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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내가 체험한 네 번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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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증 : 테너 정호윤 (독일 함부르크 국립 오페라 극장 주역가수)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겠지만 나의 10년이 채 안되는 짧은 음악 생애는 그야말로 하나님의 기적의 연속이다. 그가운데 콩쿠르 수상과 관련된 기적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대학 3학년 때의 일이다. 군복무의 특전이 주어지는 동아 음악콩쿠르의 1등은 군복무를 앞둔 음악도들에게 선망의 적이다. 1등 한명에게만 주어지는 특전 때문에 수많은 음악도가 가슴을 태웠다. 어렵게 올라간 결선 날 하필 감기에 걸린 나는 목이 부어 도저히 노래할 형편이 못되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간구하였다. 입상도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하나님께서 1등이라는 기적을 선물하셨다.

두번째 기적은 2001년 일어났다. 그해 6월 국립 오페라단에서는 벨기에 왕립 베르비에 국제 성악 콩쿠르의 지역예선을 겸하여 제1회 국립 오페라 컴피티션을 개최하였다. 유럽의 쟁쟁한 거물들이 심사위원으로 내한하니 이 기회에 선을 보이는 것이 좋겠다는 선배의 권유로 출전했다. 상위 입상자에게는 국제 콩쿠르의 준결선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니 유학 예행연습 삼아 참가하였다. 그러나 결선 감기 징크스가 또 일어날 줄이야? 목이 붓고 성대에 결절까지 생겨 기도하고 기도할 뿐이었다. 입상자의 호명이 거의 끝나 틀렸구나하는 순간 주님께서는 대상이라는 놀라운 기적을 또 안겨 주셨다.

세 번째 기적은 그해 9월 벨기에에서 일어났다. 난생처음 온 유럽, 영어가 통하지 않는 불어권에서 콩쿠르에 대한 긴장이 나를 옥죄어 왔다. 유럽의 변덕스런 가을날씨를 예상치 못하여 옷도 충분히 챙겨오지 못한 터라 조심하고 또 조심하였으나 결선의 감기 징크스가 여기서도 또 일어나고 말았다. 고국이라면 병원을 찾을 수 있으련만 낯선 땅에서 감기약조차 구할 수 없었다. 오직 바라볼 것은 하나님뿐이었다. 기도의 힘만큼 위대한 것은 없다. 하나님께서는 전 세계의 지역예선을 뚫고 올라온 수십 명의 성악도 중 동서남북도 모르는 코리안에게 대상의 영예를 안겨주셨다.
이것은 내가 한 것이 결코 아니다. 약한자를 들어 강한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다.

큰 기쁨과 감격을 안고 귀국한 어느 날 머리를 손질하던 나는 깜짝 놀랐다. 머리카락이 콩알만큼씩 빠져 있는 곳이 군데군데 눈에 띠었기 때문이다. 병원을 찾았더니 스트레스성 원형탈모라고 하였다. 콩쿠르의 스트레스가 풀리면 나을 줄 알았는데 처음에 콩알만 하던 것이 탁구공만 하게 커지면서 서로 합쳐 속머리가 훤해지는 것이 아닌가? 의사는 주사요법을 권했으나 부작용이 있다 하여 부모님이 반대하셨다.

콩쿠르 입상 후 무대출연의 기회가 많아지고 주위의 기대와 주목을 받게 되자 중압감이 가중되어 탈모증세는 심해갔다. 그해 12월 소프라노 조수미씨와 송년음악회와 신년음악회를 서울과 부산에서 세 차례 공연 했는데 이는 당시 예술의 전당 극장장님이 몹시 반대했다는 후문이 있을 만큼 파격적이었다.

유학 생활 초기의 스트레스로 이제는 바람이 불면 머리가 홍해수처럼 갈라질 지경이 되었다. 베를린 음대 진학을 결정하고 잠시 귀국하여 사랑과 기도의 후원자이신 한세대 김성혜 총장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 나의 헤어스타일을 이상히 여기신 총장님께서 머리모양이 그게 무어냐고 물으셔서 고민을 실토하였다. 김 총장님께서는 어디 보자고 하시더니 혀를 차시며 간절히 안수 기도해 주셨다. 며칠 후 머리를 손질하던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붉은 속머리에 하얀 솜털이 소복하게 나있는 것이 아닌가?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는 순간이었다. 그 후 솜털은 검어지고 자라서 얼마 후 깨끗이 완치되었다. 할렐루야?

지금 나는 독일의 3대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함부르크 국립 오페라 극장의 솔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8월말부터 시작되는 이번 시즌에는 80회 이상 출연 하여야 한다. 참으로 소화하기 어려운 스케줄이다. 그러나 나는 이를 부담이 아니라 사명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 할 작정이다. 메트로포리탄,빈,코벤트가든의 꿈의 무대에서 기적의 하나님을 노래하고 싶다. 나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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