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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노숙생활서 재기한 어느 50대의 인생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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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대문경찰서 뒤쪽 1.5평짜리 쪽방. 눕기조차 힘든 좁은 공간이지만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한 이모(51)씨에게는 새로운 인생을 꿈꾸게 하는 희망의 보금자리이다.

18개월 동안 노숙인 생활을 했던 이씨는 쌀쌀한 요즘에도 매월 20일 이상을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하며 착실히 돈을 모으고 있다. 자신을 거리로 내몰았던 카드빚 400만원을 지난달까지 모두 갚았다. 밖으로 돌아다니기 좋아하고 다혈질이었던 이씨는 일을 마치고 쪽방에 돌아와 성경책을 읽는 자신의 변화가 스스로 생각해도 놀랍다. 좋아하는 성경 구절을 따로 뽑아서 적어놓은 공책도 한 아름이다. 성경 말씀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는 읽으며 감동 받은 구절을 볼펜으로 일일이 노트에 적어놓은 것이다. 그의 노트는 얼마나 읽었는지 한쪽에 손때가 새까맣게 묻어 있다.

이씨는 “성경 내용이 어려워 얼마전부터는 ‘쉬운성경’을 얻어 읽고 있다”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말씀대로 섬기고 말씀대로 정도로만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가 노숙인으로 전락한 것은 2001년말. 술값과 생활비로 쓴 카드빚 400만원을 갚지 못해 월드컵 열풍이 한창이던 2002년에도 서울역과 을지로 지하도를 오가며 노숙을 했다.

그러다가 어느 목사님 덕에 서울 역천동 늘푸른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숙인 쉼터 ‘늘푸른 집’에서 재활을 시작했다. 매일 성경을 읽고 설교를 들으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졌고 매일 소주 6∼7병을 마시던 술도 끊었다. 1년간의 쉼터 생활 끝에 지난해 6월 신촌의 한 아파트 경비원 자리를 얻어내 본격적으로 재활의 길에 들어섰다.

이씨는 “일자리가 없다며 노숙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핑계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인력사무소만 찾아가지 말고 큰 공사현장을 찾아다니면 할 일이 많다”며 “술을 당장 끊고 발로 찾아다니면서 일거리를 찾아야 새 삶을 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씨는 주일이면 늘 서울역에서 예배를 보고 꼬박꼬박 헌금을 한다. 돈이 없을 때는 10원,100원도 헌금했고 지금은 5000원 혹은 1만원도 헌금한다. 이씨는 “신앙생활을 하기 전에는 남을 도와준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누군가에게 사랑을 베풀어야겠다는 생각과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마음가짐 덕분에 새로운 세상을 사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특히 얼마전에는 25년만에 소식이 끊겼던 남동생을 만나는 믿기지 않는 일도 생겼다. 이씨는 노숙을 하면서도 매년 대전에 있는 부모님 묘소를 찾아가곤 했는데 지난해 추석 때 동생이 먼저 성묘하고 가면서 소주병 속에 연락처를 남긴 것이다.

이씨는 “고생을 많이 했어도 빗나가지 않고 어엿한 가장으로 성실히 사는 동생의 모습을 보고 한참 울었다”며 “동생도 있고 하니까 이제 결혼도 하고 정식으로 설비업체에 취직해 떳떳하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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