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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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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사람만은 문을 만들어 놓습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나이 들면 더 들수록
더 견고한 문을 만들어 놓습니다.

밖에는 문고리를 만들고
안에는 문빗장을 만듭니다.

문이 견고하면 견고할수록
보리깜부기로 눈썹 그리고
비 오기를 걱정하는 처녀처럼
마음은 더 가뭄으로 더 메마른 것인데...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은 문으로 빗장 쳐놓고
자신만이 즐기는 향주머니를 터뜨립니다.

저기압을 향해 모이는 구름이
눈빛 따뜻한 구름이 아니듯
갇힌 향기는 이미
고인 물이 되어 냄새에 지나지 않는데
사람은 저마다 첩첩이 문을 만들고
그 속에 취해 삽니다.

문이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사람만은 문을 만들어 놓습니다.
바람은 흐르면 더 신선해지고
문을 닫은 사람이 반드시
문을 여는 것도 아닌데......


- 김필곤 목사 시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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