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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탈렌트 김혜자 씨의 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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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은 나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 남편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처음 맞이하는 한가위이지만 쓸
쓸하지 않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서 늘 동행하심을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북한을 방문하
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됐으며 예수님을 믿는 신앙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다
는 것 하나만으로도 큰 축복임을 새삼 깨달았다.

나는 살아오면서 많은 인생의 경험을 겪었다. 그리고 실패와 좌절도 맛 보았고 고통도 맛 보았다. 신앙적으로
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순간순간 체험하며 살았다. 우리의 인생에 직접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체험할
때마다 전율을 느낀다. 그분의 인도하심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소망을 안고 살아간다. 나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도 오랜 기간동안 담배를 쉽게 끊을 수 없었다. 담배를 피지 않으면 손이 떨릴 정도로 담배는 나의 삶의 일부
가 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담배가 싫어졌다. 미국으로 유학을 간 딸 고은이의 기도의 힘이 컸다. 그전에
담배를 끊어보려고 많은 노력을 해 보았지만 잘 안됐다. 그런데 엄마의 건강을 위해서 고은이는 미국에서 매
일 새벽예배에 참석하여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정말 고은이가 기도한 뒤 나는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
지 않고 몇십년동안 즐겨하던 담배를 끊게 됐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의 기도를 들으시고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을 하신다.

남편을 천국에 보낸지 49일이 되기도 전에 마음을 정리하지도 못한 채 나는 지난 8월 18일부터 22일까지 월드
비전과 서울방송의 지원 아래 오재식 회장과 함께 한국월드비전 친선대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베이징
공항을 떠난 지 채 40분이 못돼 비행기는 평양 상공을 날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아름다운 평양은 가깝고
도 먼 곳이었다. 갑자기 평양이 눈에 보이자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기쁨과 감사의 눈물이었다. 나는 짧은 일
정 가운데 평북 선천, 평남 안주 개천 평원의 국수공장 네 군대와 아동시설 두 곳을 둘러보았다. 이때 무척이
나 가슴이 아팠다. 난생 처음 북한 땅을 밟는다는 감격보다는 평양에 온 이유와 해야 할 일의 무게가 나를 짓
눌렀다. 국수 공장에서 본 아이들이 국수 한가락도 안 남기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릇을 박박 긁어대는 것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졌다. 공장에서 금방 삶아 낸 국수를 아이들과 함께 먹으면서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는지
모른다.

북한에서 4박 5일간을 보내면서 나는 더욱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느꼈고 북한 복음화에 새로운 소망을 가졌다.
그리고 이 기간 중에 왜 예수를 믿어야 하는지 분명하게 알게 됐다. 북한의 어린이들은 기아난민 구호활동을
위해 다녀왔던 소말리아 에디오피아 르완다 캄보디아의 어린이들과는 어딘지 모르게 다른 면이 있었다. 북한
의 아이들은 잘 웃고 감정 표현을 잘하고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 부르는 것이었다. 이들의 이런 모습에서 나
는 희망의 빛을 보았다. 우리가 선물로 준비해 간 바지와 티셔츠를 주자 육아원 아이들이 너무나도 좋아했다.
아이들에게서는 이념의 차이나 갈등은 전혀 볼 수 없었다. 느낀대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아이들이 이쁘기만 했
다. 눈빛이 초롱초롱한 그 아이들에게 좀더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남한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탤런트였지만 북한에서 나는 그저 평범한 남한의 아주머니었다. 공장 부녀자들과 안내원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에게 정말 그들이 말하는 위대한 수령동지를 존경하는냐고 살짝 물
어보았더니 정말 그렇다고 대답했다. 사실 약간은 놀라웠다. 그래도 북한 사람들은 우리보다는 순박했다. 농담
을 해도 곧이 곧대로 믿어 버렸다. 이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잘못된 사상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
으로 기도를 드렸다.

이번 북한 방문을 다녀온 뒤 하나님께서는 나를 위로하시고 축복하셨다. 미국으로 유학간 우리 딸 고은이가
얼마전 미국의 대학원 성적이 뛰어난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을 했다. 그리고 맏아들 현식이가 마음으로 하나님
을 받아들이고 교회에 나가게 됐다. 현식이 꿈에 세 번이나 남편이 나타나 그때마다 ‘나는 천국에 있다’고
했다. 그 꿈을 꾼 뒤 현식이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믿음의 사람이 됐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 남편이 천국으
로 떠난 뒤 우리 가족은 더욱 굳은 믿음의 반석을 갖게 됐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
는 분이시다. 나에게 좋은 오빠같은 사람을 평생의 반려자로 허락하셨고 이제는 때가 되어 먼저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신앙인으로 연기자로서 별 부족함이 없도록 지켜 주셨고 뿐만 아니라 기
도하는 자녀도 허락하셨다. 이제 나는 주님이 주신 사랑을 나눠야 한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소망
을 주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일이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임을 북한을 방문한 뒤 확실하게 깨달았
다. 내가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사랑의 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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