끝없이 일어나는데 어찌할지요. 스님께선 참선과 수도를 통해 어느 경지에 이르렀으니 이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아시겠지요? 이젠 스님 마음속엔 욕망이나 욕구는 없을 테지요?"

수도승은 부끄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노승은 아무말도 없었다. 노승은 묵묵히 낙엽만을 쓸고 있을 뿐이었다. 어느새 마당에 노랗게 쌓인 은행들은 한쪽으로 모아져 있었다.

노승은 잠자코 있다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르켰다. 수도승이 머리를 들어보니 찌를 듯이 서 있는 은행나무에서 낙엽들이 끝없이 흩어져 내리고 있었다.

"저기 저 낙엽들을 보시오. 가을 낙엽은 아무리 쓸어도 쓸어도 끝없이 떨어집니다. 그러니 계속 비를 들고 쓸어야겠지요. 욕망과 욕구도 같은 것이라오."

말을 마친 노승은 수도승에게 합장을 하며 돌아섰다. 수도승은 어느새 노승의 빗자루를 들고 서 있었다.


- 좋은생각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